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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만듦새가 좋은 SF 생존게임 ‘디스테라’

생존게임은 어렵다. 게임을 즐기려면 알아야 할 것이 많다. 현실적인 위협과 이에 대처하는 다양한 수단을 대비해야 한다. 여기에 긴장감을 더하는 여러 장치가 더해져 입문 난이도가 오른다. 따라서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이란 선입견이 장르의 진입 문턱을 높인다.

최근에는 이런 부분들을 줄인 생존게임들이 유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출시 5주 만에 500만장을 판매한 ‘발헤임(Valheim)’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공상과학(SF)과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더한 ‘디스테라’도 지난 7일 글로벌 비공개 테스트(CBT)를 통해 글로벌 유저와 만남을 시작했다.

‘디스테라’는 무분별한 자원 개발로 기후와 생존이 어려워진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생존게임이다. 추방자로 불리는 주인공(유저 캐릭터)가 지구에서 생존 수단을 만들고, 경쟁자를 물리치고,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방어수단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새로운 무기를 갖춰 경쟁 혹은 협동하는 순환이 이어진다.


■ 과학 문명의 네 번째 불꽃 테라사이트와 지구

인류와 과학의 발전은 에너지의 발견을 떼 놓고 설명할 수 없다. 원시 인류가 불을 피우는 법을 발견했을 때, 전기를 생산했을 때, 원자력을 발견했을 때를 기점으로 과학 문명이 진보를 이뤘다. 미래 세계를 그리는 여러 매체에서 에너지와 자원의 발견과 이에 따른 분쟁을 소재로 삼는 이유다. ‘디스테라’ 역시 가상의 광물 테라사이트의 발견과 남용으로 파괴된 지구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게임 속 인류는 우주로 생활 거처를 옮겼고, 다시 번영이 시작되는 듯했다. 하지만 테라사이트는 지구에서만 채취할 수 있다는 게 문제였다. 필연적으로 에너지 고갈이란 문제에 직면했다. 가혹한 지구에서 테라사이트를 채취해오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 여기에 투입된 인물이 바로 유저의 페르소나, 추방자로 불리는 주인공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먼저 스타팅 포인트를 골라야 한다. CBT 버전에서는 1시 방향의 아르팍사드, 4시 방향의 아슈어, 7시 방향의 일럼 세 개 지역이 선택지로 주어진다. 일럼은 비교적 안전한 지역, 아슈어는 경쟁률이 높지만 식품과 광물자원이 고루 배치된 지역, 아르팍사드는 시작부터 고열과 싸워야 하는 고위험 지역이다. 따라서 초보자에게는 일럼과 아슈어 지역 스타트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한 서버의 최대 인원도 50명(CBT 기준)으로 많지 않은 편이라, 굳이 스타팅 포인트를 떼어놓은 이유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 생존게임, 학습 허들과 양을 줄이다

조작 방법은 1인칭 슈팅게임(FPS)과 똑같다. 여기에 생존게임을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아이템 사용과 제작, 스킬 세팅, 하우징, 크래프팅 등 대부분의 활동을 척척해낼 수 있다. 채집과 수집도 상호작용 키(기본 F키)로 통일돼 조작 난이도가 낮으며, 어딘지 모르게 친숙하다.

자원 수집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광물 채취가 첫 번째다. 추방자는 몸에 이식된 기계팔(머신 암)을 사용, 지면에 노출된 바위나 테라사이트를 채집할 수 있다. 두 자원은 생존의 기본 단위로 활용된다. 테라사이트는 요리부터 무기 제작, 에너지 충전까지 거의 대부분의 활동에 쓰인다. 채집한 바위는 안전한 집을 만드는 필수 요소다.

두 번째는 수집이다. 인류가 생존했던 각종 시설과 집에 남겨진 자원을 모으는 것이다. 구리와 고철, 금속판 등 좋은 장비를 맞추기 위한 최소 단위의 재료를 대부분 수집으로 얻을 수 있다. 마지막은 사냥이다. 곰과 사슴 같은 짐승을 처치하고 고기와 가죽을 얻거나, 인류를 돕던 로봇을 파괴해 핵심 자원을 얻을 수도 있다.

초반에는 광물 채취와 수집 비중이 대단히 높다. 외부의 위협이 없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광물을 채취해 기본적인 도구를 만들고, 무기로 쓸 수 있는 (파이프)렌치로 최소한의 보호 수단을 갖출 수 있다. 이후 추방자를 배제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로봇을 처치하고, 거주 공간에 남아있는 자원을 수집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이 두 작업이 얼추 끝나는 30분 전후 시점부터 본격적인 SF 세상에서 살아남기가 시작된다.


■ 육성 자유도 높인 프로토콜과 데이터칩

‘디스테라’는 육성 자유도도 높은 편이다. 기본적인 액션외에도 프로토콜을 통해 일종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따. 기본적으로 장비를 통해 상태와 저항 능력치가 결정되며, 장착한 프로토콜과 데이터칩으로 특성이 더해진다. 프로토콜은 보호복의 에너지를 소비해 장벽을 치거나,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 기본 제작 가이드에 포함된 라이트 드론은 어두운 지역을 밝히는 화톳불 역할이다. 상황에 따라 최대 2개의 프로토콜을 사용할 수 있다. 사냥과 채집, 기후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것이 개발팀의 의도로 풀이된다.

데이터칩은 일종의 특성이다. 선택한 데이터 칩에 따라 상태 능력치 혹은 피해 감소 등 다양한 부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단, 4종류의 데이터칩 중 종류별로 하나만 장착할 수 있다.

사망 패널티는 뼈아프다. 전투에서 전사(사망)하면 프로토콜과 데이터칩, 장비와 가방의 재료를 모두 잃게 된다. 게임을 재시작하고 사망한 지점에 다시 방문하면 되찾을 수 있지만, 장비와 방어구가 없어 다시 전사하기 일쑤다.

