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으로 일상이 변하고 있다. 많은 활동이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작 게임을 발표하는 간담회는 비대면(언택트) 방식으로 전환됐다.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여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많은 관중이 모이는 e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현재는 많은 대회가 무관중 혹은 온라인으로 개최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들을 멋진 플레이는 변함이 없지만, 관중의 함성과 탄성이 사라진 게 가장 큰 변화다. 함께할수록 즐거운 스포츠인 만큼 언택트 시대에 맞춘 새로운 e스포츠가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KGMA, 회장 이택수)와 한국게임전문기자클럽(KGRC)는 4일 서울 상암동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코로나19 시대, e스포츠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강사로는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 김철학 사무총장이 나섰다.

김 총장은 “코로나19로 스포츠 경기뿐 아니라 공연, 문화행사가 대부분 중단됐다. e스포츠는 비교적 영향이 적은 온택트 콘텐츠다. 꾸준히 강조해온 온라인 기반 스포츠라는 장점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라고 현황을 진단했다. 온택트는 온라인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이 연결된다는 뜻의 신조어다.

실제로 e스포츠를 즐기는 유저 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 평균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기준으로 일 평균 시청자 수 463만명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3.4% 증가한 수치다.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약 82만명으로 전년대비 4% 증가했다. 해외 시청자 수도 62%로 비중이 늘었다. 시간과 공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e스포츠의 장점이 발휘되고 있다는 지표다. 기존 스포츠는 불가능한 국가대전도 꾸준히 개최되고 있다.

대회 진행 방식도 변했다. 오프라인 경기장에서 진행되던 대회는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겼다. 김 총장은 “이런 플랫폼의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것이라고 본다. 대중적인 e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대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이를 위한 기술적 지원도 늘었다. 대회 운영에 필요한 대진 플랫폼이 활성화됐다. KeSPA는 대통령배 KeG 대회와 대학리그에 새로운 플랫폼을 접목하는 시도 중이다.

풀어야 할 난제도 있다. 김 총장은 가장 먼저 대리게임과 핵 프로그램 사용 문제를 언급했다. 일반적인 대회는 오프라인으로 주최자가 제공하는 PC를 사용한다. 따라서 추가 프로그램이나 대리게임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대회가 진행되면, 부정행위에 대한 통제 및 적발이 어려워진다. 온택트 시대의 e스포츠는 공정성을 위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팬 서비스와 대회 진행의 독립성도 고민거리다. e스포츠 종목은 공개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으며, 선수 및 관계자 외에 접근이 비교적 자유롭다. 이를 통제하기 위한 종목사의 협력이 빠질 수 없게 된 것. 또한, 다소 멀어진 선수들과 관중, 팬의 거리를 좁히는 온라인 소통 플랫폼의 필요성도 떠올랐다.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기 위한 준비 역시 온택트 시대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유지해야,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와 해외의 격차를 줄이고, 글로벌 표준화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 김 총장의 분석이다.

김 총장은 “인기 e스포츠 종목은 프로 스포츠로서의 인프라가 갖춰졌다. 반면, 비인기 종목은 체계가 잡히지 않았다. 국제무대를 보면, e스포츠가 생소한 지역이 많다”라며 “선수 권익보호를 위한 사회적 보호장치 마련과 e스포츠 종목의 국제 표준화 작업 등 풀뿌리 활동에 대해 보다 많은 논의가 오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대에 발맞춰 변화해온 e스포츠가 이제는 시대를 변화시킬 차례라 본다”라며 “KeSPA는 중국과 일본 지역 협회와 함께 새로운 표준을 제정하는 데 힘을 합치고 있다. 또, 풀뿌리 활동으로 아마추어를 위한 대회 확장, 공정성을 위한 전문가 양성 등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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