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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터져나온 카카오 사태, 플랫폼 기업과 상생할 수 있을까?
  • 안병도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9.1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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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지극히 간단하고 쉬웠으며 유익했다. 10년전, 모바일 시대를 맞아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에서 작동하는 쉬운 메신저앱을 원했다. 비싼 휴대폰 문자 대신 간단한 메시지를 무료로 보낼 수 있는 앱 말이다. 외국에서 나온 왓츠앱이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유료였다. 이때 한국 사용자에 특화된 노란색의 귀여운 앱이 무료로 출시됐다. 바로 '카카오톡'이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카카오톡의 대중화는 이통업계에 폭풍을 불러왔다. 건당 20원의 문자메시지로 폭리를 얻던 국내 이통사는 카카오톡 보급과 함께 문자로는 더이상 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실감했다. 이어서 보이스톡으로 통화까지 제공하자 결국 데이터로 수익모델을 전환했다.

국민 메신저는 되었지만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던 카카오톡은 소셜 게임 '플랫폼'으로 대박을 쳤다. 친구에게 메신저로 추천해서 게임을 홍보하는 '애니팡'의 성공이다. 여기서 카카오톡은 중소형 게임회사의 희망으로 떠오르며 같이 성장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같이 게임하자는 친구의 메시지는 어느새 피곤해지고 제한되기에 이르렀지만 당시에는 분명 참신하고 혁신적이었다. 이후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통해 금융업을 시작했고 택시, 배달 등 외국의 최신 플랫폼 기업의 성공모델을 도입해 승승장구했다. 그 배경에는 국민 메신저라는 엄청난 보급률이 있었다. 

사용자는 이미 설치해놓은 카카오톡을 통해 이런 서비스를 부담없이 무료로 쓰고, 카카오는 모든 사업에서 초기진입을 너무도 쉽게 할 수 있었다. 플랫폼과 사용자와 서비스 공급자 모두가 행복해지는 순간이 분명히 최근까지는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이상 아니다. 애플이 완고하게 고정된 결제 수수료를 고집하고, 구글이 비싼 인앱결제를 강요하는 세상이 됐다. 친절하고 따뜻해 보였던 노란색의 카카오도 우리에게 이빨을 드러내 보이기 시작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금산분리 위반까지 이른 것이다. 과연 카카오는 초기에 우리가 보았던 그 회사가 맞을까? 아니면 그저 한국을 배경으로 성장한 또 하나의 탐욕스러운 플랫폼 기업일까?

카카오는 현재 미용실, 네일숍, 영어교육, 스크린골프 등 골목상권에 가까운 영역부터 결제,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 서비스와 택시, 대리운전 호출 등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전방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6년 70개사였던 카카오의 계열사는 올 6월 말 기준으로 해외법인까지 158개사에 달한다.

특히 카카오는 직접 개발한 새로운 사업으로 시장을 공략하기보다는 기존 서비스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다. 카카오헤어샵은 카카오가 2015년 투자 자회사를 통해 기존 서비스 업체(하시스)를 인수한 뒤 현재 자회사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가 왜 이런 일까지 하는지 모르겠다거나 미용실 예약이 무슨 혁신사업이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카카오가 진출한 시장에서 수수료로 잡음이 일어나는 곳도 많다. 카카오헤어샵은 최대 25%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 네이버에선 결제 수수료 2.9%를 제외하고 예약 수수료가 없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업계 상생을 위해 내놓은 변동 요금제에도 우려하는 업계의 목소리가 많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공정위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이 같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 본사를 찾아가 현장 조사를 벌였다.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한 자료가 누락되거나 허위로 보고된 정황을 포착해 직권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임직원 대부분은 김 의장의 가족으로 구성돼있어 경영권 승계 등의 과정에서 절세목적이 있다는 의심이 있다. 또한 일부지만 금산분리 위반 혐의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과연 이런 카카오가 우리 사회와 상생할 수 있을까? 카카오는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5년간 3,000억원 조성, 케이큐브홀딩스의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상생안을 밝혔다. 그러나 여론에 밀린 나머지 급조한 대책이란 지적과 함께 그나마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내놓은 곳은 카카오모빌리티뿐이란 점이 문제다.

카카오는 다시 한번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존의 낡은 기득권을 혁신하는 도전자로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서비스 공급자와 사용자 양쪽의 만족을 얻으면서 플랫폼 수익을 자연스럽게 얻는 방식을 다시 세워야 한다. 전세계적으로도 플랫폼 기업의 탐욕을 규제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더 커진 기업에게는 더욱 큰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 그것을 명심할 때 플랫폼 기업은 사회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카카오

안병도 칼럼니스트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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