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최근 반도체와 관련해 중국 규제를 점차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자국 기업인 애플을 압박하고 나섰다. 애플이 중국 반도체 대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이하 YMTC)로부터 아이폰용 메모리 칩을 조달 받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닛케이 아시아는 애플이 중국에서 판매할 아이폰에 YMTC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칩을 채용할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었지만, 지정학적인 리스크와 미 당국의 비판에 직면해 계획을 재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이달 초, 이미 수개월에 걸친 메모리칩 인증 과정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 정부가 YMTC를 포함한 30여개의 중국 기업을 제품의 최종처를 확인할 수 없는 미검증 리스트(이하 UVL)에 포함시켜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부품 조달 자체는 상관없지만, 미국 기업은 인가 없이 설계, 기술, 문서, 사양서를 제공하는 것이 금지된다.

또한 UVL에 등록된 기업이 속한 국가에서 60일 이내에 필요한 정보를 미국 정부에 제공하지 않을 경우, 더 엄격한 수출관리 아래 놓일 전망이다. 앞서 미 상원 정보특위 구성원들은 애플과 YMTC의 잠재적 거래가 국가 안보에 가져올 위협을 분석해 줄 것을 미 정보기관 수장에게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빅테크 기업 애플로서는 사면초가인 입장이다. 미국과 중국, 양대 초강국이 서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양쪽의 입장을 모두 중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으로서 정부의 규제에 반대를 표명하기 어렵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도 무시할 수 없기에 현재는 양국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한편, YMTC에서의 메모리 칩 조달이 보류되고, 최근 아이폰 생산공장이 위치한 허난성 정저우시 일부가 봉쇄되면서 아이폰 14 생산에 차질이 예상된다. 중국의 광군절(11월 11일)과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11월 25일) 및 크리스마스 시즌이 포함된 4분기는 높은 매출을 올릴 대목으로 손꼽히는 기간이다.

하지만, 아이폰 14 생산 차질로 인해 충분한 물량이 공급되지 못할 경우 빈손으로 연말을 맞이할지 모른다. 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경우 애플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출처-Pixabay

장용권 기자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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