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을 제대로 하고 싶어서 단 둘이 지하방에 공간을 꾸민 형제가 있었다. 그리고 몇 년 뒤, 그들이 만들고 있는 게임은 소니의 선택을 받아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의 독점작으로 공개되며 제대로 된 주목을 받는다. 바로 니오스트림의 ‘리틀 데빌 인사이드’ 얘기다.

지난 2015년 처음 공개된 뒤 6일만에 스팀 그린라이트를 통과하고,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에서 목표액의 122%를 달성했으며, 에픽게임즈의 개발 지원 프로그램인 언리얼 데브 그랜트 상도 받은 만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이 게임은 가상의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빈센트 교수와 그에게 고용되어 모험을 하는 몰락한 귀족인 빌리, 그리고 뒷골목 출신 발명가인 올리버 박사 등 3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장르는 세미 오픈월드 지역에서 즐기는 액션 어드벤처다. 절벽을 오르고 경사나 지형에 따른 다양한 이동과 파쿠르 액션, 그리고 수영과 잠수까지 다양한 액션을 즐길 수 있다. 전투의 경우 검과 방패를 활용한 공격-방어와 튕겨내기는 물론 총기 액션과 폭탄 및 수류탄 등 여러가지 형태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의 개념으로 서바이벌과 시뮬레이션 요소가 가미된 게임이다. 

게임의 출시는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인데, 소니와의 파트너십을 맺어서 당분간은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으로 기간한정 독점작으로 선보인다. 이에 니오스트림에서 리틀 데빌 인사이드를 개발하고 있는 이재준 대표-이재혁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 형제, 그리고 2018년에 합류한 이현석 프로듀서(PD)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좌로부터 니오스트림의 이재혁 CD, 이재준 대표, 이현석 PD

Q : 소니의 발표에서 실시간으로 보는 시청자의 반응이 좋았고 화제가 됐는데 관심이 체감되나?

이재준 : 킥스타터로 시작해 새로운 시도로서 해외서 응원을 많이 해줬다. 그들의 도움으로 많은 액수로 시작해 해외 팬들도 많았다. 소니의 트레일러 공개로 인디 게임으로서 신선하다는 평이 많아 기분이 좋다.
이재혁 : 가상의 유럽이 배경이라 특정하는 대상이 없었는데 세계관 덕분이라 그런지 해외에서 더 관심을 가져줬다.

Q : 5년간 개발한 게임인데 진행 방식의 핵심 개념이 어떤건지 잘 모르는 유저들이 많은 것 같다.

이재혁 : TV 시트콤같다.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며 박사를 통해 의뢰를 받고 시작한다. 각자 다른 직업을 가진 3명의 일상에 포커스를 맞춘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는 서바이벌도 있다.
이현석 : 공개된 트레일러에 그런 코드를 많이 넣으려고 했다. 화장실 씬도 그렇고 우리만의 코드로 하려고 했다. 명확하진 않은데 잘 표현하려 노력 중이다.
이재준 : 필드에서 고생하는 빌리와 빈센트가 대조적으로 나오는데 고용인과 피고용인이라는 직업적인 특성의 대비를 보여준다. 그런 일상이 투영되길 바라는데 아마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 환경에 익스트림이 녹아들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여행을 하다 보면 서바이벌 요소들도 있는데 여행을 준비하고 떠나서 필요에 따라 캠핑이나 수렵 등을 할 수 있는 부분을 들으면 하드코어같지만, 유저 친화적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부분을 녹여냈다고 보면 된다.
이현석 : 짜여지지 않고 유저가 선택하고 만회하는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그런 부분에서는 서바이벌 요소가 활용도가 높더라.

Q :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이재준 : 내가 비교적 PC를 빨리 접했다. 71년생이니 85년경인데, MSX가 나오기전 이화여대에서 열린 PC 행사에 참여하면서 관심을 가져 동생과 전국의 오락실을 다니며 게임을 만들자는 꿈을 키웠다. 그리고 호주에서 1998년에 회사를 처음 설립해 게임을 만들고 싶었지만 불가능했다. 그래서 다른 일로 수익을 내면서 틈틈히 만들자며 진행을 했는데 병행은 불가능하더라. 그래서 지금 아니면 못하겠다 싶었고, 처음 3년간은 둘이서만 대화하며 개발했다.
이재혁 :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꿈은 꿈이었고 돈도 없었다. 그래서 광고나 UI 등 만들어나가며 자리를 잡다가 판단을 잡고 ‘다 때려치고 해보자’고 해서 지하실에 들어가 개발을 시작했다. 해보고 싶은 걸 해보라고 아버지도 응원해주셨다. 순진하게만 시작한 건 아니다. 진짜 각오를 하고 시작했다. 

Q : 게임 이름인 ‘리틀 데빌 인사이드’가 뜻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재혁 : 이것은 스포일러라 다 말할 순 없다. 게임 내 철학 중 하나가 이 이름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임은 아니다. 게임 특유의 특성을 살려서 유저가 알아서 판단하는 걸 하도록 만들고 싶은 것이다. 게임 같은 게임 혹은 게임 다운 게임이랄까?

