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가 부산에서 진행되던 지난 11월 14일, 한국의 반대편에 있는 영국의 런던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팬 페스티벌 X019에서 넥슨의 캐주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기반의 글로벌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이하 카트 드리프트)가 처음 공개됐다. 그야말로 깜짝 공개였다.

국내 게임 최초로 콘솔과 PC의 글로벌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고 4K UHD 해상도와 HDR(High Definition Range) 기술을 지원하는 그래픽을 언리얼 엔진 4로 구현했다. 게다가 추가적인 품질 향상이 가능한 'Xbox one X Enhanced' 타이틀로 준비 중이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처음에는 단순한 원작의 리마스터 버전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판이 커져버린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리고 개발진이 카트 드리프트를 통해 꿈꾸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본사에서 카트 드리프트 개발을 총괄하는 박훈 디렉터와 조재윤 리더를 만났다.

▲ 왼쪽부터 넥슨코리아 조재윤 리더, 박훈 디렉터

Q : 게임의 개발 배경은?
박훈 디렉터(이하 박) : 리마스터 프로젝트가 시초인데, 게임을 대폭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디렉터로 부임하게 되면서 이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생각하다가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가 좋으니 이를 발판삼아 글로벌로 확장하자고 해서 어울리는 요소를 찾기 시작했다. 카트라이더를 글로벌로 가져가자고 해서 출발된 프로젝트라고 보면 된다. 알려진대로 크로스플레이도 지원하고 다른 디바이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Q : Xbox로 먼저 출시한 이유는?
박 : 플랫폼별로 크로스플레이 정책을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가장 개방적이다. 그리고 콘솔 플랫폼은 파트너와 사전 접촉을 해야하는데 MS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런던에서 열린 X019 행사에서도 이례적으로 월드 프리미어(전 세계 대상 최초 공개 행사)로 공개하게 됐고 '스타워즈' 바로 뒤에 소개됐다. MS가 캐주얼 레이싱에 관심이 많더라. 좋은 첫 번째 파트너라 생각하고 협업을 하게 됐다.

Q : 국내에서도 콘솔에서 성공한 게임이 없다. 보통은 브랜드를 알리는 차원에서 하는데?
박 : 우리는 콘솔 게임이 아닌 PC도 지원하는 멀티 플랫폼 게임을 만든다.디바이스도 계속 확장될 것이다. 한국에서는 PC 시장이 있고 서구권은 콘솔이 메인이고 아시아는 모바일이 메인이다. 그래서 싹 다 지원하자 생각했고 당연하게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게 된 것이다.

Q : 개발 완성도는 어느 정도 되나?
박 : 70%까진 빨리 만드는데 그 다음이 더 어렵다. 카트가 가장 어려운게 기존 유저를 만족시키기다. 디테일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시간이 많이 든다. 특히 주행감을 잡는데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다. 외형적 부분은 많이 만들었고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Q : 크로스플레이를 구현하다 보면 신경 쓸 게 많을 텐데?
박 : 기술적 특성이 다 다른데 그거 대비 도전의 가치가 있다. 이젠 크로스플레이가 안 되면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다. 지역마다 인기 디바이스가 다 다르기에 그거에 역점을 많이 두고 진행했다. 그리고 크로스 플레이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할 것이다.

Q : 넥슨의 글로벌 프로젝트가 처음인데 카트라이더를 선택한 이유는?
박 : 카트라이더가 아시아에선 굉장히 강세다. 15년간 서비스했으니 경쟁력이 있다. 그에 비해 RPG는 국가별 특성을 많이 탄다. 특히 서구권에 나갔을 때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보고 카트라이더를 선택했다. 

Q : 원작 주행감과 조작감 위해 노력한 부분은?
조 : 조작감은 원작의 계승이 목적이다. 모든 것들이 카트 드리프트에서 작동하도록 작업하고 있고 프로게이머들과 테스트 중이다. 프로게이머는 라이브 유저 중 최상위고 민감하니까 그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하며 라이브와 동일한지 체크하고 있고 거의 90% 정도는 따라왔다고 생각한다. 라이트 유저들도 동일하게 즐기느냐는 이번 CBT로 검증하고, 이후 수정을 거쳐 라이브와 동일하게 할 예정이다.
그리고 전적 검색 사이트인 TMI를 원작과 똑같이 제공할 예정이다. 실력 격차를 체크하는 환경을 만들고 패턴을 조절해 편안한 플레이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Q :사운드는 원작의 것을 활용하나?
박 : 현재 리마스터 작업을 하고 있고 XBOX ONE X 인핸스드를 지원해서 돌비 애트모스도 작업하고 있다. 좋은 사운드 기기가 있으면 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밑바탕은 다 끝났고 사운드를 심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특히 오브젝트 사운드는 가상으로 배치를 하고 지나갈 때 소리가 나는 거라서 5.1채널을 지원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작업이 들어가더라.

