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그라비티가 신작 8종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이에 앞서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지스타 2019 일반전시관(BTC)에 신작을 대대적으로 전시해 관람객을 맞이했다.

종류는 물론 장르도 다양한다. MMORPG ‘라그나로크 오리진’과 ‘라그나로크X 넥스트제너레이션’, ‘라그나로크 크루세이드: 미드가르드 크로니클스’, 전략RPG ‘라그나로크 택틱스’, 스토리 기반 RPG ‘더 로스트 메모리즈: 발키리의 노래’, 방치형 RPG ‘으라차차 돌격 라그나로크2’, 3매치 퍼즐게임 ‘미즈 나오미의 퍼즐’과 ‘퍼들드머들드’를 선보인다.

현장에서는 신작을 소개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그라비티는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공개 인터뷰 자리를 마련해 앞으로의 사업 계획과 신작 8종의 개발 방향, 특징 등을 설명하는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그라비티 김진환 사업총괄이사, 김종을 최고기술책임자(CTO), 정일태 온라인사업팀장, 서찬호 온라인사업 PM, YT스튜디오 최현진 기획팀장, 네오싸이언 황승연 기획자가 참석해 질문에 답변했다.

▲오른쪽부터 김진환 사업총괄이사, 정일태 온라인사업팀장, 서찬호 PM

▲왼쪽부터 김종을 CTO, YT스튜디오 최현진 기획팀장, 네오싸이언 황승연 기획자

Q 지난해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으로 IP의 건재함을 확인했다. 약 1년간 사업 방향의 재검토 혹은 강화 등 방향성이 바뀌었을 것 같다.
김진환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IP라고 자체 평가한다. 하나의 IP지만 여러 장르, 다른 내용을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이다. 이를 여러 채널로 보여주는 방향으로 사업을 넓히려고 한다. 영원한 사랑보다 더 강력한 게임을 만들어 소개하겠다.”

Q (김종을 CTO에게) 그라비티는 현재 개발조직보다는 퍼블리셔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김종을 “시스템적으로 미흡했던 부분을 개선할 예정이다. 신규 IP도 생각하고 있다. 역량있는 개발자와 엔지니어를 충원하면서 품질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김진환 “그라비티는 한국을 대표하는 개발사였다. 해외 사업도 잘하는 회사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직접 개발한 작품을 소개하지 못했다. 지난주 라그나로크 택틱스를 태국에 론칭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라비티가 개발조직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겠다. 지스타 2019에 출품한 8개 신작 중에는 직접 100% 개발한 것도, 퍼블리싱한 게임도 있다. 개발조직으로서의 그라비티의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지스타에 참가했다는 의미도 있다.”

Q 2년 만에 지스타 출전이다.
김진환 “그동안 다양한 제품을 준비했다. 준비 기간에 2년 걸렸다. 작년에는 준비가 덜 돼서 참가 못했다.”

Q 사업적 목표치가 있나.
김진환 “물론 최고가 됐으면 한다. 동남아와 아시아에서 사업을 잘하는 가레나를 뛰어넘고 싶다. 그라비티의 목표다.”

Q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커졌다.
김진환 “태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은 상상이상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여러 개 게임이 동시에 잘된다. 경쟁이 심하다. 앞서 가레나를 적처럼 표현했는데, 함께 해야 할 파트너이기도 하다. 아마 내년부터는 컬래버레이션 콘텐츠를 선보이게 될 것 같다. 가레나가 그라비티를 인정한 것처럼, 동반자로써 함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 업체도 경쟁만이 아닌, 협업할 수 있는 길을 닦았으면 한다.”

Q 단일 IP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사업 다양성이 필요해 보인다.
김진환 “겉으로 드러난 부분, 기억해 주시는 부분이 라그나로크 IP 제품이다. 이밖에 레퀴엠 IP를 쓴 모바일게임, 드래고니카 IP를 쓴 게임을 만들고 있다. 그룹사가 보유한 에코(ECO)도 활용하고 있다. 기획 단계지만, 내후년 정도에는 소개하고 싶다”
김종을 “새로운 IP를 고민하고 있다. 그라비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달라.”

Q 라그나로크 IP를 동시에 여러 개 선보인다. 자기잠식이 우려된다.
김진환 “순차적으로 론칭 할 생각이다. 또,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할거다. 예를 들어 태국에서 라그나로크 게임 여러 개가 동시에 서비스했는데도,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는 없었다. 라그나로크M과 라그나로크 택틱스를 동시에 플레이하더라. 게임의 재미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좋은 게임을 론칭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Q 라그나로크 IP는 2D 그래픽이 특징이다. 그런데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3D 그래픽이다.
정일태 “디테일을 살렸다. 핵심이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라그’스러운 연출, 디테일을 살렸다. 눈-코-표정의 애니메이션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시연할 때 이 부분을 눈여겨 봐달라.”
김진환 “라그나로크M을 중국에 출시한지 3년이 지났다. 기술도 발전했고, 더 ‘라그’스러운 게임을 선보일 필요가 있어졌다. 확실한 차이점을 보여주겠다.”

Q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초반부 플레이가 기존 게임과 비슷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일태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이어가는 게임이다. 오리진만의 차별화된 세계관은 없지만, 디테일이나 표현부분에서 차별화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살렸다. 캐릭터 생성이후 의문의 사건을 파악하면서, 여러 가지 사건을 유저에게 부여한다.”

