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 남코의 대표 대전 격투 게임 '철권8'이 2024년의 포문을 열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게임은 전작 이후 약 7년 만에 등장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대폭 업그레이드된 그래픽 환경은 물론, 다양한 유저 친화적 시스템과 대전 격투 게임의 대중화를 이끌기 위한 다양한 요소들이 사전에 소개됐고, 유저들의 기대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철권8'은 발매 단계부터 아케이드 판을 건너뛰고, 곧바로 PC와 콘솔 진출을 선언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과거 아케이드를 중심으로 번성한 오락실 문화의 핵심 게임이었지만, 시대가 변화하며 시장의 균형추가 옮겨졌고, '철권8' 역시 다양한 부분을 고려하여 새로운 도전을 알린 것이다.

지난 1월 정식 출시된 '철권8'은 차세대 격투 게임의 색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선보여지면서, 평단은 물론 유저들의 극찬을 받고 있다. 온라인으로 넘어온 대전 격투 게임의 라이브 서비스 방식을 재정립하고, 사라져가는 대전 격투 게임 장르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장치를 효과적으로 구성했다는 평가다.

■ 뻔하고 뻔한 '철권8' 메인 스토리, 하지만 볼 수밖에 없는 매력

'철권8'은 대전 격투 게임이지만, 고유의 스토리 라인 역시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콘텐츠다. 이번에도 대를 이어 내려오는 미시마 가문의 치열한 암투를 다루면서, 그 주변인들과 철권 대회에 참가한 다양한 캐릭터들을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 철권 팬이라면 친숙한 모드들을 메인 스토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게임에서는 가문의 수장 자리를 차지한 카즈야 미시마와 이에 도전장을 낸 카자마 진의 혈투가 메인 스토리에서 펼쳐진다. 다소 과격하고, 과도한 액션이 담기면서 서사의 흐름이 끊기기도 하지만, 철권의 매력을 모두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전작에 등장한 친숙한 캐릭터의 재등장과 팬들을 위한 헌사를 담아내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스토리를 통해 미래를 위한 암시를 남겨 놓아 후속편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이번 시즌에 새롭게 출전한 신규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시마 가문의 암투가 펼쳐지고, 데빌 인자와 연관된 끊임 없는 이야기가 등장할 것임을 예고했다.

<사진> '철권8'은 이번에도 미시마 가문의 치열한 대결을 메인 스토리에서 다룬다

메인 스토리의 가장 독특한 점은 각자의 캐릭터가 모두 자국 언어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주인공들은 일본어, 북미 지역 기반 캐릭터들은 영어, 심지어 화랑은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나가며, 쿠마와 킹 등은 동물 소리로 소통한다. 이러한 독특한 풀이법은 스토리의 흐름을 가로막기보다는 오히려 캐릭터 특성을 살리는데 주효한 역할을 하고 있다. 

■ 대전 격투의 대중화를 꿈꾸는 '철권8', 쉬운 격투 게임을 지향

'철권8'은 대전 격투가 어렵고 힘들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했다. 우선 복잡한 기술키들을 쉽게 수정했다. 또한 초보자들을 위한 원버튼 모드들을 신설해 접근성을 완화했다. 코스튬과 e스포츠, 소통 창구 강화 등 게임 외부적인 요소들을 추가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철권임을 알렸다.

특히 아케이드 퀘스트 콘텐츠는 유저들에게 오락실의 추억을 안겨줄 수 있는 좋은 요소로 등장했다. 유저가 직접 꾸민 캐릭터는 각 지역의 오락실을 찾아가 강자들을 물리치고, 더 높은 고지를 목표로 삼는 방식이다. 아케이드 판이 없어진 '철권8'에서 빈자리를 메꾸며, 과거의 오락실 문화를 담아내기 위해서 노력을 녹여냈다.

그 결과 '철권8'은 이제 과거처럼 고수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대전 격투 게임이 됐다. 캐주얼적인 요소들을 담아내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모두의 철권을 구성한 것이 핵심이다.

■ 다양한 연습 모드들과 추억의 철권볼, 커스터마이즈까지 겸비한 '철권8'

'철권8'은 아케이드 모드를 생략하고 콘손판으로 직행하면서, 과거 평가가 좋았던 모드들과 콘텐츠를 모두 포함시켰다. 게임을 더 심오하게 즐기고 싶은 유저들을 위해 연습 모드를 넣어, 같은 패턴을 끊임 없이 시도하거나, 다양한 상황 설정 등을 통해 더 높은 수준급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콘솔판 고유의 콘텐츠인 철권볼도 이번 '철권8'에서 빠지지 않았다. 대전 격투에 부담을 느끼지만 입문은 해보고 싶은 유저, 처음 게임을 접하는 지인들과 즐기기 좋은 철권볼은 이번에도 메인 콘텐츠 자리를 차지하면서 게임의 콘텐츠를 더욱 풍푸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사진> 다양한 커스터마이즈를 자랑하는 '철권8'

이 밖에 고스트 모드와 리플레이는 물론 과거 시리즈의 이야기들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미디어 갤러리 등을 채워 넣어 유저들이 게임을 파고들 수 있는 수단들을 다수 마련했다. 또한 철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즈는 이번에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면서 신선한 재미를 재공하는데 성공했다.
 

■ 게임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전달하는 모두의 대전 격투 게임

'철권8'은 명성답게 이번에도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단순히 대전 격투 게임의 가치만 내세운 것이 아닌, 점차 타 장르에 밀려 위기에 처한 장르의 미래를 내다보고, 새로운 콘텐츠를 더하면서 시리즈의 생명력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담아냈다.

이전과 달리 라이브 서비스를 선언한 것 또한, 이전 시리즈와 차별화되는 '철권8'의 가장 큰 강점이다. 시즌마다 신규 캐릭터 도입을 약속하면서, 이미 첫 번째 시즌 캐릭터인 에디가 참전할 것임을 선언했고, 앞으로도 꾸준하고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할 것임을 전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유저들을 지속 가능한 멀티 대전 플레이로 이끌기 위한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메인 스토리-싱글 대전-아케이드 퀘스트 이후 자연스럽게 멀티 대전으로 넘어갈 수 있게 단계적 구성은 만들었지만, 높은 PvP 대전의 허들을 완화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세부 요소의 부족은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권8'의 플레이 가치는 충분하다. 메인 스토리를 돌파하고, 캐릭터 하나씩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면 어느덧 철권의 과거 스토리와 시리즈의 역사를 찾아보며 게임을 즐기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색다른 게임의 맛을 느끼고 싶은 유저, 과거 오락실 구석에서 철권 시리즈를 즐겼던 유저들에게 '철권8'을 적극 추천한다.

김지만 기자  kd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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