게임물에 자체등급분류 제도가 도입된데 이어, OTT서비스에도 해당 제도가 도입되게 됐다. 국회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3년 지정제 방식으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OTT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등급을 분류할 수 있는 자율등급분류 제도가 핵심이다.

OTT 자율등급분류 제도는 OTT를 통해 유통되는 영상물을 영상물등급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한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등급을 분류하는 것을 말한다. 게임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자격을 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 방법이다.

OTT 업체들은 OTT 자율등급분류 제도의 통과를 무척 반기는 입장이다. 평균 10일에서 14일 이내의 기간이 소요되는 등급분류 완료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OTT 업체에서 직접 제작비를 투자해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오리지널 컨텐츠를 보다 빠르게 등급분류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해외에서 들여오는 컨텐츠 등을 포함한 다양한 영상물의 업데이트 일정을 조율하기도 편해질 전망이다.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청소년이 유해한 컨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은 게임물 자체등급분류 제도가 도입했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지정을 권고해 왔지만, 아직도 응하지 않고 ‘배짱 장사’를 하고 있다. 때문에 선정성이고 폭력적인 게임들이 등급분류를 받지 않고 스팀에 버젓이 서비스되고 있으며, 청소년들에게도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국내의 영상물 등급분류는 ▲전체 관람가 ▲12세 관람가 ▲15세 관람가 ▲청소년 관람불가 ▲제한상영가(제한관람가) 등으로 분류된다. 기존에 등급분류를 진행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영상물의 주제,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7개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등급을 책정했다.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게임'의 등급분류 결과(사진출처-영상물등급위원회)

자체등급분류 제도가 아직 어떤 방식으로 등급분류를 책정할 것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4월부터 시행된 ‘OTT 컨텐츠 자가등급평가 시스템’ 시범사업에서 대략적인 방법이 확인됐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구성한 ‘자가등급평가 시스템’은 OTT 사업자가 영상물 등급분류의 중요도를 체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40여 항목의 온라인 자가등급평가표 설문을 입력하면 기준에 맞춰 코딩 된 시스템을 통해 ‘권장 등급’의 결과를 제시해준다. 편하고 간단한 시스템이지만, 설문 하나의 오차에도 전혀 다른 등급분류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영상물관리위원회의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모니터링’과 유사한 ‘자체등급분류 영상물 모니터링’을 발족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모니터링’의 업무가 구글, 애플 등 등급분류 사업자들이 등급분류하는 게임물의 등급적정성 등을 관리하는 것처럼, OTT 영상물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는 만큼 이런 시민참여형 모니터링단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

OTT 사업자 현장 교육 (사진출처-영상물등급위원회)

장용권 칼럼니스트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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