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가 다운로드 건당 요금을 받는 과금 정책을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소규모 개발사는 이 과금 정책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골자다.

유니티는 지난 14일, 유니티 엔진에 대한 새로운 과금 정책을 발표했다. 연매출과 다운로드 건수가 일 정 수준이 넘어가는 경우에는, 게임이 설치될 때 마다 최대 0.2 달러를 청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정책은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의 소규모 개발자들에게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앞으로 유니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탈유니티 선언’이 이어졌고, 강도 높은 어조로 유니티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는 개발사도 계속 나왔다.

유니티는 FAQ 자료를 배포하며 “90% 이상의 고객사는 이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지만, 개발자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유니티가 살해협박을 받아서 유니티의 미국 사무소 2곳이 임시 폐쇄되는 일도 발생했다.

결국 유니티는 한 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소규모 개발사가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인 ‘유니티 퍼스널’에는 이번에 발표된 정책이 적용되지 않는다. ‘유니티 프로’와 ‘유니티 엔터프라이즈’에는 다운로드 당 과금 정책이 적용되지만, 조건이 변경됐다. LTS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한 유니티 엔진, 연매출 100만 달러, 설치 100만 건 이상 3조건을 모두 만족한 게임에만 적용되며, 개발사는 월 매출의 2.5%와 신규 유저 수에 따른 런타임 요금(다운로드 건당 과금) 중에서 낮은 비용을 선택해서 지불할 수 있게 된다. 개발사에 선택의 여지를 더 준 것이다.

유니티의 마크 휘튼은 유니티 홈페이지 블로그를 통해 “우선 죄송하다. 새로운 과금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고객사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했어야 했다”라며 “고객사들이 우려하는 점을 잘 들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변경한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유니티의 목표는 개발사를 계속 지원하고, 유니티가 게임 엔진에 계속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유니티는 게임 산업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라고 밝혔다.

유니티가 한 발 물러나긴 했지만, ‘신뢰’라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이번 사태로 인해 전 세계의 수 많은 소규모 개발사들이 ‘앞으로 계속 유니티를 믿을 수 있느냐’라는 의문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한 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하기 힘들다. 앞으로 유니티는 소규모 개발사들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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