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에픽게임즈가 새로운 버전의 3D엔진 언리얼엔진5를 얼리 액세스 버전으로 출시했다. 정식 론칭에 앞서 새로운 기능을 개발자와 유저들에게 선보이고,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22일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얼리 액세스 중인 언리얼엔진5의 주요 특징을 소개했다.

언리얼엔진5는 나나이트와 루멘, 오픈월드, 애니메이션과 메타 사운드, 에디터 UI(인터페이스)와 워크플로 등 작업 결과물의 품질을 높이고 개발 시간을 줄이는 다양한 기능들이 도입됐다. 특히 지오메트리 기능인 나나이트는 놀라운 실시간 렌더링 효과로 개발자와 게이머의 눈길을 끌었다. 보다 고품질의 게임을 만들어,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언리얼엔진5는 지형지물의 실시간 렌더링 기능이 대폭 개선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노말맵을 적용하지 않아도 하이폴리곤 매쉬 기반의 디테일한 표현이 가능한 기능이다. 반복적이고 시간이 걸리는 개발 과정이 줄고, 보다 완성도 높은 표현이 가능해진다. 화면에 표현되는 수많은 폴리곤과 트라이앵글을 그려낼 수 있도록 개선된 덕이다.

신 부장은 현장 시연을 통해 각각 5,000만개의 폴리곤으로 구성된 캐릭터 200개를 배치해 100억개 이상의 폴리곤이 한 화면에 표현되는 모습을 시연, 퍼포먼스에 대한 우려도 덜어냈다.

빛의 표현은 모든 개발자가 고민하는 부분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기능이 등장했고, 개발에 활용되는 기술도 많다. 여기서 착안한 루멘 솔루션은 다양한 광원 효과를 실시간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라이트맵 UV나 리플렉션 캡처를 배치하지 않아도 빛과 시간의 변화를 손쉽게 표현할 수 있다. 간편한 설정으로 다양한 환경 변수를 적용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오픈월드 제작 과정도 간편해졌다. 개발자가 수동으로 작업하던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것이다. 언리얼엔진5는 캐릭터의 위치와 시점에 따라 월드 파티션에서 셀 단위 자동 로딩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가로 세로 19Km의 필드로 제작된 데모 에이션트의 협곡에서 셀이 로딩되는 과정이 시연됐다.

발표에서는 생략됐지만 사운드 부문 개발 지원도 포함됐다. 고성능 오디오 제작 시스템인 메타사운드다. 오디오 DSP 그래프 생성을 제어해 오디오 렌더링을 다양한 측면에서 관리할 수 있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신광섭 부장은 “언리얼엔진5는 창작의 자유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누구나 원하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만드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에픽게임즈는 개발자가 생각하는 콘텐츠를 기술적인 제약을 넘는 여러 가지 기능을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다음은 주요 발표가 있은 뒤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의 주요 질문을 간추린 내용이다. 이 세션에는 에픽게임즈코리아 박성철 대표와 신광섭 부장이 참석했다.

에픽게임즈코리아 박성철 대표(가운데), 신광섭 부장(왼쪽)

Q. 언리얼엔진5로 개발된 게임은 언제부터 즐길 수 있을까.

박성철 “포트나이트는 올해 말에 언리얼엔진5로 포팅 될 예정이다. 다른 게임은 1~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빠르면 2022년 말 혹은 2023년부터 언리얼엔진5를 쓴 게임이 출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요구 스펙이 높아 협업에 보급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성철 “바로 보급될 것으로 전망한다. PC 게임 프로젝트는 바로 도입하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며, 모바일은 기기의 한계 때문에 도입이 다소 늦을 수 있다. 내년 정식 출시 이후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Q. 모바일 프로젝트에 핵심 기능인 나나이트와 루멘 등을 적용할 수 없다.

신광섭 “모바일 기기는 낮은 전력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PC와 다른 제약이다. 내년부터 새로운 GPU를 탑재한 기기가 출시되고, 여러 가지 방법을 개발해 도입하는 순간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관련 기능을 지원할 수 있을 것 같다. 언리얼엔진5는 제작의 편의성 기능도 많아 모바일 개발도 많은 이점이 있다.”

Q. 언리얼엔진5 개발을 시작한 업체가 있나.

박성철 “차세대 콘솔을 지원하는 게임 대부분이 언리얼엔진5를 쓰고 있다. 국내에서는 있다 정도로만 답변할 수 있을 것 같다. 출시 시점이 비교적 많이 남은 프로젝트는 언리얼엔진5 도입 문의가 온다. 언리얼엔진4로 개발 중인 업체도 문의가 많이 온다. 출시 직전 단계인 게임이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버전을 쓰게 될 것으로 본다.”

