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부터 소프트맥스가 선보인 전략 RPG(SRPG) ‘창세기전’ 시리즈는 한국 게임계에서 크게 자리잡고 있는 지적재산권(IP)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중년 이상의 게임 유저라면 적어도 이름은 들어봤거나, 플레이한 경험은 있을 것이다.

특히 ‘창세기전3’는 2001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그 성공으로 소프트맥스는 코스닥에 상장하는 영광을 누렸다. 물론 그 영광은 ‘창세기전3 파트2’까지였다. 그 이후 출시한 여러 게임들이 흥행에 실패하며 소프트맥스는 암흑기에 접어들었고, ‘창세기전’ IP로 몇 가지 게임을 선보이려 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소프트맥스는 지난 2016년 넥스트플로어(현 라인게임즈)에게 ‘창세기전’의 IP 권한을 20억 원에 매각했고. 게임 회사로서의 수명을 다 했다. 그러나 라인게임즈는 그 이후 ‘창세기전’ IP를 다시 살리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고, 무려 7년이 지난 2023년에 그 결과물이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됐다. 그것도 한꺼번에 두 개의 게임이 다른 플랫폼으로 선을 보이게 됐다.

지난 2일 라인게임즈 본사에서는 ‘창세기전’ IP 기반으로 출시되는 2종의 게임에 대한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닌텐도 스위치용 ‘창세기전 : 회색의 잔영’, 그리고 모바일용 ‘창세기전 모바일 : 아수라 프로젝트’의 소개가 진행됐다.

 

■ 콘솔 플랫폼으로의 귀환, ‘창세기전 : 회색의 잔영’

먼저 공개한 게임은 ‘회색의 잔영’으로, 개발사인 레그스튜디오의 이세민 디렉터가 맡았다. 발표에 앞서 그는 사과부터 했다. 당초 2022년에는 출시한다고 한 부분이다. 개발 기간이 길어져 출시가 늦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레그스튜디오, '이세민 디렉터'

‘회색의 잔영’은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처음엔 유니티 기반의 3DS용 게임으로 시작됐지만 이후 스위치로 바뀌었고, 그 뒤에 게임 엔진을 언리얼로 바꿔 개발을 진행했다. 보통 이런 케이스라면 아예 해체를 하고 재결성하거나 개발자들이 바뀌기 마련인데, 라인게임즈는 기존 인력이 R&D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고 한다. ‘창세기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뭉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발 기간도 지연됐지만 결정적으로 게임의 정보가 거의 공개되지 않으면서 유저들의 걱정도 점차 커졌다. 이 부분은 오롯이 이 디렉터의 문제라고 했다. 일정이나 여건 등 고려했을 때 공개하지 않는게 났다고 판단했다. 제대로 잘 만드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이를 고집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소통을 잘 할 걸’ 하는 아쉬움과 죄송함이 있다고 고백했다.

레그스튜디오는 압도적 스케일과 독특한 게임 서사를 가진 ‘창세기전’을 최신 기술로 리빌딩하고, 그리움과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타이틀 개발을 목표로 했다. 이를 통해 모두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잘 만들어진 한국산 IP 게임 개발을 진행했다는 것.

‘회색의 잔영’의 포지션은 크게 4가지를 잡았다. 클래식한 SRPG 전투와 모험 모드로 돌아다닐 수 있는 현대적 플레이, 서양이나 동양이 아닌 독특한 비주얼, 대하 사극과 무협, 중세 판타지와 SF를 결합한 스토리 등이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사랑받은 IP를 글로벌까지 전달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이 게임이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 2021년 라인게임즈의 기자간담회(LPG)였다. 그 이후 팀의 목표를 명확히 했고, 그 결과 출시될 제품판은 스크린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렸다. 프레임도 고정 30FPS을 구현했고, 기존의 문제를 개선하고 R&D를 병행해 스위치 게임 중 상위권의 품질을 선보일 예정이다.

