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국가에서 만들어진 게임이 국내에 출시되어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고, 유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제는 한국에서 만든 서브컬처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아주 큰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국내에 진출한 적이 없는 일본 게임사, 그리고 서브컬처 게임을 출시해본 적이 없는 한국 게임사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이 얼마 전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바로 그람스가 개발하고 웹젠이 퍼블리싱하는 수집형 RPG ‘라그나돌’이다. 그람스는 일본의 유명 게임사인 gumi의 자회사이며, 웹젠은 ‘뮤’를 비롯해 주로 MMORPG를 선보였던 곳이다.

이에, 일본에서 ‘라그나돌’의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그람스의 타니 나오시 대표, 그리고 한국 진출을 총괄하는 카세 케이스케 총괄을 통해 게임의 매력과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해 들어봤다.

그람스 타니 나오시 대표(왼쪽), 카세 케이스케 총괄

Q : 각자 소개를 부탁한다.

타니 나오시(이하 타니) : 그람스 대표와 ‘라그나돌’의 제작 총 지휘를 맡고 있으며, 메인 플래너로서 게임 시스템이나 세계관 창작도 맡고 있다. 게임성의 깊은 부분을 저와 디렉터가 결정하고 제작을 진행하면서 현장 담당자와 만들어 나가는 것이 그람스의 게임 제작 방식이다.

카세 케이스케(이하 카세) : Espada라는 회사에 속해 있으며 그람스의 협력 회사로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판 ‘라그나돌’의 일본측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일본 서비스 콘텐츠 개발 책임자로, 전체적인 플레이 콘텐츠의 개발과 제작 진행의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타니 대표와 디렉터에 의해 정해진 방침에 따라, 엔지니어와 밀접하게 연계하여 만들어 가는 가교역할을 하는 포지션이다.

Q : ‘라그나돌’의 기획 배경은 무엇인가? 

타니 : 그람스 개발진들이 지금까지의 출시작들에서 다소 아쉬웠던 약점들을 보완해서 만든 신작이 ‘라그나돌’이다. ‘라그나돌’은 기획단계부터 전투의 깊이와 세계관 및 캐릭터의 깊이가 양립하는 작품을 목표로 제작됐다. 그 결과, ‘스피드 체인 배틀’이라는 직관적이고 스피디한 액션성을 즐길 수 있는 배틀 시스템이 완성됐다. 또한 ‘라그나돌’은 캐릭터를 육성하고, 파티를 구성해 적에게 도전하는 스마트폰 RPG를 선호하는 모든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Q : 기존 서브컬처 작품 및 수집형 RPG와 무엇이 다른가?

타니 : 첫번째 특징은 무엇보다 요괴라는 동양에서 인기 있는 소재를 모티브로 하면서, 그냥 단순한 일본 게임이 되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현대적 감각과 고전적 감각이 양립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고안했으며, 독자적인 세계관도 구축해 냈다. 또 여러 콘텐츠 속에서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인 음양사를 적으로, 그간 몬스터로 간주되던 요괴들을 아군으로 삼는 상황이 역전된 스토리도 큰 특징이다. 

아울러, 게임 속 캐릭터는 소위 말하는 출산의 고통을 느끼면서 제작됐다. 캐릭터가 세계관 속에서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세계관 속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를 아트팀에서 중점적으로 고려해 창작했고, 특히 각 캐릭터의 취미/취향과 성장배경, 캐릭터끼리의 상관관계 등도 심도 있게 제작하는 등 디테일한 캐릭터 특징들이 잘 녹아들어간 작품이다.

Q : 개발 당시부터 에이벡스나 로보트, 시로구미 등 대형 업체가 다수 참여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어떻게 협업을 하게 됐나?

타니 : 과거에 월 매출 5억 엔을 넘는 작품을 5개 정도 출시한 경험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신옥의 발할라 게이트’, ‘흑기사와 백마왕’의 개발 및 프로모션, CM 촬영 등을 통해 위에서 언급한 회사와 함께 작업을 했다. 이를 통해 그들이 제작해 창조한 작품의 퀄리티는 직접 체험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라그나돌’에서 더 깊이 있는 협업을 하게 됐다.

Q : 튜토리얼에서 리세마라를 안내하는 게임은 처음 본다. 어떻게 넣게 됐나?