Q. 기존 엔진과 결정적으로 다른 하나를 꼽는다면.

박성철 “언리얼엔진5는 나나이트와 루멘으로 기존 버전보다 생산성과 결과물의 품질이 높아졌다.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폴리곤을 활용할 수 있다. 후보정 방식의 전통적 CG 효과를 실시간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루멘은 특정 하드웨어가 필요한 레이트레이싱을 소프트웨어 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도와줄 것으로 기대한다.”

Q. 기존 버전들의 사후 지원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박성철 “상의 중이다. 언리얼엔진은 개방적으로 서비스돼, 사후지원의 의존도가 대단히 낮다. 지금도 언리얼엔진2나 3를 쓴 게임들이 상용 서비스 중이다.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하고 싶다.”

Q. 나나이트를 도입하면, 개발 시간이 얼마나 단축되나.

신광섭 “만드는 콘텐츠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인 프로세서에 대비해서 보면 하이폴리곤 메쉬를 만들고, 노말 맵을 만들고, 로우폴리곤 메쉬로 만들고, LOD를 입힌다. 나나이트는 하이폴리곤 메쉬만 있으면 바로 게임에 적용할 수 있다. 전체 작업 시간의 20~40% 정도는 단축될 것으로 기대한다.”

Q. 나나이트로 개발된 게임은 용량이 클 것이란 예측이 있다. SSD 사용도 필수라는 분석이다.

신광섭 “기존 기술에 사용되는 노말 맵의 텍스처 용량도 상당하다. 나나이트를 쓴다고 해서 용량이 말도 안 되게 높아지지 않는다. 압축을 지원하고, 우들 컴프레션으로 텍스처 용량을 줄이면 전체적인 용량이 줄어들 것이다. SSD가 있으면 좋지만, 필수는 아니다.”

Q. 메타사운드 기능을 추가한 이유는.

신광섭 “언리얼엔진5는 세대를 뛰어넘는 몰입감 제공을 목표로 한다. 눈에 보이는 완성도 뿐 아니라 사운드 효과도 중요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게임 상황에 맞춰 언리얼엔진에서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만들 수 있다. 다른 툴을 쓸 때도 JSON 파일 포맷으로 호환이 된다. 엔진에 포함된 신기능은 플러그-인으로 배포하기에 프로그램 자체를 가볍게 사용할 수 있다.”

Q.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가 될 것 같다.

박성철 “한국에서 제일 먼저 세미나(웨비나)를 개최했다. 본사에서 만들어지는 강좌 콘텐츠를 계속 실시간으로 한국어로 번역해 제공하겠다. 특정 기능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세미나와, 새로운 기능을 활용하는 개발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Q. 언리얼엔진5이 메타버스 개발에 개여할 수 있을까.

박성철 “에픽게임즈가 생각하는 메타버스는 3D 버전의 인터넷이다. 누구나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다. 최근에 한 모든 활동이 이런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준비라 할 수 있다. 개인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디지털 휴먼을 만들거나, 메가 스캔의 에셋을 적용하는 기능도 마찬가지다.”

Q. 프로그래머에게 매력적인 기능은 무엇이 있을까.

신광섭 “게임 피처 & 모듈형 게임 플레이 기능이다. 다른 프로젝트에도 적용 가능한 모듈 기능을 캡슐화해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이다. 최적화 툴도 개선돼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Q. VR 관련된 기능은 없나.

신광섭 “VR도 중요한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많은 개발자가 표준으로 삼은 OpenXR에 맞춰 템플릿을 업그레이드했다. 나나이트도 VR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퍼포먼스가 중요한 VR 콘텐츠를 만들 때도 유용하다.”

Q. 언리얼엔진5에 TSR(Temporal Super Resolution) 업스케일링이 포함됐다. 다른 기술도 이미 상용화되어 있는데 TSR을 선보인 이유가 궁금하다.

신광섭 “엔비디아의 DLSS AMD의 FSR도 언리얼엔진5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다. 단, 두 기능은 하드웨어를 갖췄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TSR은 하드웨어가 없더라도 업스케일을 쓸 수 있도록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콘텐츠에 가장 어울리는 솔루션을 개발자가 선택하면 된다.”

Q. 일반산업 분야에서는 언리얼엔진5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거라 생각하는가.

박성철 “나나이트와 루멘으로 후보정 CG급 완성도를 실시간으로 제작할 수 있다. 영화나 광고 분야에서는 도입을 미룰 이유가 없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개발 소스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문제가 사라졌다. 언리얼엔진5가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예상한다.”

Q. 오픈월드 개발을 돕는 기능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이유는.

박성철 “에픽게임즈는 오픈월드 개발 기능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첫 시작이 국내 MMORPG와 게임업체를 위한 기능이었다.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가 많아졌다. 앞으로의 콘텐츠는 더욱 넓은 지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오픈월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Q. 언리얼엔진5를 체험한 개발자 반응은 어떤가.

박성철 “개발업체 대표님에게 놀랍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광섭 “얼리액세스는 정식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바로 도입을 문의하는 사례가 많다. 다들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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