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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점수와 랭킹점수의 차이와 게임에 적용할 때 고려해야 하는 변수들

PVP가 중요한 콘텐츠인 게임에는 ‘랭킹’이나 ‘리그’라는 개념이 있다. 상위 리그에 소속된 유저는그 자체로 자부심을 가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게임에는 자신의 실력과 비슷한 적절한 상대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매치메이킹’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매치메이킹’ 시스템이 유저의 실력만 정확하게 반영하면 되는 것일까? 아쉽게도 게임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 이유를 네오플 액션스튜디오 BBQ 개발실 김호용씨에게 들어보자.

김호용씨는 인텔리전스랩스 매칭팀에서 매치메이킹 시스템과 랭킹 시스템을 고안하는 업무를 담당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MMORPG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래서 흔히 사용되는 ELO 시스템을 만들어서 유저의 실력을 숫자로 계량했고, 이 시스템을 게임에 그대로 적용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유저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개발팀의 반응도 좋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매치매이킹 시스템’을 ‘실력’만 정확하게 측정하는 도구로만 바라보면, 김호용씨의 대응은 틀리지 않았다. 만약에 ‘체스’나 ‘바둑’처럼 철저하게 실력만 고려하면 되는 곳이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게임’이라는 것이다. 게임은 반복해서 플레이하게 만드는 것, 즉 ‘동기부여’도 중요한 데 이를 간과했던 것이다.

이 사례를 통해 김호용씨는 ‘실력점수’와 ‘랭킹점수’의 목적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실력 점수의 목표는 유저들의 실력을 점수로 정량화해서 정확하게 추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각종 게임에 사용되는 ‘랭킹 시스템’이나 ‘랭킹 점수’의 목표는 무엇일까? ‘실력을 표현하는’ 측면도 있긴 하지만, 여기에 유저가 반복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만드는 동기를 제공하는 것도 추가된다. 그리고 게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에게 모두 동기를 부여하려면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서 매치메이킹 시스템을 고안해야 한다.

그렇다면 게임에 적절한 시스템을 만들 때,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지표는 무엇일까? 일단 가장 중요한 지표는 ‘랭킹 점수에 실력을 얼마나 반영할 것인가?’이다. 게임이긴 해도, 결국 랭킹이라는 것은 유저의 실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기에, 이것은 가장 중요한 지표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적용할 대상이 게임이기에, 이것만 가지고 좋은 시스템이 나오진 않는다.

그래서 여기에 ‘플레이 횟수를 얼마나 반영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플레이를 많이 했을 때 더 많은 보상을 준다든지, 일정 판수 이상이 되어야 랭킹에 포함되게 한다든지, 일정 수준으로 연승을 했을 때 보너스를 준다든지 등이다. 이런 것은 유저 입장에서 게임을 계속하게 만드는 동기가 된다.

‘대기 시간’도 중요하다. 개발자들은 MMR이라고 불리는 점수를 만들고, 비슷한 점수를 가진 유저들이 만나도록 설계한다. 그런데 유저 수가 많지 않거나, 점수의 체계에 따라서는, 한 게임을 하기 위해서 오래 기다리는 유저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가급적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 그래서 대기 시간이 길어졌을 때, 이 MMR이 얼마나 확장되는지(실력이 다소 차이가 나는 사람이라도 서로 만나게 한다든지)도 중요한 문제다. 물론, MMR을 너무 확장하면 실력 차이가 큰 유저들끼리 만나게 되니, ‘적절한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른바 ‘주차’ 플레이를 방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유저들은 똑똑하다. 특정 구간에서 더 플레이를 하는 것이 손해라고 느껴지면, 딱 거기까지만 한다. ‘5급 주차’ 라든지 ‘플래티넘 주차’라는 용어가 나오는 이유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랭킹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값을 조정해서, 게임을 안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랭킹이 내려가게 만드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아니면 특정 구간에 올라가면 패배해도 랭킹이 내려가지 않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한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김호용씨는 이런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시스템을 다시 설계했다. 그리고 게임에 적용하기 전에 시뮬레이션도 돌려봤다. 나름 괜찮은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실제로 게임에 적용했을 때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첫 시도에 비하면, 굉장한 발전이었다.

그는 강연을 마치며 “랭킹점수 시스템은 실력점수 시스템과 목표부터가 다르다. 그리고 각 게임의 기획 의도에 따라서, 다른 내용으로 적용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게임 개발자들은 여러 방식으로 시뮬레이션을 하게 되는데, 앞으로 이 시뮬레이션이 게임 개발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이라고 본다. 이 부분에 대한 연구 개발도 꾸준하게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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