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네오위즈를 통해 출시된 ‘메탈 유닛’이라는 인디게임이 있다. 당시 이 개발사는 직원들이 따로 떨어진 환경에서 게임을 개발해 게임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발휘한 곳이다. 이름은 젤리스노우스튜디오.

그 젤리스노우스튜디오가 이번에는 해상 전투를 즐기는 게임 ‘월드 오브 워페어’를 내놓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리고 이 게임은 ‘에오스 레드’로 유명한 블루포션게임즈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새로운 퍼블리셔를 맞이한 신작은 어느 정도 바뀌었을까? 부산 소재 개발사인 젤리스노우스튜디오의 김태훈 대표를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나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젤리스노우스튜디오 김태훈 대표

Q : 젤리스노우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그리고 회사 이름 및 창업 계기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예전에 부산글로벌게임센터에서 진행한 ‘부스타 공모전’이 있었는데, 여기에 참여하려면 개인사업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회사 이름을 정해야 했는데, 같이 일하는 펠릭스(공동창업자)가 자기 사무실처럼 쓰는 장소의 이름이 ‘젤리스노우’라고 했다. 의미는 딱히 없고 이름이 좋아서 그걸로 등록했고 지금까지 쓰고 있다. 

게임사 창업이라는 개념 없이 계속 게임 개발을 해왔다. 20살 때부터 6년 정도 개발을 했고, 교육도 병행했다. 고향이 김해인데 그곳은 학생들이 게임관련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선생님이 없어서 아트 분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현재는 1인 사업자로 하고 있지만 팀원들은 함께 있지 않고 네트워크로 엮여있다. 총 20명 정도이며 월드 오브 워페어’ 프로젝트에는 4명이 참여했다.

Q : 부산에서 게임 개발하게 된 이유는? 그리고 부산에서 개발하는데 있어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수업을 부탁하는 사람이 계속 늘었고, 사무실도 계약하게 돼서 계속 부산에서 개발을 하고 있다. 일단 장점이 너무 많다. 부산분들은 모두 가족같다. 케어를 많이 해준다. 최근에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 나왔음에도 계속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오렌지팜도 많이 도와줬다. 부산 지역의 멘토링도 뛰어나다. 그래서 주위 업계인들에게 부산에 내려오라고 하지만 한 명도 안 오더라. 단점도 물론 있지만 내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Q : ‘월드 오브 워페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처음에는 화분을 키우듯 즐기는 방치형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자 중에서 해군 출신으로 함선을 너무 좋아하는 분이 있는데, ‘네이비필드’ 프로그래머까지 한 분이다. 그 분과 함께 특별한 걸 만들고 싶어서 도전하게 됐다. 

처음에는 전략 시뮬레이션 쪽에 집중적으로 작업했다. 하지만 모든 함대를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게 개발하다 보니 정보가 많아졌고 결국 복잡한 게임이 돼버렸다. 방치형과 거리가 멀어지더라. 그래서 함선과 해전의 여러 개념 중 코어한 부분만 남기고 간략화시켰다. 

기본적으로 함선 4척으로 함대를 구성해서 성장시키는 게임으로, 이 게임만의 특징으로 ‘월드 콘텐츠’를 꼽고 싶다. 유저가 모은 함대로 대결하는 실시간 콘텐츠이며, 항구 점령전은 국가 대항전 성격이라 보면 된다. 국가를 선택해 같은 국가끼리 협동해서 항구를 점령하는 콘셉트를 갖고 있다.

함선마다 업그레이드를 하는 시스템이 있고 함선마다 다른 함포 개수나 특수 아이템 등 조합의 재미를 추구할 수 있다. 그래서 취향에 따라 공격적 혹은 방어적 함선을 만들 수도 있게 된다. 하지만 게임의 기본은 방치형 요소를 따라가려 한다. 이 부분은 블루포션게임즈에서 많이 도와줬다.

Q : ‘월드 오브 워페어’는 언제부터 개발했고, 현재 개발 진행도는 어느 정도인가?

3년 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원래는 1~1.5년 정도 개발하고 출시하려 했는데, 당시 진행도는 90%라고 생각했지만 미흡했다. 그리고 지금도 90%라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항구 점령전 등으로 채워 나가야 하고, 재미 부분을 고려하는 준비를 계속 하고 있다. 

Q :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다면?

