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 2023이 지난 주 막을 내렸다. 

20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4일간 벡스코를 찾았고, 행사 면적 기준으로도 가장 많은 공간을 사용, 최대 행사라는 이름에 걸맞는 규모로 치뤄졌다. 온라인으로 본 사람도 9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지스타에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방문한 사람으로써, 이제 행사가 어느 정도 완벽한 모습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게임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떤 게임이 참가했느냐인데, 대부분 라인업에 만족하는 분위기인 만큼 다른 부분을 언급하고 싶다.

지스타에서는 20년 가까운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여러가지 사건 및 사고가 터지기도 했고, 질서 없이 넘쳐나는 사람들과 고막이 터질 듯한 고음 경쟁 등으로 관람 자체가 힘든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참여한 게임사들의 노력으로 부스 운영 스타일도 조금씩 바뀌었고, 이제는 혼란 없이 쾌적한 관람이 가능해졌다. 

부스 구조도 최대한의 효율을 내려는 부분도 있지만, 콘셉트에 맞게 쾌적한 체험을 유도하는 시도가 늘었다. 또 과거에 여러모로 화제가 됐었고 논란도 있었던 부스걸은 이제 이름이 잊혀질 정도로 우리의 뇌리 속에서 사라졌다.

부스에서 게임을 알리기 위한 행사도 과거에는 유명인 위주로 열렸지만, 이제는 게임을 잘 알릴 수 있는 인플루언서 위주로 열리고 있다. 게다가 유명인이 와도 해당 게임과 관련된 인물이 초대되는 만큼, 이제는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더불어 개발자가 지스타 현장에 직접 등장해 게임을 소개하는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해외 게임쇼에선 많이 보였던 부분인데, 지스타도 이 부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체감되는 부분은 관람객 밀집도다. 사실상 코로나19 이후 정상 개최 원년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라, 많은 관람객이 토요일에 몰려 혼잡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였다.

100% 온라인 예매와 오전 및 오후로 나누어 관람 인원을 통제한 부분이 관람객들의 쾌적한 관람으로 이어졌다.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날이 토요일인데, 1전시장 통로를 여유롭게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쾌적했다. 2019년에 통로에 갇혀 아예 움직이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게임을 체험하기 위해 오래 기다려야 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이것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부스도 생기면서 점점 더 행사가 발전될 여지를 보여줬다. 그만큼 해외 게임쇼에 못지않은 완벽함에 가까운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느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도 남아있다. 첫 번째는 전시장 자체의 문제로 인한 것이다. 입지 및 구조로 인해 2전시장을 비롯한 다른 공간의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특히 주목받는 게임사가 1전시장에 몰려있다 보니, 2전시장은 주말에도 상당히 한적한 모습이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마련된 서브컬쳐 게임 페스티벌관은 컨벤션홀에서 운영됐는데,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아서인지 관람객의 방문 빈도가 매우 낮았다. 실제로 그런 공간이 있는지 몰랐다는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 해당 장소를 안내하는 인원들이 존재했지만,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조직위원회 측이 참가 업체의 위치 배분과 관람객에 대한 안내에 대해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지난 7월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을 위한 공모 결과가 발표됐다. 현재 야외주차장 부지에 건립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총 전시면적이 64,000제곱미터가 되어 더 많은 업체들의 참여가 가능해진다. 2027년으로 예정된 만큼,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아직 제대로 잡히지 않은 대기 관람객 배분 문제다. 올해는 1부 관람과 2부 관람의 티켓 교환처를 나눠서 운영했다. 1부 교환처는 그동안 원래 운영했던 곳이었고 대기했던 곳이기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부 교환처가 센텀시티역 옆에 있다 보니,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대기를 잘못했다가 늦게 행사장에 들어가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는 제보를 접했다. 분명 공식 홈페이지나 예약 사이트에서 안내가 되고 있는 부분이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안내가 충분치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은 계속 시행되면 착오가 줄어드는 만큼, 익숙하기까지의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전망이다.

기본기를 갖춘 지스타에게 이제 남은 것은 해외 게임사의 적극적인 참여다. 이번에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나 세가퍼블리싱코리아, 슈에이샤게임즈는 물론 다수 중국 게임사가 신작을 앞세워 참여한 것은 고무적이다. 

이제는 SIE나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 콘솔 플랫폼 홀더, 그리고 해외 유명 개발사들이 참여하는 단계만이 남았다. 규모를 키워 세계 3대 게임쇼에 지스타가 꼽힐 그 날을 기대해 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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