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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검사로 ‘인터넷 게임 장애’ 진단하는 특허 등록…향후 논란될 여지 많아

혈액 검사로 ‘인터넷 게임 장애’를 진단하는 기술이 특허로 등록됐다. 혈액형 검사처럼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인터넷 게임 장애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라서 향후 게임을 포함한 관련 업계에서 다양한 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지난 2018년 6월 27일 ‘인터넷 게임 장애 진단용 조성물 및 진단을 위한 정보제공 방법’을 포함한 3건의 특허에 대한 심사를 청구했다. 특허청은 지난 2020년 1월 28일 이 특허를 등록했다. 관련 문서는 특허청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20년 2월 3일 공고됐다.

이 특허의 핵심은 혈액 검사만으로 인터넷 게임 중독을 진단할 수 있게 해주는 진단용 조성물과 키트 및 이용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해당 문서는 "인터넷 게임 장애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고, 인터넷 게임장애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특허청이 공고한 해당 특허 문서

구체적으로는 "정상 대조군의 시료로부터 측정한 바이오마커 유전자의 발현량과 인터넷 게임 장애가 의심되는 환자의 시료로부터 측정한 바이오마커 유전자의 발현량을 비교할 수 있고, 발현량의 증감 여부를 판단하여 인터넷 중독 또는 게임 중독을 예측 또는 진단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참고로 관련 문서에는 '인터넷 게임 장애', '게임 중독', '인터넷 중독'이 혼용되고 있어서 용어의 통일이 필요해 보인다. 

이 특허는 몇 가지 측면에서 논란이 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 특허 관련 문서에서 등장하는 ‘인터넷 게임 장애’는 미국 정신의학회가 발행하는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매뉴얼5(DSM-5)에서 정의된 ‘인터넷 게임 장애’다. 그런데 DSM-5는 ‘인터넷 게임 장애’를 정식 질환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분야’로 분류했다.

정리하자면, DSM-5이 사용되는 미국에서는 ‘인터넷 게임 장애’가 아직 정식 질환으로 인정되지도 않았는데, 한국에서는 2018년에 ‘인터넷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간주하고 진단 및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게다가 연구 개발만 한 것이 아니라 진단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까지 했다. 뭔가 순서가 뒤바뀐 셈이다.

또한, DSM-5가 말하는 ‘인터넷 게임 장애’의 기준을 보자. 구체적인 기준은 9가지로, 인터넷 게임에 대한 몰두, 금단 증상, 내성, 현실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과도하게 게임에 집착한다는 점 등이다. 이런 증상 중 5가지가 12개월 동안 나타나야 ‘인터넷 게임 장애’가 된다. 그런데 이런 증상들이 12개월간 지속됐는지 여부를 혈액 검사를 통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진단하는 것이 과연 현재 의학계가 가지고 있는 관련 자료로 가능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인터넷 게임 장애’보다 자료가 훨씬 많이 쌓여있는 ‘우울증’도 혈액 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방법이 비교적 최근에 연구되기 시작했고, 이마저도 아직 완전한 단계가 아니다. 그런데 이보다 자료도 부족하고 아직 DSM-5에서 정식 질환으로 인정되지 않은 ‘인터넷 게임 장애’를 혈액 검사 만으로 ‘정확하고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완전히 믿을 수 있을까?

한편, 이 특허와 관련된 연구는 ‘인터넷 게임 디톡스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인터넷 게임 디톡스 사업’은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를 포함한 5개 정부부처가 5년 동안 약 170억 원을 투입한 사업으로 알려졌고, 목표는 인터넷 및 게임 중독에 관한 원인을 규명하고 맞춤형 예방, 진단, 치료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이 사업에 대해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지난 2019년 12월 2일 ‘세금도 털리고 어이도 털리는 게임 디톡스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정책 토론회를 열고 비판했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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