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모바일 MMORPG '로한M'의 이벤트 경품에 대한 사행성 논란이 여전히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사행성 여부에 대한 결론이 조만간 내려질 예정이다. 

지난 6월 27일 출시된 '로한M'은 지난 2005년 출시된 PC MMORPG '로한'의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이다. 원작의 PVP와 관련된 살생부 시스템, 공성전, 타운공방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모바일에 맞게 재해석했고, 게임 재화 거래에서 발전된 자유 경제 시스템 등을 채택했다고 홍보했다.

'로한M'은 출시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고, 원스토어 매출 1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7위 등을 기록하며 최근 출시된 국산 모바일 게임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출시 후 진행 중인 이벤트에 대해 사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 플레이위드는 출시 전인 지난 6월 18일 공지를 통해 "오픈 이후 최초로 100레벨을 달성한 유저에게 2020년식 포르쉐 박스터 자동차를 경품으로 제공한다"고 밝히며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0년식 포르쉐 박스터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2019년식은 8,850만원 정도로 판매된 바 있어 약 9천만원 정도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이 포르쉐 제공 이벤트는 과거 원작인 '로한' 출시 당시에도 진행했던 이벤트로, 지난 2005년 9월 "최고의 길드마스터에게 행운의 포르쉐를 드립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해 약 3개월간 진행한 적이 있다. 플레이위드 측은 이 이벤트를 14년만에 다시 진행한 셈이다.

그런데, 이 이벤트가 사행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통 가격이 비싼 경품이 걸린 이벤트는 다수의 불특정 유저 중에서 추첨을 통해 선발해 사행성 논란에서 자유롭다. 

하지만 '로한M'은 100레벨에 가장 먼저 도달한 유저에게 지급하는 만큼, 이에 도달하기 위해 경쟁을 유발시켜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사행성 조장이 지적될 수 있다. 이벤트 문구 또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라"로 무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 28조 2항에는 "게임물을 이용하여 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를 하게 하거나 이를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아니할 것", 그리고 3항에는 "경품 등을 제공하여 사행성을 조장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로한M'의 이벤트는 이 두 가지 항목을 위반했다는 소지가 있다.

여기에 더해 공식 카페 대문에 아이템 현금 거래 중개 사이트의 배너를 게재, 아이템의 현금 거래를 통해 이 이벤트의 참여는 물론 각종 거래를 부추겼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후 플레이위드 측은 해당 배너를 삭제했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85레벨에 도달한 유저가 3명으로 집계되고, 레벨 80대를 돌파한 유저가 57명으로 집계됐는데, 지난 11일의 최고 레벨이 82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둔화되며 100레벨이 되기까지는 한 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이 이벤트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다수의 민원이 접수되자 내부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 오는 24일에 등급분류 관련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며, 이에 대한 안건이 상정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는 검토가 마무리되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게임위의 결정 이전에 당첨자가 나오지는 않을 전망이어서 결과가 나오기 이전 당첨자가 나와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없어 보인다.

참고로 과거 파티게임즈는 매일 랭킹전 1위 달성자에게 순금 1돈으로 만들어진 황금 조커 카드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사전에 해당 이벤트에 대한 신고도 없었기에 게임산업진흥법 위반으로 시정권고를 받은 뒤, 행정 처분을 통해 45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게임위는 게임의 결과로 금전상 이득을 취하면 사행성 조장으로 판단해 등급거부 등 처분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플레이위드 측은 이벤트 진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플레이위드 측은 "작업장으로 불리는 다수 계정 유입 현상을 감지하고 이에 대한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정책에 위배되거나 비정상적 플레이 계정에 대해서도 제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포르쉐 지급 이벤트에 대해서는 "공정한 이벤트를 위해 주기적으로 랭킹을 공개하고 있다. 모든 이벤트는 각종 정책을 준수하고 법률적 검토를 확인하고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만약, 게임위로부터 이벤트에 대한 시정 권고를 받은 뒤, 행정기관으로부터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경우에는 회사는 물론, 게임을 이용하는 사용자에게 막대한 피해가 갈 것으로 보인다. 금전적으로는 회사가 제일 큰 피해를 입겠지만, 회사를 믿고 게임에 과금한 사용자들의 정신적 피해 또한 만만치 않다.

그리고 게임위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아도 싸늘한 눈초리를 받는 것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게임이용장애 이슈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낙인 효과가 커지고 있고 과도한 현질 유도로 국산 게임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상태에서, 자칫 이 이벤트가 국내 게임사들의 자정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단초를 제공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부디 좋은 방향으로 이번 이슈가 해결되길 기대해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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