Q 라그나로크 오리진에 큰 기대를 건 것으로 알고 있다. 론칭 및 해외 서비스 계획을 세웠나.
김진환 “중국 판호 이슈는 아직 해결 안 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한국 서비스를 먼저 하자고 논의 중이다. 해외 서비스 지역도 아직은 미적이다. 무리해서 론칭하진 않을거다. 1년에 많아도 두 개 지역에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2020년에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서비스 한다면, 해외 시장 한군데 정도에 더 선보일 것 같다. 만일 판호 문제가 해결된다면 중국 서비스를 하고 싶다.”

Q 타이틀에 오리진을 붙이면, 정식 작품이란 느낌이 강조된다. 오리진이란 단어를 붙인 이유는.
정일태 “그라비티에서 라그나로크 시리즈에 이름을 결정할 때는 고민을 많이 한다. 250개 정도의 리스트를 만들었고, 장르와 게임의 특징에 맞춰 이름을 결정한다. 최우선 적으로 오리진이 선택됐다. 라그나로크M에 이어 기술적으로 최고의 작품을 만들겠다,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제목에 담았다.”
김진환 “라그나로크 이름을 달 신작이 앞으로도 나올 거다. 많은 부분들을 고민해서 타이틀을 결정해야 하니 고민이 많다. 장르, 시나리오 등 여러 부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신세대의 탄생이란 의미를 담은 라그나로크X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Q 라그나로크 IP는 여성 유저의 비중이 높다.
정일태 “여성 분들은 MMORPG를 어려워한다. 문턱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추가하고, 여러 시점에서 캐릭터를 관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카메라 시점을 지원한다.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많은 부분을 신경 썼다.”

■ 같은 IP의 색다른 모습 라그나로크 택틱스와 라그나로크X

Q 라그나로크 택틱스를 태국에서 먼저 서비스했다. 성과는.
김진환 “11월 8일 태국에 출시했다. 현지 시장에서 매출 순위 최고 2위에 올랐다. 인기순위는 1위를 유지 중이다. 오픈하고 4일만에 거둔 성과다. 3개의 게임이 2~3위를 돌아가며 하는 상황이다.”

Q 현지 유저의 반응은 어떤가.
김진환 “라그나로크는 평화적인 게임이다. 유저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IP다. 이런 일반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색다른 게임을 서비스 해보자고 했다. 현지에서 사전 모집으로 50만명을 모았고, 대부분의 유저가 실제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평점도 높은 편이다.”

Q MMORPG 장르의 신작이 4종이다. 라그나로크X의 차별화 포인트는.
정일태 “새로운 세계관이다. 현재 시점을 포인트로 잡았다. 그래픽적인 부분도 맵을 놀이동산으로 구현했다. 바라보는 시야와 시각이 기존 게임과 차별화됐다.”

Q 라그나로크X만의 독자적인 콘텐츠는 없나.
정일태 “일상의 취미를 게임에 녹였다. 낚시, 원예 등 누구나 쉽게 즐기는 취미들을 부가 직업(클래스)으로 개발했다. 물고기를 낚고, 식물을 길러 재료를 얻고, 아이템을 만드는 활동의 비중이 높다. 이런 콘텐츠를 많이 넣었다.”

■ 액션과 스토리, 새로운 모습 보여줄 크루세이드와 발키리의 노래

Q 올해 초 으라차차 돌격 라그나로크를 소개했다. 1년도 안돼 후속작을 선보이는 이유는.
정일태 “현재 개발 중인 부분을 먼저 선보이는 것이다. 기존 게임의 업데이트는 물론, 충분한 준비를 한 다음 선보일 계획이다.”

Q 라그나로크는 북유럽 신화를 모티브로 한다. 라그나로크 크루세이드에서 이런 특징을 묘사한 부분이 있나.
최현진 “시나리오에 북유럽 신화의 다양한 재미를 녹였다. 물론,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연계성을 살리는 것도 중요함으로, 개발에 충분히 반영했다.”

Q 크루세이드는 PC 플랫폼 신작이다. 모바일 시장이 강세인 상황에서 PC를 선택한 이유는.
최현진 “액션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횡스크롤로 진행되는 게임이라는 점도 PC를 선택한 이유다. 키보드를 기반한 조작이 편의성과 개발자의 의도를 보여주는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정일태 “장르의 다변화는 물론, 플랫폼의 다변화도 준비 중이다. 모두가 모바일을 볼 때, PC 신작을 낸다면 좋아할 유저가 있다고 본다. 다양한 시장을 개척할 생각이다.”

Q 콘솔 진출에 대한 계획은 없나.
김진환 “아직 정식으로 소개할 내용은 없다. 논의는 많이 하고 있다. 모든 회사가 같은 고민을 할 것다. 모바일 사업에 집중하면서 느낀 건 원작 라그나로크 덕분이란 것이다. 모바일 플랫폼은 단기적인 성과에 적합하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PC온라인 플랫폼 신작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라비티 임직원의 공통된 시각이다. 모바일 테스트 버전을 만들어 앱플레이어로 테스트해봤지만, 맛이 살지 않았다. 어렵지만 꾸준히 도전하고 이어가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라그나로크 크루세이드는 액션 RPG다. 기존 유저와 다른 타깃층을 노린 것인가.
최현진 “라그나로크 IP를 좋아하는 유저는 소통과 커뮤니티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전투의 비중이 아주 낮은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전투를 좋아하는 유저를 위한 게임을 만들어보자고 크루세이드 개발 방향을 잡았다. 여러 유저들을 타깃하는 콘텐츠를 선보이겠다.”

Q 발키리의 노래는 스토리 RPG를 장르로 삼았다. 최근 MMORPG의 스토리를 생략하는 유저가 늘고 있다.
황승연 “많은 스토리를 연출로 표현한다. 유저가 지루해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보상을 주거나 하는 식으로 스토리를 충분히 즐기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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