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가 ‘런타임 요금’(설치된 횟수에 따라 요금을 부여하는) 정책을 발표한 이후에 전 세계의 소규모 개발자들로부터 맹렬한 비판을 받았다. 결국 유니티는 정책을 대폭 수정했지만, 소규모 개발자들은 장기적인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고도 엔진’이다.

유니티는 지난 14일 ‘런타임 요금’이라는 새로운 과금 정책을 발표했다. 게임의 연매출과 설치 건 수가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해당 게임이 한 번 설치될 때 마다 개발사에 일정 금액을 청구하겠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 요금제가 발표되자, 전 세계의 소규모 개발자들이 격렬하게 비판했다. 몇몇 업체는 험악한 어조로 성명을 내면서 ‘앞으로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전 세계의 격렬한 비판을 마주한 유니티는 결국 백기를 들고 정책을 수정했다. 런타임 요금의 요건을 완화했고, 개발사가 매출 2.5%와 런타임 요금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한국에서는 국정감사 소재가 될 뻔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유니티의 런타임 요금제와 관련해서 유니티테크놀로지스코리아 김인숙 마케팅 부사장을 오는 10월에 열리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하는 것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유니티가 런타임 요금 정책을 수정하면서 국정감사 증인신청은 철회됐다. 정황상,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 유니티 본사의 정책 수정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유니티 입장에서는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상황이 좋지 않다. 우선, 전 세계에 있는 수 많은 소규모 개발사들이 이번 일로 인해 장기적으로 유니티 엔진을 계속 사용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와 비슷한 일이 또 다시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는 몇몇 중견 게임 개발사들도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이런 와중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고도 엔진’(Godot Engine)이다. 고도 엔진 개발자는 불특정 다수의 후원을 통해 엔진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유니티 사태 이후에 고도 엔진에 대한 후원이 급증했다. 로열티가 없는 오픈 소스 엔진이라는 점에서, 유니티 사태 이후에 소규모 개발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고도 엔진 개발자는 최근 유니티에서 빠져나오는 개발자입장에서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유니티 난민’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몇몇 개발사들의 탈유니티 선언과 ‘고도 엔진’에 대한 후원 급증이라는 일련의 흐름이 앞으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아니면 유니티가 다시 개발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 이는 앞으로 꾸준하게 지켜볼 만한 사안이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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