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박종천 플랫폼본부 부본부장이 26일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Microsoft, Blizzard 그리고 Nexon 에서는 어떻게 개발하나요?"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총 10가지 주제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리자드, 넥슨이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공유했다.

먼저 프로젝트 일정 관리다. 천하의 마이크로소프트(이하 마소)도 스케줄을 고민하고 있으며, 했으면 좋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야 하고 품질 위주로 갈지 시간에 끝낼지 등 여러가지를 조율해야하는데 이 일을 PM들이 진행한다고 한다.

블리자드는 품질 위주로 개발하는 성향이 있는데 베테랑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이 스케줄을 말하면 그대로 진행된다고 한다. 그리고 넥슨은 프로젝트 매니저 체제로 애자일 프로세스와 가장 작게 동작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3주마다 한 번씩 만들고 1년 및 3개월 단위 계획을 진행한다. 연초 계획을 연말까지 가지고 가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두 번째는 프로세스 개선이다. 개발 일정이 늦어지는 이유는 낭비 때문이다. 마소는 필요없는 기능을 만들거나 개발이 지연되거나 요구조건이 불투명하거나 정치가 횡행하거나 의사소통이 늦어지거나 등을 낭비 요소로 규정해 이를 개선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낭비를 없애자는 노력 대신 게임 플레이를 우선으로 계속 조정을 하는 방식을 쓰고 있으며 넥슨은 3주 단위로 제품을 선보이며 조정하고 있다. 문서 작업이나 스크럼도 작업해야 낭비를 없앨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개발 환경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해야 낭비도 사라진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런다고 낭비가 사라지냐고 물어보면 '미팅이 남아있다.'고 그는 말한다. 마소는 결정-정보-의논 등 3가지 타입으로 구분해 합리적으로 운용하며 미팅은 횟수와 시간, 사람 모두 적을 수록 좋다는 법칙을 갖고 있다. 또한 미팅 내용을 팔로우업해 전파되도록 한다. 미팅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팔로우업이 안 돼서 낭비라는 것이다.

블리자드는 아예 '노 미팅 데이'를 만들어 아예 미팅 없이 개발만 하는 날을 만드는데, 그렇게 해도 조직은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넥슨은 애드혹 미팅이라고 해서 복도에서 만나 얘기하거나 PM을 통해 논의하는 등 필요할 때 빨리빨리 진행한다. 그는 "이메일은 최소화하고 컨플루언스나 지라, 슬랙 등의 툴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다음은 개발과 QA의 협업이다. 사실 직군들끼리 협업이 제일 어려운데 마소는 QA에 가치를 높게 둔다고 한다. QA의 전문성과 가치, 기여하는 바를 개발자는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한다. 개발자가 만든 제품은 무조건 버그가 있기 때문에 QA와 함께 버그가 많아도 최대한 많이 고치는 것이 좋은 제품이며, 코드에 포커스를 잡는 개발자와 달리 QA는 제품에 포커스를 잡기 때문에 개발자는 QA를 낮춰보지 말고 인정해야 한다는 것.

블리자드는 기술과 게임 QA가 따로 있어서 전문성을 두고 있으며 내부 사람들이 목소리가 커서 다 들어주는 문화라 협업이 잘 된다. 그리고 넥슨은 임베디드QA를 개발팀에 한 명씩 넣어둬서 개발팀이 회의할때 다 듣고 보며 파트너로 함께 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툴을 계속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다음은 품질이다. 품질을 위해서는 비용, 시간, 기회가 중요한데 마소는 이 세 가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그에 비해 블리자드는 오직 게임에 집중하며 게임이 재미있으면 최고라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넥슨은 코드 리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동화 테스팅과 데이터 분석, 기술 부채 등으로 품질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다음은 소프트웨어 디자인인데 마소는 이를 위해서 전문화된 디자이너와 아키텍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총 책임자를 둔다. 블리자드는 게임 플레이를 우선으로 하는데 최근 그룹마다 아키텍트를 달고 마소처럼 바뀌고 있다고 하며, 넥슨도 디자이너에게 데이터 애널리스트를 붙여줘서 데이터 분석과 클라우드, 아키텍트를 병행하고 한다.

