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시즌에 진출에 기여한 아프리카 프릭스 미스틱 진성준과 플라이 송용준(출처=공식 중계 캡처)

아프리카 프릭스가 T1을 잡고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내용도 좋았다. 상대의 전략을 철저히 연구한 챔피언 선택과 금지(밴픽), 과감한 선수교체로 승리라는 값진 열매를 따냈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전에서 2대1의 스코어로 T1을 꺾었다.

경기 전 예상은 T1의 압승이었다. 정규 시즌에서 2번의 승부를 모두 승리한 전적 때문이다. 라인 전투 단계에서의 우위도 있었다. 상체를 제외한 지역에서 아프리카의 상대적인 실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실제 경기 내용은 달랐다. 상대의 핵심 챔피언의 발을 묶고, 잘 기용되지 않는 챔피언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1세트 아프리카는 상단(탑) 아칼리와 하단(바텀) 미스 포츈이라는 강수를 뒀다. 이 세트에서 미스 포츈의 궁극기가 큰 변수로 작용하면서 중요한 선취점을 획득할 수 있었다.

2세트는 무력하게 패배했다. 니달리와 아펠리오스, 아우렐리온 솔로 진영을 채웠지만, 챔피언을 선택한 이유를 살리지 못했다. 탑과 바텀에 개입해야 할 아우렐리온 솔의 발이 묶였고, 성장이 중요한 니달리도 중반에 가까워질수록 힘이 빠졌다. 마지막 변수인 아펠리오스의 성장은 물론, 이를 받쳐줄 노틸러스와 레넥톤도 적의 화력 앞에 무너졌다.

3세트는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아프리카는 아칼리, 아지르,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선택을 금지했다. 2세트 교체 출전한 페이커 이상혁을 저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조이와 볼리베어를 골라 전투력을 높였다. 드래드 이진혁 대신 스피릿 이다윤으로 교체해 팀의 노련함을 더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하단 담당으로 주로 기용되는 칼리스타를 상단으로 돌린 전략적인 노림수도 훌륭했다. 상대 챔피언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T1의 챔피언 선택의 수를 줄이는 묘수가 됐다. 대신 하단을 담당한 이즈리얼은 무난히 성장해 T1의 진영을 파괴하는 공격수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여러 전략을 적재적소에 꺼내놓은 덕에 아프리카는 정규시즌에 이루지 못한 상위 팀을 꺾으며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다음 상대는 젠지 이스포츠. 정규 시즌 상대 전적을 앞선 팀을 상대로 어떤 전략을 선보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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