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에픽게임즈와의 반독점 소송 1심에서 패하자,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다른 소송 합의에 나섰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미국의 각 주와 소비자에게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 대해 합의금을 지불하고, 시스템을 개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소송은 지난 2021년 7월 미국의 36개 주와 워싱턴 DC의 검찰이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에 구글을 상대로 낸 105억 달러(한화 약 13조 원) 규모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이다.

구글이 지급하려는 합의금은 미국 소비자에게 6억 3천만 달러(약 8,219억 원), 미국 주에서 사용하는 기금으로 7천만 달러(약 913억 원) 등 총 7억 달러(약 9,132억 원)다. 만약 판사가 이 합의를 승인하면 인앱 거래를 통해 불필요한 수수료를 받은 소비자에게 합의금이 지급된다.

기준은 2016년 8월 16일부터 2023년 9월 30일까지 소비자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지출한 금액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에 해당되는 소비자는 적어도 2달러, 일부는 그 이상을 받게 될 예정이다. 나머지 7천만 달러는 합의에 참여한 미국 50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구, 푸에르토리코, 버진 아일랜드 등에 배분된다.

구글이 구현하기로 한 내용은 타사 앱스토어 및 사이드 로딩, 대체 청구, OEM 조항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먼저 타사 앱스토어 및 사이드 로딩이다. 구글은 최소 7년간 타사 앱스토어를 포함한 여러 방법으로 다른 앱 설치를 지원한다. 또 최소 4년간 구글플레이에서 동시 또는 이전에 앱을 출시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구글플레이에 추가 기능 버전 제공을 위한 개발자와의 계약 체결 금지도 포함된다.

또 최소 4년간 제3자가 API를 사용해 여러 기능을 사용하는 것을 지원하고, 다른 스토어에서 설치한 앱의 업데이트에 대한 독점적 권한 유지를 허용한다. 그리고 다른 소스의 앱 설치 시도 시 경고 및 설정하는 화면을 하나로 합쳐야 한다.

다음으로 대체 청구다. 최소 5년간 대체 결제 시스템 제공을 허용해야 하며, 구글을 통한 최적 가격 제공을 강요할 수 없다. 또 소비자가 다른 결제 옵션을 쓸 경우 구글은 최소한의 필수 데이터만 수집할 수 있다.

그리고 타 결제 시스템에서의 할인 제공 홍보가 가능해지고, 이를 앱에 표시할 수 있다. 그리고 구글은 6년간 앱에서 링크 없이 다른 곳에서 할인 구매 가능하다는 내용의 구매 옵션에 대한 정보 표시를 허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OEM이다. 구글은 최소 5년간 폰 제조사와 구글플레이의 홈 화면 배치 및 독점 앱스토어에 대한 계약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제조사는 타 앱스토어를 사전 로드하기 위해 구글에 동의를 요청할 필요가 없다. 또 최소 4년간 사전 로드된 앱에 OEM 설치 프로그램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이번 합의는 지난 12일 에픽게임즈와 벌이고 있는 반독점 소송 1심에서 배심원들의 만장일치 판결로 패소한 뒤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 판결로 인해 그간 구글이 벌여온 여러 반독점 관련 소송에서 더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단 정부를 대상으로 한 소송에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에픽게임즈와의 소송은 합의 없이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그리고 이 합의는 미국 지역에서만 이뤄진 만큼,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반독점 행위와 관련해 현재 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위반했다고 판단, 47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글은 수용하지 않고 있다. 애플과 경쟁 중인 미국에서는 꼬리를 내리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이기에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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