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이 직접 참여해 출시 25년을 맞이한 국내 온라인 게임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17일 넥슨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아트선재센터에서 넥슨재단이 주최 및 주관하는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 전시회의 18일 개막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개최, 전시 목적 및 작품 개요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넥슨재단의 김정욱 이사장은 전시회 소개에 앞서 “25년간 게임은 기술-내용적으로 성장했는데 그 발자취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최근 게임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있는데 그와는 전혀 상관없이 오랜 기간 준비한 행사다. 이번 전시회가 삶을 향유한다는 게임의 근원적 가치의 문화적 측면이 부각되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 대한 소개는 넥슨컴퓨터박물관 최윤아 관장이 진행했다. ‘쥬라기공원’과 ‘단군의땅’ 등 국내 최초 온라인 게임의 출시 25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회는 전시이면서 동시에 게임 속 게임으로 기획됐다. 전시회 제목인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는 게임 속에서 게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담은 것이라고.

최 관장은 “25년은 청년에서 성인으로 가는 변곡점의 나이다. 성숙한 산업으로서 여러 방면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책임과 의무를 다 해야 하는 게임으로서 성년기의 온라인 게임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또 “작은 규모지만 앞으로 다가올 온라인 게임의 변화에 대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게임의 핵심 특성인 참여와 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로 마련된 만큼 각자의 새로운 시선과 해석을 기대하며 온라인 게임에 대한 기존 시선에서 벗어난 작품들을 즐겨달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총 20개의 전시 작품이 배치됐다. 전체 구성은 크게 2가지로서 전시회장 안쪽까지 들어갈 땐 가상 세계의 온라인 게임을 구현한 콘텐츠로 클라이언트의 뜻이 담겨있고, 안쪽에서 출구로 나갈 땐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서버의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매우 개인적이면서 공동체적인 게임의 특징을 전시회에 녹여내 게임 속 맵을 탐험하듯이 전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최 관장의 설명이다.

그리고 넥슨인텔리전스랩스 강대현 부사장은 이번 전시회를 게임에서 AI와 빅데이터의 가능성과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전시회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키오스크에서 로그인을 통해 자신을 인증하고 ID 밴드를 발급받아 입장하는데, 이 밴드는 전시장에서 자신을 체크하는데 사용된다. 참고로 소셜 ID로 넥슨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참여가 불가한 만큼, 넥슨 아이디가 필수라고 귀뜸했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관람객은 본인에게 매칭된 캐릭터를 부여받게 되고, 장르별로 유저의 시선을 추적한 아이트래킹을 영상으로 구현한 미디어아트, 불 앞에 앉아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마비노기’의 가상의 캠프파이어를 실제 공간에 구현한 캠프파이어, 현실의 맵을 ‘카트라이더’의 게임 사운드와 매칭시키고, AR 기술을 활용해 전시 공간에서 카트들이 경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히든 트랙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또한 연대기를 통해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와 게임 역사를 정리한 온고잉 히스토리, 그동안 출판된 국내 온라인 게임 잡지를 전시한 온고잉 라이브러리, ‘단군의 땅’과 ‘바람의 나라’ 등 국내 온라인 게임의 태동기와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는 온고잉 비기닝, 매일 100테라 이상 발생하는 서버 데이터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비하인드 더 게임, 여러 분야의 전문직과 다양한 연령의 유저들의 온라인 게임에 대한 생각을 담은 온고잉 데피니션 등의 작품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실로 돌아오는 로그아웃을 하게 되면 전시 관람 활동 내역은 물론, 2005년부터 플레이한 넥슨 게임의 개인 아카이빙 데이터도 영수증 형태로 출력되어 받을 수 있어 과거를 추억하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그 외에도 재방문 관람객을 위한 인게임 혜택도 주어진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9월 1일까지 무료로 전시되는데, 전시회의 유료화에 대한 고민에 대해 최 관장은 “이번 행사는 넥슨재단 주최-주관의 사회공헌 사업이다. 나 자신도 콘텐츠에 대해 돈을 받지 않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무료로 한 이유는 이런 행사를 본 적도 없고 해본 곳도 없기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줬으면 하는 목적으로 무료 전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 전시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전시물이 박물관으로 일부가 갈지, 아니면 확장되어 다른 곳에서 할 지는 미정이지만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준비와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게임을 예술과 비슷하게 보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현대 예술과 게임의 차이점이 크지 않다. 산업적 측면도 있지만 게임 자체의 콘텐츠가 최첨단 기술력이 합해진 시도와 시청각적 경험들이다. 이것을 조합해보니 내가 경험한 현대 예술과 별다르지 않았다. 이를 이번 전시에 반영한 것이다. 게임이 예술이라고 주장하는 전시는 아니다. 유저를 비롯해 모르는 분들이 와서 새로운 시선이 합쳐지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시작한 행사”라고 밝혔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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