내가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서 팀원들을 조른다. 항구 점령전도 보드게임처럼 즐기도록 6개월 전부터 졸라서 추가시킨 것이다. 그래서 내가 제일 기대하는 콘텐츠다. 조건이 충족된 만큼 하고 싶은 것을 진행하고 있다. 

Q : 블루포션게임즈와의 협업은 어떻게 하게 됐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메탈유닛2’를 언리얼 엔진으로 만들고 있는데 자금 확보를 위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필요했다. 그래서 라이트한 게임을 만들어 출시하고 싶었고, 개발 방향을 정해 여러 퍼블리셔와 만났다. 그중 적극적으로 밀어주신 곳이 블루포션게임즈였다. 특히 함선을 좋아하는 퍼블리셔가 맡았으면 했는데 블루포션게임즈가 그랬고, 이에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최근 소프트런칭을 했고, 이전에도 몇 번 테스트 서비스를 했는데, 우리가 모바일 게임 서비스가 처음이라 실수가 많았다. 하지만 완성도 있게 출시하자며 안심시켜주고 많은 부분을 도와 주셨다. 그 덕에 버그나 안정화, 운영툴, 콘텐츠 조율 등 안정성을 강화했다. 

그래서 한 번 더 소프트론칭을 했고 부족한 점이 없는지 보완하는 작업을 통해 완벽하게 출시할 예정이다. 소프트론칭은 캐나다와 필리핀 지역만 했는데, 캐나다에 펠릭스가 있어서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Q : 소프트론칭의 반응은 어떤가?

버그가 아직 있는 상황인데 아직 유입된 인원이 적다. 그래서 전부 개편하고 있고, 제재 운영툴도 최근 강화하면서 안정성을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조정을 거친 뒤 본격적으로 트래픽이 유입되어 반응을 확인한 뒤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가 처음이라 초반에 너무 버벅였지만 시스템이 체계화되어 있고 QA와 리뷰 등을 통해 대처가 깔끔하게 돼가는 걸 보고 내부에서도 많이 성장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블루포션게임즈와의 협업을 통해 체계화라는 단어를 절실하게 실감하고 있다.

Q : 기존 방치형 게임보다 전략적 부분이 높다고 봐야 하나?

그런 게임이 더러 있고 우리도 마찬가지다.  함선들이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상성이나 규모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특정 국가의 함선에 대미지를 주는 아이템도 있기에, 그런 아이템을 적절하게 쓰면서 전투를 하면 안 뚫릴 것 같은 적도 뚫리게 된다. 그렇게 전략을 구성해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PvP는 일기토 방식의 전략이고, 점령전은 6~80명 규모가 모여 전투를 진행한다. 콘텐츠마다 다른 시스템을 적용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함대가 중요한 만큼 모으는 게 중요하다.

Q : 과거에 함선 뽑기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했는데, 아직도 그 부분은 유효한가?

아니다. 함선 뽑기를 없앴다. 원래 함선을 뽑고 강화를 유도하려고 했는데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과금 요소를 빼고, 무과금 유저도 모든 배를 살 수 있게끔 했다. 돈으로 찍어 누르는 게 아니라 전략적 부분을 살리고자 했다. 대신 함포를 뽑을 수 있고 강화해서 높은 등급으로 올릴 수 있다. 무과금도 할 수 있지만 뽑기로 더 빨리 함포를 강화시킬 수 있다. 과금 유저가 좀더 빨리 얻을 수 있도록 조절한 것이다.

그리고 진급을 하게 되면 특수 스킬이 생긴다. 그래서 ‘너 죽고 나 죽자’는 형태의 스킬도 쓸 수 있으며, 내 함대를 회복시키거나 지원을 강화시켜 비행기로만으로도 침몰시키는 전략도 사용할 수 있다. 심지어 어뢰로만 없애는 배도 만들 수 있다. 

Q : 게임에 대한 목표가 있다면?

원래는 함선 마니아가 타겟이었는데, 캐주얼 유저 유입으로 타겟을 바꿨다. 그래서 함선을 몰라도 밀리터리 장르의 징검다리가 되어 유저들이 그쪽으로 유입되도록 하면 좋겠다. ‘던그리드’가 인디 게임을 부흥시켰듯, 밀리터리 장르가 지금은 다리가 없지만 마니아로 넘어가는데 우리 게임이 징검다리 역할을 해줘서 마니아 장르로 넘어가게 하는 게 목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많은 분들이 밀리터리 게임을 만들게 됐으면 좋겠다. 사실 밀리터리에도 재미있는 스토리가 너무 많다. 서로 윈윈이 됐으면 한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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