Q : 이 게임의 메인 스토리는?

이재혁 : ‘몬스터헌터’의 경우 스토리가 본 게임이 아니다. 스토리를 빨리 밀고 그 뒤부터 본 게임을 하는 개념인데 우리도 비슷하다. 메인은 빌리가 특정 클래스까지 가는데 스토리 끝난 뒤부터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 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재준 : 스토리 모드로 궁금함을 게임에서 많이 느끼게 한 뒤에 본 게임에 들어가서 어딘가에서 몬스터가 더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 들도록 할 것이다.

Q : 세계관을 가상의 빅토리아 시대로 삼은 이유는?

이재혁 : 빅토리아 시대는 과학과 전설이 부딪히는 시기였다. 내가 어렸을 때 500원짜리 요괴대백과에서 나오는 것들이 진짜인 줄 알았었다. 그때가 생각나서 거기에 나오는 박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고 그런 것들이 합쳐지는 것이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하면 좋겠다 싶었다. 어렸을 때 꿈을 이야기하고 싶은 게임이며, 거기에 현실적 요소가 들어간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재준 : 어렸을때 귀신이 나올 것 같다고 했던 곳이 있지 않나? 가짜지만 상상하는 것들 말이다. 우리가 그런 감성이 남아있어서 그걸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게임을 개발 중이다.

Q : 아트 스타일이 독특한데 기준을 세우는 부분이 있다면?

이재혁 : 최근 트레일러 공개 때 흑인이라고 유추되는 부분이 문제가 된 민감한 부분도 있었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형제가 둘이 시작한 게임일 뿐이다. 그리고 내가 좋다고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이 그런 스타일이었고 장난감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좋아서 그런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 좋은 캐릭터가 실사처럼 움직이면 당연해보이는데, 가짜가 진짜처럼 움직이면 느낌이 다른 부분이랄까?

Q : 전투 시스템은 어떤가?

이재혁 : 이 게임의 전투는 캐릭터가 영웅이 아니기에 생존하려고 발버둥치는것처럼 플레이하게 된다. 괴물을 잡는 헌터가 아니라 연구 집단이기 때문이다. 잡아야 하기도 하고 연구해야 하기도  하는데, 전문가가 아닌 만큼 고생이 심하다. 찰리 채플린처럼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그런 콘셉트다.

Q : 전투 동작이나 스킬은 발전하게 되나?

이재혁 : 빅토리아 시대가 좋은게 스팀펑크 소재 활용이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발전이 가능하기에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게 된다.

Q : 지형을 다양하게 구현한 것 같은데 오픈월드인가? 아니면 지역단위 구현인가?

이재혁 : 오픈월드와 샌드박스를 지향하는데 하나로 연결된 건 아니다. 워킹 시뮬레이터가 되면 안되기에 그걸 덜어내고 여행을 즐길수 있도록 적당한 사이즈를 구현했고 나름대로 방법을 사용  중이다. 지역 이동은 포인트 투 포인트로 하게 되며 지역이 하나로 구성된건 아니다. 맵은 하나지만 게임에서 그렇게 구현하진 않았다는 뜻이다.

Q : 한 지역마다 의뢰는 몇 개가 있을까?

이재혁 : 여력이 닿는데까지 만들 것이다. 

Q : 게임 플레이에서 캐릭터는 빌리가 메인이고 나머지 캐릭터를 번갈아가며 하는게 핵심인듯 한데?

이현석 : 플레이 자체는 빌리가 메인이며 분기적 요소에 영향은 빈센트를 통해 하게 될 것이다.

Q : 빈센트는 몇 개까지 임무를 줄 수 있나?

이현석 : 메인 스토리에 분기가 있고 옴니버스식 미션도 있다. 연결되는 임무의 라인들이 있다. 그게 연결이 되면 플레이 유형이 되고 에피소드가 된다. 
이재혁 : 게임 루트로 치면 빈센트가 빌리에게 임무를 주고, 이것을 성공하면 결과를 가지고 빈센트가 연구를 하게 되며, 올리버를 통해 제작이나 업그레이드로 이어진다. 직장인처럼 일상이 반복되지만 다른 컨텍스트를 주고 싶다. 그리고 임무 형태가 여러가지가 있는데 스토리 기준으로 특정 개수가 있다. 이때 보통 개발사 입장에선 이걸 재활용해서 반복시킬 수도 있는데, 우리는 유저가 느낄 때 루틴처럼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저들이 임무에 구분없이 즐기는 게임이었으면 한다.

Q : 공개된 영상처럼 퀘스트를 하다가 주인공이 힘들면 박사가 편한 부분을 보여주기만 하나? 아니면 상호 작용이 이뤄지나?