Q : 인핸스드 지원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박 : 4K 해상도와 HDR. 오브젝티브 사운드 등 3가지를 요구한다. XBOX ONE S 대비 차이나는 것들이다. 

Q : 비즈니스 모델은?
박 : 프리 투 플레이에 시즌패스 방식이다. 성능보다 비주얼을 꾸미는 상품으로 구성될 것이다. 

Q : 카트는 어떻게 얻나?
박 : 게임 플레이나 시즌패스로 구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모두 얻을 수 있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공개되는 카트가 있을 건데 그건 판매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카트별로 특성치가 존재하는데 총합은 같다. 계열이 있는 것이지 성능의 차이는 없다. 

Q : 커스터마이즈로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나?
박 : 카트의 프론트 파츠와 사이드 파츠, 리어 파츠를 바꿀 수 있고 부스터 효과도 바꿀 수 있다. 소리나 클랙션, 스키드마크까지 다 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향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 카트에는 스티커도 붙일 수 있어서 개성있게 꾸밀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바디가 광이 나고 안 나고 하는 재질도 바꿀 수 있도록 할 예정인데 이건 개발 중이다.

Q : 카트 드리프트로 새로 게임을 접하는 유저에게 어필하는 부분은?
박 : 실험을 많이 하고 있다. 전문회사와 협업해 피드백을 계속 받아 허들을 넘어 타이밍이 됐다고 할 때를 CBT 타이밍으로 잡은 것이다. 이 게임에서 내세우는 건 커스터마이징 요소와 레이싱 요소다. 실력 기반의 게임이 서구권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 그리고 그쪽 유저는 자기 탐구 욕심이 강하고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공개해도 많이 혼나지 않을 시점에 하는 CBT다. 

Q : 버튼 옵션이나 아날로그 감도 조절은?
박 : 버튼은 전부 변경이 가능하고 옵션은 최대한 제공할 예정인데 아날로드 감도 조절는 아직이다. 

Q : XBOX 컨트롤러의 임펄스 트리거도 지원하나?
박 : 물론이다. PC에서 해도 마찬가지다. 키보드를 꽂으면 키보드로 옵션이 나온다. 참고로 런던에서 처음 공개했을 때 다음날 튜토리얼을 다 뺐다. 레이싱 게임은 조작이 검증돼 있어서 기본 조작은 다 알고 있고 튜토리얼 하는데 시간도 걸려서다. 대신 버튼을 눌러 작동하는 드리프트 교육에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 

Q : 원작의 여러 모드들은 어떻게 반영될까?
박 : 원작에 많은 모드들은 스피드전과 아이템전이 기본 베이스라서 언제든 개발해서 추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퀄리티를 끌어올리고 라이브의 재미 그대로 카트 드리프트에서 즐긴다면 추가는 언제든 가능하다.

Q : 4인 플레이에서는 조금 버벅이는 부분이 보였다. 최소 및 권장 사양?
박 : 4인 플레이 부분은 아직 정식으로 공개가 안 되어 있다. 시연을 위해 일단 공개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한 4인용 플레이의 경우 렌더링을 4배를 해야하고 물리 처리도 4배를 해야 한다. 4인용도 된다고 보여주는 것. 서구권에서는 하나의 TV로 함께 즐기는 문화가 있어서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꼭 이런 기능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추가한 것이다. 
그리고 사양은 딱히 정하진 않았다. 기준을 잡아야 할 듯 싶다. 목표는 보통의 노트북에서 돌아가는 것이고 MAC OS 지원도 구상하고 있다. 향후 저사양 버전도 개발할 생각이 있어서 폭이 넓어질 건데, 처음엔 콘솔 기준에 맞추다 보니 요구 사양이 높을 것이다. 

Q : 로비에서 카트와 캐릭터 변경이 랜덤이던데?
박 : 4인용 모드에서만 랜덤 변경이다. 그렇게 안 하면 인터페이스가 별로였다. 그리고 고르다 보면 다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프리셋 랜덤으로 정한다. 함께 즐겁게 하는 건데 계속 고르고 있으면 재미 없을까봐 정한 것이다. 

