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한 세계”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는 ‘드래곤즈 도그마 2’ 게임시연에서 ‘리얼함’을 계속 강조했다.

게임에서 적절한 리얼함은 재미를 배가 시켜주는 요소다. 하지만, 리얼함이 과하면 게임적인 요소가 줄어서 오히려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는 리얼한 세계를 앞세워 ‘드래곤즈 도그마 2’의 판타지 세계에서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지난 5일, 게임피아는 캡콤이 제작하고 자사에서 유통하는 오픈월드 액션 RPG '드래곤즈 도그마 2' 미디어 쇼케이스를 조선 팰리스에서 진행했다. 이번 쇼케이스는 캡콤의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와 하시모토 켄 프로듀서가 참여했다.

캡콤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우측)와 하시모토 켄 프로듀서(좌측)

시리즈의 전통 계승작인 '드래곤즈 도그마 2'는 전작과 같은 왕도 판타지의 세계에서 자유로운 모험이 강조됐다. '바이오 하자드 RE:2'부터 'RE:4'까지 사용된 RE엔진이 사용됐으며, 뛰어난 물리연산과 AI를 탑재해 현실감 있는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

유저는 전작과 같이 용에게 심장을 빼앗기고 용을 죽여야만 하는 숙명을 짊어진 '각성자'로 등장한다. 파이터, 아처, 시프, 메이지, 워리어, 소서러 등이 기본 직업으로 등장한다. 여기서 각성을 통해 각성 직업인 마검사, 매직아처, 환술사, 소생자 등 2명의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다.

전작과 같이 용에게 심장을 뺏긴 각성자가 주인공이다

‘드래곤즈 도그마 2’는 전작의 시스템을 다수 채용했다. ‘각성자’ 중심의 세계관을 비롯해 폰을 통한 동료 시스템으로 멀티플레이를 배제한 것도 여전하다. 폰은 AI를 바탕으로 스스로 행동하는 동료로서, 항상 행동을 함께하는 메인 폰 1명.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유저로부터 빌리는 서포트 폰 2명을 포함해 총 4명의 파티를 구성한다.

폰에는 성격이 있다. 기본적으로 언행과 스타일이 다르고, 특수 기술이 더해져 특정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엘프의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도 ‘숲 언어 통역’을 익힌 폰이 파티에 있을 경우 자동으로 엘프의 말을 통역해 준다.

폰과 함께 4인 파티를 구성한다

메인 폰은 각성자와 동일하게 자유로운 메이킹이 가능하다. 전작에서도 ‘각성자’는 뒷전이고 폰의 커스터마이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유저들이 적지 않다. 폰과 함께하는 모험은 실제 사람과 유사한 플레이 경험을 느끼게 하는 것이고, 이는 ‘드래곤즈 도그마 2’의 AI 시스템에 의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다른 유저에게 빌린 폰은 함께 플레이했던 모험을 기억한다. 마찬가지로 내가 만든 폰도 다른 유저와의 모험을 기억한다. 모험의 기억은 스스로의 행동 변화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파티 플레이에서 위기에 빠진 아군을 도와주는 등 실제 사람의 역할을 폰이 대신한다.

‘드래곤즈 도그마 2’의 세계는 크게 두 나라로 구성됐다. 인간의 왕국 베르문트와 새롭게 등장한 수인의 나라 바탈. 각 나라는 문화와 습성이 다르게 구성됐다. 또한 도시와 주요 거점을 잇는 우차가 주요 이동 수단으로 등장한다. 우차는 이용할 수 있는 정거장이 있으며, 길을 지나가다 우차를 만나면 돈을 지불해 중간부터 탑승하여 정해진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도 있다.

새로운 이동 수단 우차

퀘스트를 수락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기존 게임에서는 유저가 NPC를 찾아가 말을 걸고, 퀘스트를 수락하거나 거절했다. 하지만, ‘드래곤즈 도그마 2’에서는 퀘스트를 가진 NPC가 손을 흔들거나 이동 중인 각성자에게 다가가 직접 말을 건다. 물론, 수락과 거절은 유저의 결정에 맡긴다.

■ 캡콤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 하시모토 켄 프로듀서 현장 인터뷰

캡콤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우측)와 하시모토 켄 프로듀서(좌측)

Q. NPC가 제공하는 퀘스트에서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는 어떻게 구분하는가? 또한, 몬스터의 행동 양식에 따라 NPC가 사망하는 일이 있나?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이하 이츠노) :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를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어떤 퀘스트가 메인 퀘스트인지 알 수 없다. 모든 퀘스트를 수락하면 진행이 안 될 정도로 퀘스트 숫자가 방대하다. NPC가 접근해 오면 이야기를 듣고 마음에 드는 퀘스트만 수행해도 스토리 진행이 가능하다. 마음에 안 드는 퀘스트는 무시해도 상관없다. 퀘스트 진행 중에도 포기하고 넘어갈 수 있으며, 그만큼 퀘스트의 자유도가 넓다.

