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공식중계 캡처

혼돈스러운 2020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2라운드 7주차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길 것 같은 팀은 지고, 질 줄 알았던 팀은 살아났다. 정규시즌이 마무리를 향해가는 가운데 순위는 요동쳤다.

젠지 이스포츠는 강팀과의 연전을 이길 묘수가 필요하다는 점이 부각됐다. 중하위권 팀으로 확실한 승수를 챙겼지만, 상위권 팀에게 패배하는 패턴이 두드러졌다. 특히 1위를 경쟁하는 T1 전적은 2전 2패다. 드래곤X와도 1대1 동률이다. 승점을 충분히 따낸 것은 위안이지만, 포스트시즌과 결승전 승부에서는 물러설 곳이 없다.

T1도 아쉬움이 남는 한 주였다. 정규시즌 1위로 잠시 복귀했으나, 담원 게이밍에게 패하며 다시 2위로 내려앉은 것. 지나치게 공격적인 전술이 발목을 잡은 느낌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시도하는 것 일 수도 있다. 다만 흔들리는 경기력이 만성화되지 않도록 조절은 필요하다.

드래곤X는 합이 살아났다. 젠지를 2대0으로 꺾으며 승리와 승점을 챙겼다. 게다가 젠지와 T1의 패배가 늘어나면서 결승전 직출에 대한 희망의 불씨도 살아났다. 특히, 신예 도란의 성장이 고무적이다. 상단 라인(탑)의 기여도가 커진 만큼, 마지막 레이스에서 추진력을 얻었다.

담원은 고스트의 영입으로 활기가 돌았다. 승리로 가는 패턴, 승리공식이 하나 늘었다. 적의 견제가 분산돼, 성장시간을 확보한 것도 좋다. 이는 특정 팀이 아닌, 많은 팀들에게 위협적인 성장이다. 드래곤X와의 경기가 포스트시즌 결과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kt 롤스터는 날개가 꺾였다. 8연승으로 질주했지만, 2연패로 급반전했다. 승점을 챙겨준 적극적인 교전이 독이 됐다. 하단 라인(바텀) 비중이 커지면서 리스크가 더욱 커졌다. 에이밍을 지켜라 특명도 수행이 어려워졌다. 현재 아칼리와 자르반, 카사딘, 조이 등 후방 침투가 강점인 챔피언의 활약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연패를 이어갔다. 시즌 초반의 기세를 찾을 수 없다. 2라운드에서 승리의 맛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하위권 팀이 승점을 쌓고 있는 상황에서 연패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8주차 대진(출처=공식중계 캡처)

샌드박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5승 고지를 밟았지만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은 경기가 T1, kt, 담원이라 승수를 챙기기가 어려운 상황. 전반적인 경기력이 초반에 비해 올랐지만, 아직 최상위권 팀과는 비교가 어려운 수준이다.

APK 프린스는 복병으로 떠올랐다. 저돌적인 돌진으로 승리를 챙겼다. 물들어왔을 때 노 젓는 전략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공격적인 운영이 양날의 검이다. 최하위인 그리핀에게 발목을 잡힌 것이 좋은 예다. 이 패배로 APK는 강등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젠지, 한화생명 e스포츠(HLE), 드래곤X에게 승리를 따내야 하는 가혹한 조건이 따라붙었다.

HLE은 아프리카를 2대0으로 잡으며 한숨 돌렸다. 5승 고지를 밟으며 강등권 탈출에 희망을 찾았다. 남은 대진이 만만치 않은 것은 걱정이다. 다만 같은 조건은 APK와 대진을 앞둔 상태. 이 경기를 확실히 잡아야 강등권에서 탈출할 동아줄을 붙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꼴찌 그리핀은 승강전이 확실해 보인다. 홀로 3승을 기록하는 중이며, 경우의 수도 그다지 밝지 않다. 남은 대진이 담원, 아프리카, HLE로 사정이 나은 편이다. 최소 2승을 확실하게 거둬야 강등권 진출의 경우의 수로도 따질 수 있게 된다. 이번주 경기에서 승리를 맛보긴 했지만 스스로 따낸 승리로 보기는 어렵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