Q : 바뀐 다오 얼굴에 대한 유저들의 의견이 많은데?
박 : 기존 다오 대비 팔과 다리가 길어지고 입이 생겼다. 서구권에선 다오와 배찌가 인기가 없다는 얘기가 있었다. 정말 그런지 알고 싶어서 데이터 리소스를 받아 북미에서 무작정 투표를 돌렸는데 다오와 배찌가 중하위권이었다. 그래서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동양권은 눈을 강조하지만 서양권은 입을 강조한다. 입이 생기고 커지면서 감정에 디테일이 드러난다. 사실 클래식 다오는 그냥 보면 성격이 뭔지 모른다. 성격을 부여하려고 변화를 준거다. 오히려 성형이 잘 된 게 다오라는 얘기도 있다. 
국가별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있다. 그래서 다 만족할 수 없다. 아시아는 배찌가 1위인데 서구권에선 배찌의 졸린 눈을 마약을 한 눈으로 보더라. 서구권에서는 브로디가 인기가 좋다. 그래서 브로디의 스킨도 스팀펑크나 스포츠 등 북미에 어필할 요소로 만들었다. 동남아와 일본에서는 핑크빈이 최고다. 티아라도 인기 좋다. 이처럼 다양성을 추구하고 불호를 줄이고 호를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Q : 원작에 비해 카트의 사이즈가 작아서 주행감이 좀 달라 보인다 4인용이라서 그런 건가?
박 : 크게 보면 16:9 비율로 보는 차이일 것이다. 변화된 화각으로 인해 좌우가 더 많이 보인다. 21:9도 지원하는데 또 달라보일 것이다. PC는 창모드로 화각을 줄여주는 모드를 제공할거다. 주행감은 프로게이머들은 똑같다고는 하지만 화각과 텍스처 때문에 다르다고 말은 한다. 주행감은 프로게이머들이 스킬을 다 쓰는 걸 기준으로 잡고 있고 카트 바디도 잡아나가고 있다. 테스트해보면 방향이 나올 것이다. 최종 목표는 프로게이머들이 조이패드와 키보드를 같이 쓰는 것이다. 그래도 최대한 원작과 맞추는 걸 목표로 한다. 

조 : 조작을 패드로 해서 주행감이 다르다고 느낄 수 있다. 그 부분은 보편적으로 맞출 예정이고 프로게이머들은 키보드는 비슷하다고 했고 패드는 적응하면 키보드만큼 따라올 수 있을 것 같더라. 패드는 보편화되지 않아서 서구권과 맞춰 나갈 예정이다.

Q : 캐릭터의 머리가 좀 작아 보이는데?
박 : 감정을 표현하려다 보니 등신 비율이 중요하더라. 다양한 모션을 써야 하는데 손발의 길이가 긴 게 유리했다. 크게 봤을 때 감정때문에 바뀐 거다. 얼굴은 아직도 큰 편이라고 생각한다. 3등신 정도가 맞다. 2등신은 표현의 한계가 많다.

Q : 카트 드리프트로 이스포츠 가능성은?
박 : 원작의 역사를 따라가길 기대하고 있고 해외 선수들이 나와서 겨루는 막연한 생각도 있다. 옵저버나 관련 요소는 개발 중이다. 프로게이머만큼 잘 하는 사람이 나오면 이스포츠로 갈 수 있을 것이고 판이 커질 것이다. 
조 : 원작에서도 추구하고 있는 거고 검증된 것이라 카트 드리프트에서 완성시키면 글로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기 보다 자라나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식 런칭 단계가 지나 실력이 갖춰지게 되면 해야겠지만 아직은 이른 얘기다.

Q : 서버 권역은 어떻게 나뉘나?
박 : 글로벌 단일 서버다. 지역-서버는 현재는 선택하는 것은 없다. 전 세계 유저를 다 만날 수 있다. 네트워크가 안 좋은 유저를 만나면 안되니까 매칭 시스템을 통해 가까운 유저부터 먼저 만나도록 한다. 회선이 좋으면 멀리 있는 유저와도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과의 플레이도 문제없었다. 유저풀이 제한될 수 밖에 없지만 동아시아까지 다 커버될 것이다. 

Q : 출시되면 카트라이더와 카트 드리프트가 같이 서비스되나? 아니면 옮기게 되나?
조재윤 리더(이하 조) : 카트 드리프트를 한국에 언제 어떻게 출시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는 상태다. 우선 완성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퀄리티가 올라가고 유저들의 눈높이에 맞춰지면 한국에 출시될 여건이 마련되는 거고 그때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주행감을 맞춰서 플레이 상황을 맞춰주는게 우선이다. 

Q : 마지막으로 카트 드리프트를 기다린 유저에게 한 마디?
박 : 테스트에 많이 신청해줘서 감사드린다. 처음 하는 크로스 플랫폼이고 원작의 높은 기준을 가진 게임을 개발하는 거라 많이 준비했지만 부족할 수 있다. 테스트 목적이 피드백을 받고 더 좋은 게임으로 나아가는 거라서 많이 해주시라. 해외 유저도 만나는 새로운 경험을 할 것이다. 의견도 써주면 좋다. 피드백을 다 읽고 커뮤케이션 하는 걸 조 리더가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 읽고 다음 테스트때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조 : 보는 것과 실제 플레이는 다르다.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접속하고 플레이해서 기존과 뭐가 부족한지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좋겠다. 함께 완성해 나가는 게임이라 그걸 기반으로 개발하고 호흡할 수 있다면 완성도를 높인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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