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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너무나 '가혹한' NBA2K20의 부분 유료 구조, 차기작은 개선되길

게임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거나, 게임에서 소모되는 가상화폐를 유료로 판매하는 등의 ‘부분 유료’ 구조는 이제 전 세계 게임 업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한국과 중국처럼 부분 유료 게임이 발전된 국가뿐만 아니라, 유료 게임의 비중이 높은 서양에서도 이 방식이 점점 많이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부분 유료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다. 비슷한 구조를 가진 캐릭터 수집형 모바일 게임도 부분 유료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도 있고, 악평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콘솔 게임에 부분 유료 구조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유저의 기대치는 또 다르다. 대부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과 달리, 콘솔 게임은 보통 5~6만 원 정도를 주고 구매하는 유료 게임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9월 6일 출시된 농구 게임 NBA2K20는 유저와 게임 전문 외신으로부터 혹평을 받고 있다. 우선, 혼자 즐기는 모드인 ‘MyCareer’ 모드에까지 부분 유료 구조를 도입한 것에 대한 비판이 많다. 스포츠 게임의 경우 주로 다른 유저를 상대하는 멀티플레이 모드에서는 부분 유료 구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EA의 축구 게임 FIFA 시리즈의 ‘FIFA 얼티밋 팀 모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종목을 불문하고 스포츠 게임의 싱글플레이 모드에까지 부분 유료 구조를 도입한 게임은 흔치 않다. 본 기자 개인적으로는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그리고 그 정도가 너무 과하다는 것도 문제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유료 게임을 구매한 후에 싱글플레이 만큼은 추가 과금 없이 온전하게 게임을 즐기는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NBA2K20에서 유저가 싱글플레이를 무과금으로 즐기면 능력치가 굉장히 낮은 캐릭터로 시작해야 한다. 100점 만점에 85점 정도의 능력치를 가진 캐릭터로 시작하려면 약 5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만약 소액결제를 하지 않고 게임을 즐기면서 얻은 가상화폐로 능력치가 85점인 캐릭터를 만들려면 게임을 얼마나 해야 할까? 계산하기도 힘들 정도로 ‘까마득한 시간’을 플레이해야 한다. 여기에 농구 게임이라면 기본적으로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법한 ‘덩크슛 동작’도 따로 구매해야 한다. 구매하지 않으면 내 캐릭터는 덩크슛을 하지 못한다. 능력치와 각종 동작을 구매하는 데 사용되는 가상화폐는 소액결제를 통해 구매하게 되어있다. 소액결제를 유도하는 것이 눈에 뻔히 보이는 구조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구조는 너무 가혹하다. 싱글플레이는 말 그대로 혼자 즐기는 콘텐츠다. 여기서 세계최고의 선수를 만들어봤자 멀티플레이와는 무관하다. 그리고 누구나 싱글플레이를 시작할 때는 ‘이 정도면 괜찮은 캐릭터다’라고 생각할 법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을 것이다. 숫자로 치면 능력치가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인 캐릭터 정도된다. 그런데 NBA2K20은 유저의 이런 심리마저 소액결제로 이어지게 만들어놨다. 

또한, 캐릭터가 착용하는 복장, 신발 등 게임의 거의 모든 콘텐츠에 부분 유료 구조가 도입되어있다. 본 기자는 최근 몇 년간 이 정도로 부분 유료 구조를 도입한 유료 게임을 본 적이 없다. 구매한 유저들이 ‘유료로 구매한 체험판 같다’, ‘소액결제로 도배된 게임이다’, ‘60달러짜리 게임이 아니라 무료 모바일 게임 같다’라고 혹평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여기에 카지노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슬롯머신도 게임에 등장한다. 홍보영상에서도 대놓고 이런 요소를 노출시켰다. 업체 입장에서는 매출을 조금이라도 더 내기 위한 ‘노력’인 것은 알겠는데, 개인적으로는 ‘선을 넘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간혹 이런 ‘선을 넘은 듯한’ 게임이 등장해서 크게 논란이 되면, 업계에 치명타로 돌아오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로 인해 촉발된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다. 지난 2017년 11월에 출시된 EA의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는 당시에 많은 기대를 받은 게임이었다. 하지만 게임이 출시된 직후에 부분 유료 구조가 너무 심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유럽과 미국의 유저 여론도 급속하게 악화됐다. 그러자 EA는 ‘스타워즈 배틀프런트2’의 부분 유료 구조를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그리고 이 사태가 벌어진 후에 유럽 각국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 논란은 아직까지 유럽과 미국 등에서 이어지고 있고 몇몇 게임 업체 관계자들이 영국 국회 소위원회에도 소환됐다. 미국에서는 조쉬 하울리 상원의원이 유료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된 공청회를 개최했다. 게임 하나로 인해서 ‘확률형 아이템’이 유럽과 미국에서 여론, 국회의원, 정부기관의 ‘도마위에’ 오른 것이다.

본 기자는 NBA2K 시리즈 개발진과 2K가 유저들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당장 이 게임을 수정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차기작은 조금 더 유저 입장에서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기라도 하면, 게임을 공격하는 세력에게 또 하나의 ‘무기’를 쥐어주는 셈이 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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