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카운터사이드’의 개발사 스튜디오비사이드의 류금태 대표는 24일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살아남는 서브컬쳐 게임 만들기” 세션을 통해 서브컬쳐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데 있어 필요한 요소들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그동안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비주얼과 액션으로 이뤄진 게임, 그리고 서브컬쳐 장르의 캐릭터 게임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과거에는 오픈한 게임에서 반드시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살아남은 게임에서 반드시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

그가 생각하는 살아남는 게임의 기준은 최소 5년 이상 서비스되고 의미 있는 수의 유저를 유지할 만큼 대중적인 게임이면서 기존 개발비를 청산하고 팀을 유지하며 차기작을 만들 수 있는 상업적 게임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최소 약 40여명과 글로벌 서비스의 경우 2배 이상의 개발진, 개발 기간은 2~3년 정도여야 한다. 

그리고 게임은 사람이 만들기에 사람에 투자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위의 경우로 개발한다고 했을 때 2년간 약 48억원 정도가 들고 매달 2억 정도의 유지비가 필요하며, 이 비용을 갚기 위해서는 매달 최소 4억원을 벌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퍼블리셔가 낄 경우 매출의 많은 부분을 떼어줘야 하기에 4억의 유지비를 위해선 매달 12억원을 벌어야 한다. 그러려면 구글 기준 20~25위를 2년간 유지하거나 글로벌에 진출해야 하고, 디렉터와 PD가 책임져야 할 최소한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게임 등의 대중상업 예술의 목표는 다수가 공감하는 욕망을 자극해야 한다. 하지만 욕망 뿐인 작품은 최고의 대중 상업 예술이 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즉, 가챠 뿐인 게임만 만들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며, 결국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좋은 상업적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살아남는 서브컬쳐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만 그 중에서 두 가지를 고르자면, 재미 그리고 매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밝혔다.

먼저, 그 게임을 왜 만드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는 자신이 이 게임으로 유저들에게 어떤 재미를 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엘소드’는 실시간 횡스크롤 액션에 화려한 필살기, 정확하고 빠른 거리 공방전의 재미를 줬고, ‘클로저스’는 ‘엘소드’의 재미에 8등신 캐릭터와 현실 배경, 어반 판타지를 도입한 바 있다.

그는 “매력은 재미와는 다른 요소다. 재미는 직접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하며, 매력은 보다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매력이 있는 콘텐츠는 팬덤을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은 아이돌 산업이다. 아이돌은 가수지만 앨범만이 아닌 아이돌의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된다. 왜냐면 그 사람은 아이돌의 팬이기 때문이다. 팬층이 공고하면 때로 실패하더라도 두 세번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런 면에서 그는 서브컬쳐 게임에서 팬덤을 만들기 가장 좋은 콘텐츠는 바로 캐릭터라고 말한다. 왜냐면 다른 장르는 액션, 난이도 등 다른 콘텐츠의 팬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비주얼을 갖춰야 하는데, 개연성은 중요하지만 현실성은 중요하지 않기에 캐릭터가 보여줘야 할 핵심 매력 지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세계관이다. 이는 설정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그는 “‘클로저스’의 월드 세팅 목표는 알고도 속아주기였다. 예를 들어 어벤저스의 등장인물들은 실제론 없지만 영화 시간동안 관람객들은 속아줄 준비가 되어있다. 가짜라는 걸 알지만 어쩌면 어딘가에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를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이는지에 집중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다음은 스토리다. 그는 “마네킹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시작과 끝이 스토리다. 어떤 세계관이든 인간적인 이야기가 핵심이며 이는 영원히 바뀌지 않는다. 워너원의 리더 윤지성의 경우 오랜기간 데뷔를 못하고 있다가 워너원에 뽑혔는데, 이 스토리가 많이 다가왔다. 마지막 기회를 잡아 최선을 다해 인정받는 감동적 스토리였다. 잘 생긴 가수는 많지만 인간승리라는 하나의 스토리를 준 가수였다. 이처럼 차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카운터사이드’를 만들며 여러 가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모바일 서브컬쳐 게임의 미래는 비동기에서 실시간으로 바뀌고 SD에서 8등신으로 바뀌며 유저간 인터렉션이 강하게 바뀌어 갈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 하지만 터치 방식의 모바일 인터페이스는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못 바꾸는 것을 거스르지 않는 기술적 고려가 필요하고, 세밀한 조작이나 피지컬, 반응속도 등에 덜 영향 받는 게임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카운터사이드’에서는 실시간 액션과 8등신 인게임 캐릭터, 간결한 조작의 중-대규모 전투, 풀 패키지 게임의 가장 재미있는 요소인 간편하고 빠른 인스턴스화 등 여러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여기에 서브컬쳐 장르의 클리셰를 적극적 차용하고, 무난하게 일반인보다 강한 현대 전장의 이능력자 설정을 도입했으며, 다양한 캐릭터 군상의 인간적 이야기가 담겼다. 그는 “우리는 이같은 요소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런 요소들을 반영하면 살아남는 서브컬쳐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 게임이 당신이 하고 싶은 게임인지, 스스로 가치판단이 가능한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그리고 서로를 믿어주고 들떠있는 당신을 막을 수 있는 굳건한 믿음의 동료가 있는지, 마지막으로 당신의 게임을 좋아하고 플레이할 사람을 위해서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는지를 되새겨라 이러면 살아남는 서브컬쳐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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