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부터 시작된 넥슨의 매각은 이제 다시 초기화됐다. 하지만 넥슨은 꾸준히 신작 개발에 충력을 기울여왔다. 

상반기에 다수의 게임을 쏟아냈던 넥슨이 노선 변화를 꾀하며 출시의 템포를 늦춘다. 조급하게 하지 않고 높은 완성도를 통해 흥행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다소 아쉬웠던 상반기를 뛰어넘을 하반기 흥행을 노린다.

넥슨은 지난 27일 열린 넥슨 스페셜데이 vol.2를 통해 △테일즈위버M △바람의 나라: 연 △카운터사이드 △메이플스토리 오디세이 △커츠펠 △리비전즈: 넥스트 스테이지 △아크 레조나 등의 하반기 신작 라인업을 소개했다.

그리고 그 소개 내용에서는 '테일즈위버M'과 '바람의 나라:연', '카운터사이드'가 주를 이뤘고, 이미 스팀에서 서비스 중인 '커츠펠'에 대해서는 퍼블리싱 발표를 언급했다. 사실상 이들 4개 게임이 하반기에 확실히 선보이는 게임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것은 상반기에 보였던 행보와는 완전히 다른 움직임이다. 지난 3월에 열렸던 넥슨 스페셜데이 vol.1에서는 자기잠식이 걱정될 정도로 매월 1개 이상, 상반기에만 10여개의 게임에 대한 국내외 출시를 공언했다.

당시에 언급된 라인업은 △린:더 라이트브링어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트라하 △고질라:디펜스 포스 △바람의 나라:연 △마기아:카르마 사가 △시노앨리스 등 신작의 출시와 △메이플스토리M △야생의 땅:듀랑고 △오버히트의 글로벌 출시를 공언했다.

이후 넥슨은 정체됐던 게임들의 출시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1월 '스피릿위시'를 시작으로 2월 '어센던트원', '런닝맨 히어로즈', 3월 '린:더 라이트 브링어', '런웨이 스토리',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 4월 '트라하'와 '메이플스토리M' 일본 출시, 5월 '고질라:디펜스 포스' 출시와 '듀랑고'와 '오버히트' 글로벌 출시 등을 통해 공언을 어느 정도 현실화했다. 

문제는 출시 게임 대부분이 초반에는 반짝하지만 장기 흥행작으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상반기에 출시된 신작 중 28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에서 50위권 내에 자리잡은 게임은 24위에 오른 '트라하' 뿐이다. 100위권까지 범위를 넓혀도 77위의 '린:더 라이트브링어' 외에는 넥슨의 신작은 없다.

결국 내부적으로 노선 변화의 길을 택했다. 시장에서 통하는 것은 물론, 흥행 반열에 오를만한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시간이 지체되더라도 공을 들이기로 한 것.

실제로 넥슨 서용석 부본부장은 지난 행사에서 "성과를 예측하기가 조심스럽다. 유저가 어떤 콘텐츠를 원하는지 분석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발표 일정을 지킬 것인지, 완성도를 올릴 것인지 고민했고 후자를 선택했다."며 이 부분을 어필한 바 있다.

그에 따라 vol.1 행사에서 상반기 출시로 언급됐던 '바람의 나라:연'은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8월에 베타테스트 진행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결정됐고, '마기아:카르마 사가'는 아예 라인업 언급에서 제외됐다.

또한 vol.2 행사에서 공개된 '테일즈위버M'이나 '카운터사이드' 등 소개에 공을 들인 게임들도 명확한 출시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넥슨 '테일즈위버M' 채희진 디렉터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완성도를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대한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당초 하반기 국내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던 넷게임즈의 MMORPG '프로젝트V4'도 이번 하반기 라인업 언급에서 빠지면서 사실상 내년을 노리기로  보인다.

실제로 이 움직임은 넷마블의 행보와 비슷하다. 한때 20개에 육박하는 한 해 출시 라인업을 표방했던 넷마블은 시장 및 근무 여건 변화에 대응하면서 게임의 완성도를 위해 상당한 시간을 들였고, 그것이 올해 들어 출시한 게임들의 연이은 흥행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넥슨 역시 출시 지연으로 부담이 되더라도 확실한 흥행작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공개되는 넥슨 하반기의 첫 타자는 이번 행사에서 언급되지 않은 '시노앨리스'다. 지난 5월 기자간담회를 별도로 개최해 오는 7월 18일 출시를 확정했기에 하반기 라인업으로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 넥슨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게임은 앨리스,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 동화의 주인공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만든 작가들을 부활시키기 위해 적들과 맞서 싸우는 색다른 스토리를 기반으로 '니어 오토마타'로 유명한 요코오 타로 디렉터가 원작과 감독을 맡아 색다른 그래픽과 게임성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17년 일본에서 이미 출시되어  매출 순위 1위, 누적 이용자 수 400만명을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낸 바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등장할 '테일즈위버M'과 '바람의 나라:연'이 흥행 예상작으로 꼽힌다. 팬층이 두터운 IP를 기반으로 만들어 확실한 타겟층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래픽과 게임성을 업그레이드하는 발전적 포지셔닝과,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는 포지셔닝 등 각 게임의 타겟층이 원하는 부분을 적극 반영한 만큼 흥행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게임들이다.

'카운터사이드' 역시 좋은 성과가 예상된다. 이제는 경쟁작들이 많아진 서브컬쳐 캐릭터 장르 게임이지만 기존의 국내 출시 서브컬쳐 게임과는 결을 달리 하고 있다. 

단순히 캐릭터를 성장시켜 전장의 상황을 감안해 캐릭터를 배치하는 전략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실시간 소환과 배치를 통한 차별화된 게임성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클로저스'를 총괄했던 류금태 대표가 지휘하는 게임인 만큼 서브컬쳐 선호 유저들을 상당부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커츠펠'은 PC 플랫폼 흥행 신작에 목말랐던 넥슨의 갈증을 풀어줄 게임으로 꼽힌다. '그랜드체이스' 세계관의 평행 세계를 소재로 한 이 게임은 3인칭 팀 기반 대전 액션 장르로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비주얼에 두 개의 무기를 상황에 따라 바꾸며 대결을 벌이는 게임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빠른 템포를 통한 콤보의 재미와 과장된 연출을 통한 보는 재미 등 액션 게임 마니아를 타겟으로 하는데다가 서브컬처 스타일의 나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등 덕질 요소도 다분한 만큼 두 타겟층을 만족할 만한 게임으로 꼽힌다. 최근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 폐지도 '커츠펠'에게는 호재다.

넥슨 측은 분기별로 스페셜 데이를 개최해 준비 중인 게임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9월 경에 행사를 통해 이번에 공개한 라인업 이외의 게임에 대한 하반기 서비스를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넥슨이 개발 중인 라인업은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페리아 연대기', '드래곤하운드'를 비롯해 '마비노기 모바일', '진삼국무쌍8 모바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프로젝트 BBQ', '파이널판타지 11 모바일' 등 그야말로 탄탄함을 자랑한다. 따라서 어떤 게임이 하반기 서비스 라인업에 포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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