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8개월째 게임 판호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이 여파로 수많은 중국의 게임 업체들이 문을 닫았고, 중국에서 출시되는 신작의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 보고서에서는 “중국 정부가 게임시장을 정화하는 중이다”라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 2021년 7월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게임 판호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2021년 8월에 중국에서 미성년자 셧다운제가 강화되고, 중국 매체 ‘경제참고보’가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다’라는 취지의 기사를 올리는 등 게임 산업을 둘러싼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8개월 동안 게임 판호가 발급되지 않자, 중소 게임 업체들은 바로 타격을 입었다. 텐센트나 넷이즈처럼 굵직한 게임을 출시하는 업체는 그나마 버틸 수 있지만, 다수의 캐주얼 게임을 출시하거나 하이퍼 캐주얼 게임으로 광고 수익을 노리는 중소 게임 업체들은 당장 돈줄이 끊긴다. 중국 매체 증권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게임 판호 동결 이후에 중국에서 약 14,000개의 게임 업체가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큰 업체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게임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던 바이트댄스는 캐주얼 게임 사업을 담당하던 자회사의 인력을 대거 정리해고 했다고 한다. 다른 업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서 미성년자 셧다운제가 강화되면서 캐주얼 게임이 설 자리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텐센트의 성장률도 꺾였다. 2021년 텐센트의 게임 매출은 11.6% 증가했지만, 중국 매출은 6% 증가하는 데 그쳤고 해외 매출이 31% 증가했다. 2021년 4분기 중국 게임 매출 성장률은 불과 1%다.

판호 동결 때문에 중국에서 출시되는 신작의 수도 감소했다. 중국 앱스토어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매달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의 수가 전년과 비교해서 눈에 띄게 감소했다. 또한, 텐센트, 넷이즈, 퍼펙트월드 같은 규모 있는 업체의 비중이 상당히 올라갔고, 중소 게임 업체들의 비중은 크게 감소했다. 중국 게임 산업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심해진 것이다.

이런 와중에 한콘진이 공개한 보고서에는 ‘중국 정부가 게임시장을 정화하는 중이다’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한콘진은 지난 17일 ‘2022년 중국 게임산업을 이해하는 4가지 키워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에서 한 전문가는 게임 판호에 대해서 “2021년 발급된 판호는 2020년 대비 50% 수준인 755건이고, 2021년 8월부터는 발급이 아예 중단됐다”라며 “연령등급 표기, 미성년자 보호, 중국문화 확산 등 몇 가지 이슈를 중심으로 판호 규정을 재정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해당 전문가는 이어서 “이런 표면적인 이유와 함께 중국 정부는 관리감독이 힘들고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 수많은 게임 업체들의 자진폐업과 사업청산을 유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라며 “다수의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통해 중국 정부가 게임시장을 정화하여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주장한다”라고 전했다. 해당 의견이 정확하게 누구 의견인지는 나와있진 않지만, 중국 정부의 궁극적인 목표가 ‘게임 산업을 정화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한 것이다.

중국에서 게임 판호가 언제쯤 다시 발급될 지는 알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8년에도 정부 조직을 개편하면서 게임 판호 발급을 약 9개월간 중단했었다. 지금은 게임 산업을 둘러싼 분위기가 그 때보다 더 좋지 않기에, 판호 발급 중단이 더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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