모험 모드에서는 필드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상자를 열어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은 물론, 적이 보일 때 부딪히거나 피하며 교전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의 턴과 탐색을 빼서 직관적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이때 리더를 누구로 선택하느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전투에 돌입하면 전술 모드가 발동된다. 타일 방식의 턴제 전투로 진행되며, 클래스 체인지를 하던 원작과 달리 상위 승급 시스템을 적용해 일부 캐릭터는 승급이 가능하다. 또한 정해진 스킬 트리가 있고, 포인트를 활용해 자유롭게 습득할 수 있다. 

초필살기로 전세 역전도 가능하지만, 화면 가득 채우는 광역기는 아니라고 한다. 더불어 초인급 캐릭터에 대항하기 위한 전투 메카닉인 마장기도 등장하는데, 나는 물론 적도 탈 수 있다. 어느 시점에서 마장기나 초필살기를 써야 할지, 어떻게 배치하고 회피해야 할지 등이 승패를 좌우한다. 한 마디로 클래식한 턴 베이스의 SRPG 전투다.

게임의 스토리는 한국 게임 사상 최고라고 평가되는 내용을 게임으로 완성했다고 한다. 라인게임즈는 ‘창세기전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고, 그 시작이 ‘회색의 잔영’이다. 압도적 스케일의 장편 대하 역사 드라마를 즐기는 기분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게임 설정과 세계관 이해를 돕기 위해 ‘안타리아의 서’를 제공, 색이 다른 키워드가 보일 때 확인 가능하다. 

그렇다면, ‘회색의 잔영’에서 원작과 다르게 새롭게 만든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 일단 캐릭터들은 원작처럼 룬마법을 쓰지 않는다. 캐릭터의 특성이나 클래스의 설정에 맞게 계열을 재배치했다고 한다. 

그리고 원작에서는 무기를 별도의 브랜드로 파는 상점이 있었는데, ‘회색의 잔영’에서도 특정 지역에 등장한다. 참고로 ‘창세기전3’에서 무기 업체 간의 군수 경쟁을 다루는 부분이 있는데, ‘창세기전2’의 시점에서는 이런 상황이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 디렉터는 ‘슈퍼로봇대전’ 이야기도 꺼냈다. SRPG 중 캐릭터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게임으로 생각한다는 것. 그 게임에서 캐릭터의 정신기 리스트를 보면 성격이 보인다고 한다. 그와 비슷하게 ‘회색의 잔영’에는 패시브라는 게 있는데, 이것을 보면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게임화 했는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게임의 유통은 한국닌텐도가 독점으로 진행한다. 플랫폼 홀더, 특히 한국닌텐도가 서드파티 게임을 유통하는 건 상당한 희귀 케이스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오랜 기간 소통을 꼽는다. 이디렉터는 한국에서 중요한 IP를 이용만 하는 게 아니라, IP에 대한 애정을 게임화하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게임의 최종 스펙 장르는 싱글 플레이의 묘미를 살린 어드벤처 SRPG,이다. 플레이 타임은 80시간 이상 예상하고 있다. 개발 엔진은 언리얼 엔진 4.2이며, 한글 자막과 음성이 제공된다. 풀더빙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에 대응하고 있다. 12세 이용가로 패키지와 다운로드로 출시된다. 가격은 일반판이 64,800원, 한정판은 168,000원이 책정됐다.

이번 행사에서 한정판의 구성은 비공개이다. 곧 예약 판매를 시작하며, 구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실 욕심은 끝이 없지만, 그 구성이면 좋아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팀원들도 샘플 보고 탐내고 있다”며 이 디렉터는 웃었다.

다회차 요소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회차 기반의 멀티 엔딩은 없다는 것. 다만 1회차 때 얻은 몇 가지 요소와 성장한 캐릭터를 DLC나 용자의 무덤 콘텐츠에서 사용하는 개념이 될 것이라고 귀뜸했다.

