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서비스가 종료되어 유저들이 자체 사설 서버로 운영해온 게임에 정식 라이선스가 부여됐다. 엔씨소프트의 MMORPG '시티 오브 히어로' 이야기다.  

'시티 오브 히어로'는 슈퍼 히어로물을 바탕으로 크립틱 스튜디오가 개발한 MMORPG다. 글로벌 지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미에서는 눈에 띄는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서도 엔씨소프트가 2006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다. 

게임은 뛰어난 커스터마이징, 나만의 히어로를 만들어 게임을 누빌 수 있는 특징으로 관심을 끌었다. 엔씨소프트가 판권을 사들이고, 스튜디오 인력을 흡수한 뒤 파라곤 스튜디오를 설립했었다. 이후 후속 업데이트를 지속했으나 유저 감소를 이겨내지 못했고 결국 2012년 정식 서비스를 종료했다. 개발 스튜디오 역시 문을 닫고 말았다. 

게임은 종료 이후에도 북미 지역 중심으로 일부 마니아들이 지속적으로 창작물을 내고, 세계관을 확충하는 등 관심이 높았다. 심지어 게임의 정식 서비스가 종료된 이후, 일부 유저들이 모여 몇몇 사설 서버를 개설하는 등 여전히 뒷세계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이어졌다.

엔씨소프트는 꾸준히 사설 서버의 업데이트와 관리를 이어오고,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한 한 사설 서버에 공식 라이선스를 5일 부여했다. '시티 오브 히어로: 홈커밍'으로 운영을 이어온 이 유저 사설 서버는 공지사항을 통해 엔씨소프트와의 라이선스 합의, 지속적인 업데이트, 자금 조달 및 기부 계획 등을 유저들에게 알렸다.

엔씨소프트는 여전히 '시티 오브 히어로'에 대한 라이선스를 소유하고 있지만 '시티 오브 히어로: 홈커밍' 운영진은 자체적인 서버 운영과 추가 개발에 대한 권한을 얻었다. '시티 오브 히어로: 홈커밍'은 이후에도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서버를 열 계획이며, 관련된 추가 자금은 기부금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공지사항과 FAQ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시티 오브 히어로: 홈커밍' 측에 라이선스와 관련, 따로 추가 비용 요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언제 폐쇄될지 모르는 사설 서버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공식적이며 안정적으로 게임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와 같은 엔씨소프트의 움직임은 이례적이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사설 서버에 대해 강력하고, 절대적인 기준을 적용해 라이선스에 대한 권한을 주장했다. 과거 블리자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클래식 서버를 오픈하기전 대형 사설 서버를 고발하고, 문을 닫게 만들기도 했었다.

김지만 기자  kd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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