안전한 진행을 위해서는 여분의 무기와 장비를 갖춰야 하는데 이 역시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이런 리스크를 줄이려면 아무래도 파티 플레이가 유리하다. 혹은 비행선 이착륙장과 주요 시설에 도전하기 전, 근처에 거점과 침대를 설치해 왕복 시간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사망 페널티를 받지 않는 머신 암 업그레이드를 먼저 챙기는 것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프로토콜 혹은 데이터 칩을 머신암 능력치로 바꾸는 것이 어떨까 건의하고 싶다.

 

■ 의외의 매력 포인트, 공포게임 못지않은 긴장감

생존게임은 여러 가지 상태 이상과 페널티 등 다양한 요소로 유저를 압박한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위협으로 긴장감을 높이려는 의도다. 반면 ‘디스테라’는 이런 부분들을 거의 떼어냈다. 야생동물과 전투에서 출혈과 같은 상태 이상이 걸리지만, 위협적이진 않다. 착실하게 생존 수단을 마련했다면 대처 가능한 수준이다. 낙하나 잠수, 화재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아이템 하나로 바로 회복할 수 있다. 갈증이나 배고픔 상태도 약간의 제약일 뿐이라 관리가 쉽다.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는 적지만, 의외로 긴장감이 느껴지는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게임 속의 세상은 시간과 날씨에 따라 환경이 바뀐다. 밤이 되면 1m(게임상의 거리는 약 3m)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진다. 이때 저격수나 야생동물, 로봇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면 공포게임 못지않은 긴장감이 느껴진다.

물론,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해 어느 정도 시야를 확보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미지의 적에게 습격당하는 공포감이 해소되는 건 아니다. 이런 연출이 부담스러운 유저라면, 옵션에서 감마값을 최대한으로 올리길 추천한다. 전체적으로 맵이 밝아져 지형지물을 확인할 수 있어 긴장감이 확 줄어든다.


■ 싱글 플레이 모드로 슬로우 라이프를 즐겨볼까

생존게임의 난이도는 유저의 숙련도는 물론, 함께 플레이하는 유저의 숫자로 결정되곤 한다. 친한 친구, 혹은 게임메이트와 함께 시작하면 솔플(1인 플레이) 유저보다 무조건 유리하다. 자원을 채취 속도도 빠르고, 발전 속도도 배가되기 때문이다. ‘디스테라’도 이런 공식에서 피해 갈 순 없다. 오히려 협동 플레이를 장려하는 다양한 특징을 갖췄다.

‘디스테라’의 모든 활동의 기본 단위는 테라사이트다. 요리를 위한 불도 테라사이트로 피운다. 고급 아이템을 만들 때도 테라사이트를 에너지로 변환하는 테라코어가 필요하다. 필요한 아이템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도 모아야 한다. 이를 다른 유저와 나눈다면 생존을 위한 시간을 줄고, 거처를 확대할 여유가 뒤따라 온다.

시스템 적으로 살펴보면 테라코어 및 주요 생산시설에 관리자를 지정하거나, 문에 비밀번호를 거는 등 협동을 장려하는 여러 장치들이 구현돼 있다. 주기적으로 주어지는 미션과 협동 모드도 마찬가지다. 로드맵 상에는 여러 명의 유저가 함께 도전하는 레이드도 협동을 장려하는 콘텐츠이자 요소다. 또, 각종 재료를 하이에나 수송선도 장비가 없는 초반 빈약한 장비로는 돌파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나의 지역에 2마리~10마리의 적이 뭉쳐서 등장하는 일도 있기에 FPS 숙련자라도 상대하기 버겁다.

경쟁으로 자원을 획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른 유저의 거처를 파괴해 자원을 약탈하고, 때로는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쳐 자원을 빼앗을 수도 있다. 따라서 협동과 경쟁 중 어느 쪽에 비중을 둘지는 유저의 선택이다.

협동도, 경쟁도 싫다면 싱글 플레이 모드에서 쾌적한 슬로우 라이프를 즐길 수도 있다. 일종의 오프라인 모드라 혼자서 모든 것을 챙겨야 하지만, 경쟁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마음이 편하다. 또, 게임을 시작할 때 자원과 피해량, 시간의 경과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쾌적한 진행이 가능한 것. 따라서 천천히 건물을 짓거나, 세계의 여러 곳을 탐험하고 싶은 유저에게 알맞다. 물론, 다른 유저의 간섭이나 참견이 없을 뿐, 기본적인 위협과 생존의 어려움은 매한가지다. 또, 생산 장비는 작업대와 유저 캐릭터가 각각 1개씩 순서대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 드는 시간부담도 만만치 않다.


■ 튼튼한 뼈대, 마무리 장식 잘해야

‘디스테라’ 출시를 위해 힘을 합친 카카오게임즈와 리얼리티매직은 올해 말 얼리액세스(앞서 해보기)를 예고했다. 최근 스팀에서 유행하는 론칭 전략을 사용한 것. 실전적인 테스트로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3월 알파테스트 이후 UI(인터페이스)를 개선한 CBT 버전은 단단한 기본기를 느낄 수 있었다.

확실한 점은 튼튼한 뼈대를 갖췄다는 점이다. 생존게임으로써 갖춰야 할 긴장감과 조작, 제작 시스템은 확실히 완성단계에 있다는 느낌이다. 여기에 UI(인터페이스)와 제작 편의성, 기본 가이드와 돌발 퀘스트 등을 보강하면 얼리 액세스 버전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테스트 상에서는 보여주지 않은 콘텐츠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어떤 게임으로 완성될지 기대를 걸어본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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