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 게임 ‘탕탕특공대’의 성공이 주목 받고 있다. RPG가 아닌, 캐주얼 게임으로 한국, 중국, 미국에서 눈에 띄게 좋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이 게임의 성공에서 배울 것이 있다는 생각으로 글을 작성한다.

‘탕탕특공대’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핵앤슬래시 모바일 게임으로, 지난 8월에 출시됐다. 개발사는 모바일 게임 ‘궁수의 전설’을 성공시켰던 Habby다. 겉으로 보기엔 굉장히 간단한 구조로 개발된 이 게임은 9월에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 5~8위를 오르내리며 흥행에 성공했고, 10월 21일까지도 매출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과 미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탕탕특공대’의 성공은 많은 한국 게임 업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RPG가 아닌, 캐주얼 게임으로 이 정도의 성공을 거둔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당장 본 기자도 이 게임이 성공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래픽은 아기자기한 정도이고, 제목도 다소 유치해 보이고, 게임성도 특별할 것이 없는 이 게임이 어떻게 이렇게 매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우선 게임부터 살펴보자. ‘탕탕특공대’의 게임성은 특별하거나 새로운 것은 아니다.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나름 알려졌던 ‘뱀파이어 서바이버스’(혹은 이런 유형의 비슷한 게임들)라는 게임을 모바일에 맞게 재구성했다고 보면 된다. 공격은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유저는 화면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처치하기 위해서 캐릭터의 위치를 이동시킨다. 중간에 캐릭터를 강력하게 만드는 세 가지 선택지가 나오면, 유저가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선택해주면 된다. 이렇게 10~15분 정도를 버티고, 마지막에 나오는 보스를 처치하면 한 스테이지가 끝난다. 그리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이것이 이 게임의 전부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매우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누워서 아무 생각 없이 한 손으로 즐길 수 있을 정도다. 사전지식도 필요 없다. 이런 유형의 게임을 처음 해보는 유저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친 후에, 누워서 아무 생각 없이 ‘뇌를 비우고’, ‘멍 때리면서’ 하기에 딱이다. 너무 간단해서, 유명 게임 업체들이 마음만 먹으면 비슷한 게임을 순식간에 개발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쉽고 간단한 모바일 게임으로 성공한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탕탕특공대’의 성공이 다른 것은, 이런 쉽고 간단한 게임으로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다. 시장 조사 업체 센서타워의 집계에 따르면 ‘탕탕특공대’의 전 세계 누적 매출은 7천만 달러(약 1,008억 원)에 육박한다. 전 세계 매출에서 한국의 비중은 26.3%로 1위다. 그래서 최근에 한국에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탕탕특공대’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배울만한 점은 ‘간단한 게임으로 이 정도의 매출을 일으키는 노하우’라고 본다. 유행하거나 잘 나가는 유형의 게임을 참고해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이제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이 캐주얼 게임이면 더 쉬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캐주얼 게임으로 이 정도의 매출을 일으키는 것은 쉽지 않다.

‘탕탕특공대’는 MMORPG처럼 대규모 PVP나 이권 다툼이라는 요소도 없고, 그 흔한 PVP도 없다.  즉, 유저간에 경쟁할 일이 아예 없다. 사실상 싱글 게임인 셈이다. 그리고 과금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기는 데에 별다른 문제나 불편함은 없다. 광고가 거슬리는 정도다. 이런 구조에서 순전히 게임성과 편의성으로 많은 유저를 모으는 데 성공했고, 그 많은 유저를 상대로 효율적으로 영업을 해서 성과를 냈다. 그리고 그 성과가 약 한 달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이 정도라면, 한국의 많은 게임 업체들이 이 게임의 과금 구조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분석해볼 가치가 있다. 한국 업체들이 ‘리니지’ 같은 유형의 게임의 과금 구조와 설계에 대해 노하우가 쌓여 있는 것처럼, 이 업체는 캐주얼 게임의 과금 구조 설계에서 상당히 앞서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게임 업계에서 특정 유형의 캐주얼 게임이 유행을 하는 일은 자주 있을 것이다. Habby가 유행하는 게임을 선도해서 개발할 능력이나 개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차치하고서라도, 그런 게임을 모바일에 맞게 적절하게 변형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능력은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 갑자기 게임 산업에서 특정 ‘파이’(시장)가 발생했을 때, Habby는 그 ‘파이’를 발 빠르게 확보하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탕탕특공대’의 성공 사례에서 정말 배워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라고 본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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