타니 : 리세마라는 오래전부터 수집형 게임에서 행해져 왔던 게임 문화이며, 유저에게 있어 일종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리세마라를 하는 유저와 하지 않는 유저 사이에 스타트 지점에서의 격차가 발생하게 되는 부분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 

리세마라의 재미를 알고 즐기고 있는 유저를 위해서는 리세마라를 남겨두고 싶으나, 격차를 없애기 위해서는 리세마라를 없앨 필요가 있었지만, 이 양쪽 모두를 해결하기 위해 리세마라를 스피디하게 완결할 수 있는 구조를 도입, 튜토리얼에서 안내하는 방식으로 구현했다

Q : 일본에서 출시 후 지금까지 성과는 어땠으며, 장기 서비스 비결은 무엇인가?

타니 : 2021년 10월에 출시되어 일본 App Store 무료 다운로드 랭킹에서 1위를 기록했다. 또한, 런칭일로부터 1개월만에 플레이어 수는 500만에 도달했고, 계속해서 유저들이 즐겁게 플레이 중이며 현재도 호평 속에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 '라그나돌'만의 특징과 게임성,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한 운영으로 고정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람스 타니 나오시 대표

Q : 스피드 체인배틀의 기획 배경과 재미요소 등 자세한 소개를 부탁한다. 

타니 : 전투를 단순화하면 아무래도 깊이가 느껴지지 않게 되며, 깊이를 만들려고 하면 직관적으로 알기 쉽게 만들기가 어렵다. 이 두 가지의 양립을 목표로 전투 시스템을 고안한 결과 '스피드 체인 배틀'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룰을 심플하게 하여, 무심코 플레이하는 경우에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전투라는 콘셉트로, 누구나 한번은 해 본 적이 있는 트럼프 게임의 '스피드'를 참고했다.

'라그나돌'의 전투 흐름은 먼저 덱에서 무작위로 스킬 카드를 뽑는 것으로 시작한다. 스킬 카드에는 숫자가 적혀 있고, 그 숫자를 작은 것부터 연결해 나가면서 공격하게 되며, 1부터 5까지의 숫자를 모두 연결하면 '풀 체인'이 발생해 적에게 큰 대미지를 입힌다. 이와 같은 심플한 기본 규칙에 합성, 홀드, 제로(0) 비기 등의 심층 시스템이 결합해, 스피드감이 있으면서 손에 땀이 차는 듯한 흥미진진하고 깊이가 있는 전투를 만들어낸다.

패의 스킬 카드에는 숫자와 함께 파괴할 수 있는 속성 구슬의 색깔이 설정되어 있다. 적이 가지고 있는 속성 구슬과 같은 색의 스킬 카드를 선택해 공격하는 것으로 속성 구슬을 파괴할 수 있으며, 모든 속성 구슬을 파괴했을 때, 적이 브레이크 상태가 되어 큰 대미지를 입는 상태가 된다. 속성 구슬을 파괴하고 브레이크 상태가 된 직후의 적에게 풀 체인을 발동하면 최대급의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풀체인을 높은 빈도로 성립시키는 것 자체만으로도 수많은 테크닉 베리에이션이 있으며, 또한 단순히 풀체인을 노릴 뿐만 아니라 속성구슬 파괴를 병행하여 공략하는, 상황에 맞춰 선택하며 싸우는 전략성이 있다.

카세 케이스케 총괄

Q : 한국 시장 진출 소감과 목표는? 그리고 기대 성과가 있다면?

카세 : 한국의 서브컬처 시장은 해마다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예전부터 주목하고 있었다. 일본 개발 게임의 한국에서의 성공 사례도 많이 있지만, 반면 한국에서의 일본 개발 타이틀에 대한 평가도 매서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매서운 평가에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어느 부분을 그대로 두어야 하는지 등 모든 항목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만전을 기해 한국판 제작에 임하고 있다. 

