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테크모게임스의 ‘삼국지’ 라이선스를 활용해 쿠카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SLG) ‘삼국지 전략판’이 꾸준히 흥행몰이 중이다. 

이 게임은 코에이테크모게임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코에이가 만든 전략 SLG인 ‘삼국지’ 시리즈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진 나가노 츠요시의 아트 디자인은 물론 국가 경영 시스템과 지형 등의 기반 요소를 적극 활용해 만든 게임이다. 

또 코에이테크모로부터 검수를 받아 정통성도 확보했다. 그래서일까? 코에이의 삼국지를 했던 사람에게는 게임을 할수록 더욱 친숙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전쟁 연출 총괄 프로듀서로 홍콩 느와르 영화를 대표하는 오우삼 감독이 참여, 보다 드라마틱한 전투의 묘미를 전달한다.

게다가 이 게임은 시즌제로 운영되는 것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른 전략 SLG는 한 번 게임을 시작하면 계속 성장을 해나가야 한다. 그러다 다른 유저와 대결을 벌이는 PvP를 경험하고, 길드나 지역 단위로 모여 RvR을 하거나, 국가 단위로 모여 경쟁을 벌이는 것을 메인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삼국지 전략판은 ‘디아블로3’나 ‘패스 오브 엑자일’같은 하드코어 RPG에서 활용하고 있는 시즌제를 전략 시뮬레이션에서 채택해 운용하고 있는 것. 일부 데이터만 남기고 대부분의 것을 초기화하는 방식이다.

사실, 전략 시뮬레이션에서 시즌제 운영이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심지어 월 단위로 시즌을 운영하는 게임도 있었다. 하지만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 나만의 성을 이루고 영지를 확보했는데, 그걸 시즌이 끝나고 다시 한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좋게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중 시즌제를 도입한 게임들은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지 못했고, 그리 수명이 길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삼국지 전략판은 그동안의 시즌제 전략 SLG가 얻지 못했던 인기와 흥행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1일부터 시즌2 도입이 시작된 서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출 순위를 보면 그 인기는 전혀 식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5천만 건을 돌파하고, 국내 구글플레이에서 게임 전략 부문 최고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5월 7일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전체 매출에서 5위. 원스토어 전체 매출 2위, 애플 앱스토어 전체 매출 10위 등 출시된 지 3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그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심지어 최고 순위는 구글과 애플에서 3위, 원스토어에서는 1위까지 오른 바 있다. 릴리스게임즈의 ‘라이즈 오브 킹덤즈’를 제치고 흥행한 전략 SLG의 반열에 오른 것.

'삼국지 전략판'의 최근 순위 추이. (출처:게볼루션)

그렇다면, 이 게임은 왜 이토록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일단 전략 SLG 자체의 재미가 기본으로 들어있기 때문이다. 전략 SLG에는 메인이 되는 성을 중심으로 그 안에 있는 건물을 구축하고 병력을 키워 규모를 늘린 뒤 외부에서 자원을 끌어모아 성장시키는 개념은 그대로 들어가 있다. 

원하는 대로 즉시 바꿀 수 있는 병사의 병과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성장을 위한 조작을 간소화한 부분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고, 전투력이 기준이 아닌 병과의 상성에 따라 전투 결과가 바뀌는 전략 요소 등 편의성과 전략 요소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심지어 새벽 2시부터 6시까지는 체력 소모량을 2배로 늘려서 계속 게임을 하지 말고 최소한의 수면은 취하라는 나름의 배려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략 SLG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던 과금러 우대, 이른바 VIP 시스템을 배제한 부분이 눈에 띈다. 그리고 등급이 높은 이른바 5성 장수를 뽑거나 현질로 재화를 쌓는다고 해서 강력해지는 것도 아니다.

한 명의 유저가 높은 등급의 장수를 모으고 많은 과금을 통해 재정과 병력을 탄탄히 해도, 무과금 유저로 구성된 동맹이 맹주가 내리는 전략을 기반으로 전투를 벌이면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전략 요소가 있는 것.

일부 고래 유저가 게임을 이끄는 것이 아닌 집단 유저가 게임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은 전략 SLG 장르에서는 게임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동기가 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과금을 할 필요가 거의 없는 게임임에도 매출 순위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는 것은, 많은 부분을 시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첫 시즌을 즐긴 유저들은 시즌의 결과와 새 시즌의 조별 명단이 공개된 뒤, 서버 점검을 거쳐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다. 새 시즌이 시작될 때는 유저가 가진 캐시(옥벽, 금화)와 장비, 재료 및 도면, 장수 카드와 진급 수, 각성 상태, 훈련한 전법과 전승 전법, 전법의 훈련 진도는 그대로 계승된다.

하지만 유저가 한 시즌동안 쌓았던 명성과 영지 규모, 자원, 책서, 동전, 장수의 레벨과 경험치, 스탯, 고유 전법 레벨, 학습 전법, 그리고 지도에 있는 모든 것들도 초기화되며 시즌에서 맺었던 모든 동맹도 초기화된다.

새 시즌에서는 전투의 양상을 뒤엎을 수 있는 협객군 시스템, 실제 역사 속 사건을 반영한 ‘사건 전법’, 보유 장수 및 상황에 따른 조합을 통해 새로운 버프 효과를 얻게 되는 ‘병서’, 그리고 ‘사마의’, ‘손상향’, ‘장료’ 등 신규 장수가 등장하는 등 더 치열하고 활발한 전쟁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시즌2 공개로 이 게임을 처음 접한 신규 유저는 ‘지금 시작하면 늦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미 시즌2로 넘어간 유저를 따라잡을 수 없지 않느냐라는 것이다. 이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일단 명확히 다시 얘기하자면, 이 게임은 모든 서버에서 한꺼번에 시즌2가 시작되는 게 아니라, 해당 서버가 오픈된 시점부터 일정 기간 이후에 시즌2가 진행되는 것이다. 그리고, 신규 유저는 시즌2가 막 시작된 서버에는 들어갈 수 없다.

물론, 시즌2 콘텐츠를 접하고 싶다는 일념 하에 시즌2가 시작되고 3일 이후에 계정을 생성하거나, 시즌2 진입을 앞둔 서버에 들어간 뒤, 며칠 뒤에 시즌2를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유저들은 일정 기간 동안 모은 장수들과 장비로 시작하기에, 숙련도와 확장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또한 시즌2 서버에서는 시작 3일 이후에 새로 계정을 생성할 경우 초보자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이래 저래 손해인 셈. 그래서 초반부터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거나, 초반 이후에 다른 유저들에게 위협을 받을 확률이 높고, 결국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시즌1을 게임에 익숙해지는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서버에서 천천히 게임을 즐기면서 동맹을 맺고 동맹원들과 연대하며 실력을 키우는 것이 시즌2를 임하는 올바른 자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새로운 서버일수록 출발선은 동일한 만큼,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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