다음은 개발 경력이다. 마소는 승진하고 싶으면 관리자에게 도움을 받고 성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장 목표가 있어서 집중해야 하기도 하지만 중요 덕목 중 하나로 고객에 대한 이해를 꼽는다. 고객과 제품을 알아야 좋은 제품을 개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네트워킹도 중요하게 꼽는데, 호기심을 가지고 잘 대해주고 도와주면 감사해하며 나도 도와주라는 3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 혼자 일하면 개발 경력 향상이 힘들다고 그는 조언한다.

블리자드는 다양한 일을 권장하기 때문에 전직이 쉽고 원하면 언제든 다른 부서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넥슨은 각 팀이 권한을 많이 가지고 알아서 하도록 노력한다. 그러면서 개별적인 특수함을 권장하며 격주단위로 상담을 진행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본인이 성장해야 한다. 자기 계발이다. 마소는 협업을 중요시하는데 그러려면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중요한 명언이 있는데 '결정을 내리기 전 의논하라'는 말이다. 의외로 혼자 결정하고 통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논이야 말로 커뮤니케이션고 콜라보레이션이다. 하지만 내 상황을 알리면서 상대방을 놀라게 하면 안 된다.

또한 마소는 시간 관리와 워라밸을 중요시한다. 시간 관리는 어떻게 자기 관리를 잘 할 것이냐는 것이고, 쉰다는 것은 일을 다 끝내고 쉬는 게 아니라 일을 다 끝내기 위해 쉰다는 개념이다.

블리자드는 '네 안에 있는 똘끼를 발휘하라'고 권장한다. 그리고 다양한 교육 과정을 통해 다른 기술을 익히도록 하고 있으며 넥슨은 전문 코치를 통해 상담을 하고 퍼포먼스 리뷰를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다음은 관리자다. 관리자의 경우 마소는 어떤 관리자가 좋은 관리자인지 고민하고 그 해답을 '굿매니저'와 '그레이트매니저'로 내렸다. 굿매니저는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좋게 만들고 다른 사람을 존중해주지만 그레이트매니저는 자신이 한 말을 지키며 상황을 정확히 정리해주는 사람이다.

블리자드는 관리자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데 이는 다 같이 일하는 수평 조직 구조상 관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교육을 하고 다른 관리자끼리 점심을 먹으며 교류를 추구한다. 

넥슨은 기존 평가에 매니지먼트와 리더십 평가를 더한다. 일과 사람에 대한 관리를 잘 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성향에 맞는 관리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관리자는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내부의 어떤 관리자는 4주간 프로그램을 통해 전원 집합, 무작위 점심, 세미나, 생일파티 등을 돌아가며 진행한다. 프로그램 돌릴때 문화가 쌓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조직 개편이다. 마소는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완전히 다시 조직을 세팅하면서 사람이 조직 안에서 계속 변화하도록 한다. 관리자는 주니어가 안전하게 생각하도록 해야 하고 시니어가 변화를 인정하도록 해야 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돕도록 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블리자드는 구성원을 변경하는 열린 문화를 운영하고 있으며, 넥슨은 제품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기반으로 조직을 정비한다. 단순히 조직만이 아니라 비전, 제품, 기술 등 모든 것을 모아 작은 변화를 주고 있다. 변화를 끝내는 순간 엄청난 저항에 부딪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변화는 억지로 하는게 아니라 밑부터 서서히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리하면 ▲일정 관리는 작게 작동하는 프로덕트로 ▲프로세스 개선은 개발환경 투자로 ▲효율성은 미팅에 대해 고민하고 ▲협업은 QA 임베드로 ▲품질은 코드 리뷰로 ▲소프트웨어 디자인은 클라우드쪽 아키텍트를 뽑아 미래를 대비하고 ▲경력 개발은 보스와 상의하고
▲자기 개발은 결정을 내리기 전 논의하고 ▲관리자는 문화를 만드는 함께 사람이어야 하며 ▲조직은 변화에 긍정적이 되고 돕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람은 같이 해야 변한다. 그리고 '깊게 변하라, 아니면 천천히 죽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여러 주제에 대해 고민 많이 하고 천천히 적용하되 바닥까지 바꿔야 한다. 이에 대해 여러 회사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라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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