또 수집형 서브컬쳐 게임 분야에서는 非 IP 타이틀 중 일본 작품이 많지 않은 편이다. '라그나돌'은 독특한 세계관과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게임 시스템을 통해 한국의 서브컬쳐 시장에도 강하게 어프로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의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Q : ‘라그나돌’이 한국 유저에게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타니 : 한국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는 작품은 그 작품만의 독창성과, 그 게임에서만 체험가능한 게임성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라그나돌’의 개발 콘셉트는 바로 그 두 가지를 충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었으며,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또한 동아시아권역에서 요괴나 음양사 등을 모티브로 한 서브컬쳐 게임과 핵심 게이머층의 수요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존재해왔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라그나돌'은 코어하게 플레이하는 유저와, 짧은 시간을 최대한 즐기는 라이트 유저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작품으로 양쪽의 유저 모두 깊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Q : 일본 전통의 요소들이 상당히 반영된 게임인데, 웹젠을 통한 한국 서비스를 결정한 이유는?
타니 : 현대는 다양성의 시대로, 독특한 문화적 특색이 허용되며 콘텐츠로 발전하는 시대라 생각한다. 특히 유저에 따라 취향이 세분화되는 서브컬처 시장에서는 얼마나 독특한 매력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요괴는 동아시아권역의 독특한 상상력으로부터 태어난 캐릭터지만, 세계적으로도 허용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재구축되고 있다. 이것은 비주얼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이야기나 캐릭터의 중심축 및 주요 설정 부분 등에도 적용된다. 또한 게임 이외에도 요괴를 비롯한 일본의 전통 요소는 다양한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에서 모티브로서 다뤄져 왔다. 그 작품들도 콘텐츠 본연의 재미와 즐거움을 창출함으로써, 문화권을 초월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웹젠은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게임사 중 하나로 ‘MU’를 비롯한 글로벌 IP를 흥행시킨 경험을 보유한 회사다. 한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던 중 서브컬처 IP와 퍼블리싱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한 웹젠과 연이 닿아 협업을 하게 되었다. 한국 시장에서 오랜시간 사업을 영위해온 기업인만큼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운영과 서비스를 제공해 주실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Q : 한국 현지화 과정에서 가장 고려한 부분은 무엇이고, 일본 버전과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

카세 : 게임의 큰 틀이 바뀌는 부분은 없겠지만, 요괴라는 독특한 소재를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가라는 부분에 힘을 쏟고 있다. 게임의 스토리나 세계관, 각 캐릭터가 가지는 특징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번역 등의 현지화 작업에 주력하여,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내용이 이해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한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해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Q : 게임 내 여러 용어들은 한국어화가 됐는데, 카케지쿠(족자)는 그대로 사용한다. 이유는?

카세 : 카케지쿠의 경우 캐릭터 육성과 성장에 필요한 핵심 요소로 이미 일본 버전을 플레이 해본 유저들은 그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캐릭터 육성과 성장이 중요한 게임인 만큼 주요 특성을 온전히 반영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살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Q : 유저를 칭하는 ‘구원자’는 이미 국내의 다른 게임에서 사용하고 있다. 혹시 다른 명칭으로 바꿀 계획은 없나?

카세 : 일본 기업으로서 잘 몰랐던 부분이나 여러 작품에서 사용되는 ‘용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이번 한국 출시 버전 작업 시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온전히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스토리 내에서 주인공의 목표가 환요계를 구원하는 것이라 유저들도 구원자라는 호칭에 대해서도 충분히 사랑해 주실 거라 믿는다.

Q : 한국 유저만을 위한 새로운 콘텐츠, 이벤트, 캐릭터가 있나? 

카세 : 한국 유저에게 '라그나돌'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에, 어떤 콘텐츠를 제공해야 할지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서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공개 가능한 정보로는 한국 전용 캐릭터를 제작 중이다. 한국의 전통에서 탄생된 캐릭터로, '라그나돌'에서는 요괴로 등장한다. 가능한 한 빨리 선보일 수 있도록 제작 중으로,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린다.

Q : 국내와의 서비스 시기 차이가 있는 만큼 일본에 적용된 편의 기능을 조기 도입하라는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계획은?

카세 : 자동 탐색 기능, 캐릭터 무기 일괄 레벨업 기능, 더 편리한 UI 및 게임 정보 표기 등 유저들이 원활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편의성 기능을 게임에 적용할 예정이다.

Q : ‘라그나돌’ 출시를 기다리는 한국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타니 : 해외 전역에서 우수한 게임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 추세속에서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 유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고안하여 만들어낸 작품이 ‘라그나돌’이다. 요괴라고 하는 동양에서 인기있는 소재가 전 세계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도록 캐릭터와 세계관을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다른 작품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세계관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며, 서브컬처를 좋아하시는 한국 유저분들이 꼭 플레이해 주셨으면 좋겠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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