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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녀전선’과 X.D.글로벌, 이 정도면 유저 ‘농락’이다

한국에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모바일 게임 ‘소녀전선’. 출시 초기에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유저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운영은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아서 한국 유저들에게 많은 지적을 받았다.

이렇게 유저를 배려하지 않는 모습은 한국 출시 3주년을 맞는 순간에도 나타났다. ‘소녀전신’이 한국에 출시된 지 딱 3년이 되는 6월 30일, ‘소녀전선’ 공식 홈페이지에는 한국 퍼블리셔가 기존의 X.D. 글로벌에서 피닉스 게임즈로 변경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보통 게임 출시 몇 주년에는 유저들에 대한 감사를 전하는 공지사항이나 여러 가지 이벤트 공지가 올라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런 날에 갑자기 한국 서비스 업체가 변경된다는 소식이 올라온 것이다.

물론, 게임 서비스 업체가 변경되는 것은 게임 사업을 하다 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기존에 게임을 즐겼던 유저 정보만 원활하게 이전된다면, 유저 입장에서는 게임을 즐기는 것 자체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런 사업적인 결정을 듣게 되는 유저는 기분이 조금 씁쓸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공지는 어느 정도 예고를 하거나, 미리 해주는 것이 서로간에 좋다. 그런데 X.D. 글로벌은 이런 차원의 배려를 전혀 하지 않았고 6월 30일 당일에 한국 서비스 업체가 변경된다는 공지를 올렸다.

게다가 당시 공지에 등장했던 ‘피닉스 게임즈’라는 업체는 한국 유저 입장에서 처음 듣는 회사다. ‘소녀전선’을 오래 즐겼던 유저 입장에서는 ‘내가 즐기던 게임에 앞으로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갑자기 유료 아이템 관련 정책이 확 달라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생길 법하다. 이런 불안을 사전에 방지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공지사항에 ‘서비스 업체가 변경됐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이런 상황이니 안심해라’라는 취지의 메세지를 함께 넣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 올라왔던 공지사항에서는 이런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소녀전선’의 한국 서비스 업체 변경은 이렇게 다소 ‘씁쓸하고 허무하게’ 끝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7월 3일 ‘소녀전선’ 공식 홈페이지에는 재계약을 통해 X.D. 글로벌이 계속 한국 서비스를 담당하게 됐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이 올라왔다. 퍼블리셔 변경 공지가 올라온 지 3일 만이다. 공지사항은 “이번 이슈는 회사의 자본 방면의 변동으로 인해 발생한 해프닝으로서 해당 기간 동안 ‘소녀전선’의 운영진은 변동 사항이 없었다. 재계약 이후에도 여전히 동일한 인원들이 소녀전선 운영을 책임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한국 출시 3주년에 서비스 업체 변경 소식을 들었던 유저들은 3일 만에 ‘다시 원래대로’라는 소식을 듣게 된 셈이다. 관련 업체들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기 힘들지만, 결과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는 짧은 기간 동안 뭔가 ‘농락을 당한’ 기분이 들 만하다. 이렇게 3일 만에 해결될 문제였다면, 아예 한국 서비스 기간을 임시로 연장하고 업체들이 계속 합의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이런 해프닝은 아예 일어나질 않았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정황상 이런 가설도 제기해볼 수 있다. 업체들이 합의하는 과정에서 알력다툼이 일어났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 6월 30일 서비스 업체가 변경된다는 공지사항이 갑자기 올라간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협상이 마무리되어서 다음 공지가 올라온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녀전선’ 서비스 업체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유저들을 일종의 ‘인질’로 잡고 협상에서 활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순전히 본 기자의 추정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소녀전선’ 운영진이 한국 유저들을 대한 태도를 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번 해프닝의 속사정을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주체는 한국판을 즐기는 유저들이다. 사람이라면, 이런 소식을 연속으로 듣게 되면 아무래도 마음이 좋지 않게 된다. 관련 업체들이 한국 유저들의 기분을 배려하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는지 의심이 가는 이유다.

그리고 만약 유저들의 기분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두 번째 공지사항에서라도 ‘이런 해프닝이 발생해서 유저들에게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라는 취지의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과의 말은 일절 찾아볼 수 없었다. X.D. 글로벌이 한국 유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식으로 대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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