체험판은 11월 중 공개된다. 1~2챕터 분량이며 ,기본 플레이 감각을 확인하는 정도의 분량이다. 1챕터는 GS와 동료들이 일련의 사건을 조사하는 스테이지이며, 2챕터에서는 이올린이 등장한다. 세이브 파일은 제품판으로 연동해 이어서 즐길 수 있다.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3의 에픽게임즈 BTC 부스에서도 체험이 가능하다.

제품판은 12월 중 출시되고, 총 42챕터로 완결된다. 특히 라인게임즈의 스위치용 게임 ‘베리드스타즈’의 세이브 파일이 있다면 특전이 주어지며, 3챕터 시작 시 얻을 수 있다. 

출시 이후 내년 상반기에 DLC를 출시한다. 용자의 무덤을 포함한 콘텐츠 추가와 밸런스 조정이 이뤄진다. 더불어 내년 중에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을 지원하는 글로벌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 이후 정리가 되면 PS나 Xbox, 스팀 등 타 플랫폼으로의 출시를 진행한다. 이때는 제품판과 DLC 합본 형태가 될 예정이다.

사실 이 디렉터 본인은 액션 게임에 특화되어 있는데, 나중에 어느 정도 실적이 생기면 그걸로 다른 걸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당분간은 ‘창세기전’ IP를 콘솔 플랫폼에서 현대화시키는 것에 집중한다고 한다. 

‘베리드스타즈’의 특전 추가는 라인게임즈가 콘솔 게임에 진심인 회사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 추진했다고 한다. 이 디렉터가 세가의 ‘용과 같이’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전작에 대한 연동이나 특전 지급 요소가 좋아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를 내부에 제안했고, ‘베리드스타즈’의 5명의 주인공 캐릭터와 관련된 아이템이 지급될 예정이다. 참고로 타 플랫폼 출시때는 그냥 지급할 생각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성능이 좋아서 오래 쓸 수 있다는 힌트도 줬다.

■ 모바일 게임으로 등장,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

다음으로 공개한 게임은 모바일 게임인 ‘창세기전 모바일 : 아수라 프로젝트’(이하 아수라 프로젝트’다. 발표는 개발사인 미어캣게임즈의 남기룡 대표가 맡았다.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아수라 프로젝트’는 원작의 감동을 충실히 재현한 SRPG다. ‘창세기전2’와 외전인 ‘서풍의 광시곡’, ‘템페스트’를 아우르는 스토리를 풀어가는 게임이며, 여기에 오리지널 스토리인 ‘네메시스’도 함께 풀어간다. 여주인공인 ‘이올린’을 중심으로 한 프리퀄 스토리다. 남 대표는 “원작은 찐팬으로서 유저들과 과거의 감동을 새롭게 느낄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게임의 특징은 전략이 살아있는 전투 시스템이다. SRPG 장르의 재미 요소를 충실히 구현한데 더해, 원작의 재미 요소를 기반으로 색다른 재미를 가미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 핵심 요소는 롤플레이와 클래스, 전략 등이며, 여러가지의 상성과 스킬, 엄호 등 전략적 재미 요소가 담겼다. 물론 편의를 위한 자동 전투 기능도 있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타일 방식으로 전개된다. 적 캐릭터를 지정하면 전투 전 상태와 속성 등이 보여져 전투 결과를 가늠케 한다. 전투는 화려한 액션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며 진행된다. 물론 광역 공격은 타일 형태에서 이뤄진다. 

전투 중 보여주는 화려한 연출의 초필살기도 특징이다.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며, 유저 눈높이로 재해석해 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50여 종의 캐릭터가 등장하고, 이들을 조합해 전략을 펼치는 재미를 주도록 개발됐다.

그 외에도 거대한 적을 공략하는 레이드와 여러 형태의 던전, 다른 유저와 강함을 겨루는 격투장 등이 있고, 이외에도 많은 콘텐츠와 재미 요소가 준비되어 있다. 