몬스터가 마을을 습격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황에 따라 NPC가 사망하기도 한다. 사망한 NPC의 시체는 마을에 방치되는데, 시체를 되살리는 아이템으로 부활도 가능하다. 이렇게 NPC가 마을에서 죽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 마을에서는 전투를 안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중요하지 않은 NPC가 공격당해도 이에 관여할 수 있는 등 리얼한 세계를 구현하는 데 노력했다.

Q. 직업마다 방어나 회피나 있거나 없는 직업이 있다. 대부분 회피와 방어는 전 직업 공통으로 넣는 요소인데 차별화를 더한 이유는?

이츠노 : 직업마다 사용할 수 있는 능력에 차이를 둬서 재미를 더하기 위함이다. 방어, 가드, 저스트 가드 등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것이 가능한 직업을 선택하면 된다. 반대로 회피나 가드보다 전투 자체를 즐긴다면 워리어처럼 전투 유형에 강한 직업이 적합하다. 캐릭터 각자의 맛을 살릴 수 있기 위해 이렇게 구성했으며, 각자가 원하는 직업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Q. 히로인과 연애가 가능한데, 이렇게 NPC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이츠노 : 연애 감정을 가질 수 있게 설정된 NPC가 여럿 있다. 마음에 드는 NPC와 연애 스토리를 진행할 경우 호감도가 특정 수치 이상을 넘어서면 친구 관계 이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부분의 NPC에 에피소드가 있고, 특정 스토리가 숨어있어 이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호감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퀘스트 수행이 기본이며, 퀘스트 수행 방식에도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Q. 각성자만 선택할 수 있는 각성직업은 왜 폰이 선택할 수 없는 것인가?
이츠노 : 각성자 전용 직업은 조금 복잡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반면에 폰 밖에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직업은 전형적인 액션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직업의 특성을 살렸다. 폰의 직업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직업의 폰을 고용하는 편성의 재미도 강조했다. 또한, 각성자만 각성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이유는 직접 2가지 직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Q. 폰만 감염되는 전염병인 용내림이 엔딩에 영향을 미치는가?

이츠노 : 용내림이 발병했을 때 큰 재앙이 내리는데, 내용은 비밀이다. 용내림은 특별한 경우에만 발병하여 일반적으로 쉽게 볼 수는 없다. 정말 큰 재앙이고, 용내림의 발병 내용은 직접 게임에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Q. 전작에서도 시간의 흐름이 전투에 영향을 미쳤는데, 시간에 따른 전투의 변화는?

하시모토 켄 프로듀서(이하 하시모토) : 낮과 밤에 등장하는 몬스터의 종류와 성향이 달라진다. 아울러 몬스터의 행동 패턴도 변화한다. 따라서, 퀘스트를 시작할 때 시간대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다. 대신 숙소에서 잠을 자는 방식으로 원하는 시간대를 설정할 수 있으며, 돈이 없다면 붉은색 벤치에 앉아 무료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Q. UI를 최소화하면서 이동 동선을 확인하기가 어려워졌다. 일부러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것인가?

이츠노 : 이런 방식은 큰 도전이었지만, 많은 정보가 없어도 게임을 진행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기본적으로 NPC와 폰이 길 안내를 해준다. 예컨대 손을 흔들거나 목적지에 다가가면 근처에 있는 NPC들이 반응해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덕분에 리얼함은 살리고, 맵의 의존도는 줄였다. 그만큼 리얼한 플레이를 게임 내에 녹여냈으며, 전체적으로 플레이에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Q. 퀘스트 수행 시 제한 시간이 있거나, 특별한 제약이 존재하나?

하시모토 : NPC 얘기를 잘 들어보면 퀘스트의 시간 제한이나, 급히 처리해야 하는 용무 등의 여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불친절하다는 말이 있어서 퀘스트 위에 제한 시간이 있는 것은 모래시계로 따로 표기했다.

Q. ‘드래곤즈 도그마’ IP를 바탕으로 만화나 소설 같은 2차 창작이나 컬래버를 계획 중인가?

하시모토 : 적극적으로 해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현시점에서 새롭게 발표할 만한 내용은 없다.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 달라.

‘드래곤즈 도그마 2’는 3월 7일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한다. 일반판 예약 특전으로는 특별 주문 제작 무기 4종 세트가 제공된다. 디럭스 에디션은 일반판 특전을 포함해 ‘드래곤즈 도그마’ 사운드 세트 등이 더해진 캠프 세트가 포함됐다.

‘드래곤즈 도그마 2’는 오는 3월 22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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