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서브컬처의 시대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다양한 서브컬처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IP(지식재산권) 확장으로 충성 고객을 유치하면서 장기 흥행은 물론, 콘텐츠 확장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국내 최대 게임행사인 지스타도 올해 서브컬처 관련 행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열린 AGF 카카오게임즈 부스

사실 서브컬처를 정의하는 건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하위문화, 비주류 문화를 의미한다. 아는 사람만 즐기는 문화라는 의미가 반영됐다. 좁은 의미에서는 캐릭터 중심의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를 가지고 즐기는 행위와 문화를 뜻한다.

지금은 서브컬처의 위상이 달라졌다. 다양한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주류 반열에 올랐다. 캐릭터의 매력을 앞세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훌륭한 내러티브가 높은 평가를 받아 많은 유저가 즐기는 보편적인 문화로 부상했다.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블루 아카이브' 1.5주년 페스티벌 전경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흥행한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가 좋은 예다. 서브컬처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특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적인 정서가 반영된 재치 있는 대화와 깊이 있는 이야기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지에서 얻은 인기는 지난 3일, 중국까지 이어졌다.

그렇다면 서브컬처에 빠져드는 이유는 뭘까. 대표적으로 캐릭터의 매력, 훌륭한 이야기 구조(내러티브)를 꼽을 수 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풍 캐릭터는 독창적인 매력 포인트(일명 모에)로 유저들의 마음을 훔친다. 톡톡 튀는 신선한 전개와 캐릭터 중심의 내러티브도 서브컬처를 찾는 이유다. 유저가 콘텐츠를 재해석하고, 소비할 이유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 출시 초기, 최적화와 운영 이슈가 불거졌다. 하지만 1년 뒤, 1부 3장에 해당하는 에덴조약 편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완성도 높은 이야기 전개(내러티브)가 눈길을 끈 이유다. 여기에 유저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2차 창작, 일명 동인활동으로 열기가 더해졌다. 이를 통해 캐릭터의 다양한 면모가 부각되고, 일부는 공식 설정에 반영되는 선순환이 이어진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유저로부터 커피차를 선물 받았다

소통 역시 큰 부분을 차지한다. 넥슨,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게임업계가 다양한 행사로 유저와 만나는 이유다. 카카오게임즈는 ‘에버소울’을 출시하기 전부터 서브컬처 축제장을 돌며 접점을 늘렸다. 여기에 ‘우마무스메’는 진정성 있는 운영으로 유저들로부터 커피차를 선물받기도 했다. 넥슨은 최근 ‘블루 아카이브’ 글로벌 서비스 1.5주년을 기념한 독립행사를 열었다. 최근 진행된 서브컬처 행사에 넥슨게임즈 김용하 PD가 방문한 것도 소소한 화제가 됐다. 

서브컬처는 완성도 높은 내러티브와 캐릭터의 매력, 게임업계의 진정성 있는 소통 등 삼박자가 맞아야 생명력을 얻을 수 있는 독특한 장르다. 이를 위해서는 게임업계가 먼저 유저에게 다가서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할 것이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