스토리 모드는 3~400개 정도로 구성된 스테이지 형태로 즐긴다. PvE 콘텐츠인 ‘용자의 무덤’이 엔드 콘텐츠이며, 시즌별 랭킹으로 경쟁하는 방식이다. 난이도를 다르게 구성하고, 캐릭터가 죽으면 그 캐릭터를 더 쓸 수 없는 방식 등으로 구성된다. PvP 콘텐츠도 있지만 오픈 스펙은 비동기 방식이며, 이후에는 순차적으로 실시간 PVP이나 길드전을 추가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남 대표는 수집형 RPG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캐릭터와 장비 뽑기가 기본 모델이다. ‘창세기전’ IP를 오래 유지하려는 게 목표이기에 과도한 과금을 지양하고, 가능한한 유저들이 쉽게 즐기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메인 콘텐츠가 스토리인데, 무과금이어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수집형 RPG라면 아무래도 최고의 캐릭터를 뽑는 게 중요할 수 있다. ‘창세기전’ 세계관에서 최강자는 흑태자인데, 그를 뽑으면 전투를 압도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아수라 프로젝트’에서는 밸런싱이 되어 있다고 한다. 

특별한 모드에서는 위엄을 보여주지만 용자의 무덤이나 PvP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며, 이를 유저가 양해해줄 것이라고 남 대표는 밝혔다. 모든 캐릭터가 최고 등급이라면 각각 장단점과 상성이 있어서 비슷한 효과가 난다는 것. 캐릭터의 다양한 조합을 짜는 재미를 원하지, 특정 먼치킨이 지배하는 건 원치 않는다고 한다.

‘아수라 프로젝트’는 ‘창세기전2’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 중 ‘창세기전2’의 스토리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캐릭터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 이후에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할지, 옴니버스로 ‘서풍의 광시곡’을 할지는 논의 중이라고 한다. 

남 대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이기에, 가능하면 이어서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최종 목표는 ‘창세기전3 파트2’까지의 스토리를 끝내는 것이라고 한다. 주요 업데이트는 2주 단위로 진행하지만, 스토리는 한 달 단위로 추가될 예정이다.

참고로, 라인게임즈의 PC 플랫폼인 ‘플로어’를 통한 PC 클라이언트 제공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아쉽지만 동시는 아니고 모바일 플랫폼으로 먼저 출시할 예정이며, 최대한 빨리 선보인다는 입장이다. 남 대표는 ‘아수라 프로젝트’를 모바일보다 PC로 하기를 바란다는 입장도 전했다.

 

■ ‘창세기전’ IP의 총 본산, ‘팀 안타리아’

이렇게 ‘창세기전’ 기반 게임이 나오기까지는 게임의 IP를 총괄한 특정 조직이 중심이 됐다. 바로 ‘팀 안타리아’다. 

이경진 ‘창세기전’ IP 디렉터

이경진 ‘창세기전’ IP 디렉터는 팀 안타리아에 대해 “’창세기전’ 시리즈의 시작과 끝 모두를 계획하고 실행하며, 모든 진행 사항을 총괄하는 팀”이라고 소개했다. 

두 게임 개발사가 앞서 소개한 게임을 개발하는데, 팀 안타리아는 게임 개발의 제작과 관리 및 지원, 가이드의 역할을 진행했다. 또한, 두 회사끼리 디자인과 음성 등 각종 리소스를 교환해 일치감을 높이는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즉, 창세기전 세계가 통일성 있게 만들어지고, 개발사가 제작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윈윈하는 관계가 되는 것을 추구하는 조직이라는 것이다. 