이재혁 : 같이 가기도 한다. 빈센트는 결정하고 선택하고 연구 담당이고 빌리는 필드 담당이다. 직업적 특성과 시대적 배경이 녹아들어서 부각시킬 것들은 단순하게 하고 느끼는 것들은 익숙하게 처리한 느낌이다. 그리고 유저는 3명을 다 플레이할 수 있지만 빌리를 가혹하게 하는 것도 유저이고, 편하게 하는것도 유저다. 자리에 따라 생각이 바뀌는 것들을 경험하게 하고프다. 유저는 빌리 입장에서 보통 조종하게 되는데 빈센트를 들여다보려는 부분이 자주 나오게 될 것이다.

Q : 혹시 빌리가 임무를 하다 실패하면 다른 캐릭터가 나오나?

이재혁 : 초반엔 실패하면 그대로 끝나는 로그라이크를 생각했는데 캐릭터 3명의 반응이 좋아 그럴 수 없었다. 지금으로서는 그 이상은 언급이 어렵다.

Q : 플레이에 따른 보상 차이도 생기나?

이재혁 : 경로는 빌리가 알아서 가는 형태이고 리워드는 계약한대로 받지만 연구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책임을 지는 게임이다.

Q : 게임 내 대화는 어떻게 이뤄지나?

이재혁 : 대화에 보이스 더빙을 할건데 명확한 대사가 아닌 웅얼웅얼하는 식으로 하게 될 것이고 대사도 최대한 줄일 것이다. 조작보다 관찰을 하길 바란다.

Q : 목표 달성으로 받는 트로피 중 재미있겠다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재혁 : 감성적인 내용을 넣고 싶다. 예를 들어 빈센트가 자신만 생각하는 냉혹한 사람인데 남을 위한 행동을 하게 되면 받을지도 모르겠다.

Q : 시중에 ‘리틀 데빌 인사이드’와 비슷한 게임이 있다면?

이재혁 : 일부분이 비슷한 게임들은 많다. ‘동물의 숲’이나 ‘엑스컴’, ‘크론도의 배신자’, ‘다크소울’, ‘젤다의 전설’이 연상될 수도 있다.

Q : 멀티플레이는 어떻게 하나?

이재혁 : 현재 기준으로는 멀티플레이는 나오지 않고 추후에 나오게 될 것인데 우선은 싱글플레이 위주다. 게임의 성공 여부에 따라 추가가 가능할 듯 싶다. 
이재준 :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게 되면 개발에서 할 게 많아지니 첫 작품인 만큼 싱글플레이 위주로 개발하고 있다.

Q : 예상 플레이 타임은?

이재준 : 스토리를 따라가는 총 타임은 20시간 정도 예상하지만 스토리나 퀘스트 등에 구애받지 않고 안에서 뛰어노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훨씬 길 것이다.

Q: : 현재까지의 게임 완성도는 어느 정도인가?

이재혁 : 공개된 트레일러 기준으로 보면 그 이상으로 완성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정확한 수치상으로 말하긴 어렵다.

Q : 국내 개발사가 콘솔 노하우가 없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이재혁 : 제작 환경 방향이 온라인 게임과 달라서 그걸 맞추는게 힘들다. 게임 장르가 다르니 제작 스타일도 달라서 익숙해지는게 힘들었다.
이현석 : 특히 스타트업은 게임이 제대로 나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두려운 환경이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회사에 들어왔어도 힘들 수 있다. 생각을 맞춰가는 과정도 힘들어서 떠난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많은 동료들이 힘을 내어 꾸준히 해주고 있다. 
이재준 : 변화가 많았고 같은 곳을 보는 친구들이 모이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행복하다. 계속 함께 갈 것이다.

Q : 차세대기용으로도 개발 중인데, 개발하며 PS4와 PS5의 차이점을 느낀 부분이 있다면?

이재혁 : 실험적이긴 한데 활을 당기거나 피드백 등 인터렉션과 문을 열고 잠그는 것들을 어댑티브로 다 뺐다. 그리고 햅틱과의 조합에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다.

Q : 언제쯤 출시될까?

이재혁 : 소니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인데 확실한 것은 올해는 아니다. 다운로드 방식은 물론 패키지 방식 출시도 논의 중이다.

Q : 이 게임의 후속작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 싶은데?

이재혁 : 세계관은 게임에 적용된 범위보다 훨씬 넓다. 이번에 메시지가 잘 전달되면 더 펼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캐릭터의 스토리와 스핀오프도 생각해둔게 있다.

Q : 마지막으로 콘솔 게임에 도전하는 인디 개발사에게 응원하는 말을 한다면?

이재혁 : 정말 진심으로 응원하고 빨리 함께 하고 싶다. 
이현석 : 시행 착오를 많이 겪을텐데 우리도 겪고 있고, 함께 힘냈으면 좋겠다. 다들 콘솔에서 경험이 많이 없다보니 함께 일구는 마음이 중요한데, 의지가 맞는 사람들과 함께 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본 기사는 한국게임미디어협회와 게임기자클럽이 홍보-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개발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캠페인 `점프 업, 게임 코리아'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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