제일 처음 진행된 프로젝트인 ‘회색의 잔영’의 경우 이미지 등 필요한 모든 리소스를 제공했다. 또한 대본도 중요한데, 원작자 중 한 명인 이래연 님이 참여해 제작을 진행했다. 그리고 화면 구도나 시대 변화에 따른 차이 등을 모아 개발 요청서를 만들어 제공했고, 성우와 BGM 제작을 3개월에 걸쳐 진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수라 프로젝트’에는 기존에 구축된 리소스와 문서를 모아 제공했고, 앞서 진행된 캐릭터들의 그래픽과 배경, 음성 등을 제공했다. 특히 ‘창세기전4’가 만들어지면서 설정을 과하게 잡은 것들이 있었는데, 통일된 세계관을 구축해서 잘 받아들일 수 있게 진행했다. 더불어 세계관 기반의 신규 스토리도 일정 간격으로 개발사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팀 안타리아는 기존 5개 작품들 외에 리메이크나 신작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가능한 다양하게 풀어내서 향후 ‘창세기전’ 전체 이야기를 게임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창세기전’ 1편과 2편 이후로 계획하는 게임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 ‘창세기전3’와 파트2, ‘서풍의 광시곡’, ‘템페스트’의 정리를 다 해놓은 만큼, 발매 순서에 상관없이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대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창세기전’은 스토리가 이어지는 만큼 전작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러지 않아도 이해하는 걸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오래된 게임 IP를 다시 작업하려다 보면 리소스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IP 정립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분명 있었을 텐데, 다행히 소프트맥스에 있던 차량 2대 분의 모든 하드디스크를 직접 가져왔다고 한다. 그것들을 모두 뒤져 문서나 비주얼, BGM 등 리소스를 정리해 분석하고 문서화했다는 것. 이를 통해 캐릭터의 직함이나 오타 등도 정리를 하게 됐다고.

그 외에도 ‘주사위의 잔영’과 ‘창세기전4’의 시공간을 넘는 설정도 있었는데, 무리한 건 정리했다고 한다. 또한 피쳐폰 시절 게임인 ‘크로우’의 내용은 각색되어 ‘회색의 잔영’에 많이 반영됐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원작자인 최연규 디렉터와 함께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는 초안과 세계관을 정리할 때 자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독립해 이 프로젝트를 떠난 상황이다.

‘회색의 잔영’과 ‘아수라 프로젝트’ 모두 12월에 출시된다. 같은 IP가 다른 게임으로 동시에 선보이는 건 이례적인데, 행사에 참여한 3명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창세기전’ IP를 알리는 입장에서 접근성이 높아지고, 저변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좋고, 두 게임이 지향하는 바가 달라서 독립적인 재미를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게다가 처음부터 병행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세계관이 방대하다 보니 온전히 스토리가 이어지고, 전개되려면 하나의 게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발매가 늦어지면 스토리를 잊어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동시에 진행해 모든 것이 계획이었음을 알게 될 거라고 한다.

무엇보다, IP가 정리된 만큼, 앞으로 게임 개발은 더 빨라질 것으로 자신했다. 라인게임즈 입장에서는 팀을 늘려서 1년에 하나씩 나오는 걸 최종 목표라고 했다. 그 시작은 내년 혹은 내후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각자의 소회를 밝혔다. 먼저 이세민 디렉터는 “’창세기전’을 리메이크할 생각은 소프트맥스에서 DS용 ‘창세기전’을 만들 때부터 했다. 그땐 못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합류했고 디렉터를 맡았다. 좋아할 만한 것들을 열심히 만들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 끝까지 잘 하겠다.”고 밝혔다.

남기룡 대표는 “’창세기전2’부터 광팬이었다. 그 시절 좋아했던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 등을 온전하게 모바일에서 경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줬으면 한다. 무과금에도 그때의 감성을 충분히 느낄 것이다. ‘회색의 잔영’은 온전한 작품, ‘아수라 프로젝트’는 라이브 서비스로서 둘 다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경진 디렉터는 “원작을 예전에 많이 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 일을 하면서 모든 원작을 확인하고, 점검하며 느낀 게 있다. ‘창세기전’ 시리즈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 작품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 안되면 웹소설을 써서라도 완성시켜 나갈 것이다. ‘창세기전’을 동아시아 최고의 IP를 만드는 게 목표다. 꼭 이룰 것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꼭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재미있게 게임들을 즐겨달라.”고 밝혔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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