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대대적인 개선에 나섰다. 16살 동안 묵은 때를 벗겨내고, 새 옷을 입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황금기를 이끌었던 네오플 윤명진 이사가 총괄 디렉터로 복귀했다.

넥슨과 네오플은 지난 8월 2일 윤 디렉터의 복귀를 정식으로 발표했다. 이후의 행보는 바빴다. 지난달 2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던파로온(ON) 2021 서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 지금까지 축적된 문제점과 이에 대한 앞으로의 대처방안을 공들여 소개했다.

약 2시간 40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는 싸늘한 분위기 속에 시작됐다. 그동안 쌓인 것이 많은 유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개선 사항이 발표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복잡하고 피로도 높은 파밍 시스템 개선, 캐릭터 밸런스의 조정 등 꼬이고 얽힌 콘텐츠를 하나씩 풀어내겠다는 절절한 청사진이 먹혔다.

네오플 윤명진 디렉터는 파밍 시스템 개선을 발표했다(출처=던전앤파이터 유튜브 캡처)

실제로 첫 번째 개선방안이 담긴 2일 정규 업데이트로 적용된 파밍 시스템이 개선됐다. 먼저 지난해 1월 시즌7 업데이트의 핵심 시스템이었던 신화 아이템이 개편됐다. 장비 드랍률이 5배 증가했고, 해체도 가능해졌다. 다른 캐릭터에 신화 아이템을 넘겨주는 초월도 가능해졌다. 아이템 세팅의 핵심인 신화 장비를 입수할 수단이 늘어나, 캐릭터 육성과 세팅에 대한 부담이 크게 완화됐다.

2일 업데이트로 필수 보상이 계정 귀속 형태로 제공되며, 계정 창고를 통해 공유할 수 있게 바뀌었다

복잡하게 얽힌 계단식 파밍 콘텐츠도 물망에 올랐다. 레벨과 난이도, 주간 입장 제한 등 다양한 제약을 풀어낸 것. 여기에 주간 던전 콘텐츠의 부담을 완화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동시에 육성할 수 있도록 각종 재료 아이템을 계정 공유로 바꾼 결단이 유저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던파’의 핵심 콘텐츠인 육성과 레이드 콘텐츠 입문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큰 성과다.

오는 8일에는 테스트 서버(퍼스트 서버)에 많은 유저가 고대했던 캐릭터 밸런스 조절이 대대적으로 진행된다. 단순한 수치 조정이 아니다. 파티 시스템의 핵심인 시너지와 버프 등 중추까지 파고든다. 윤 디렉터는 문제 해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너지 효과 본인 적용과 시너지 유지 시간 일괄 적용을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공식 홈페이지에는 22개의 캐릭터가 조정의 대상으로 발표됐다. 전체 캐릭터 중 3분의 1의 조정을 한 번에 시행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시너지는 과반에 가까운 10개가 조정 대상이다. 이밖에 3개의 버퍼와 9개의 딜러도 목록에 포함됐다. 구조적인 문제 혹은 지나치게 낮은 캐릭터 성능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듯하다.

출처='던전앤파이터' 홈페이지

시너지는 파티의 딜 능력치를 올리는 버프와 비슷한 개념이다. 적용 형태에 따라 타격, 오라, 버프 시너지로 구분된다. 이 시너지는 캐릭터의 특성에 따라 유지 시간이 갈리며 짧게는 10초부터, 무한 유지까지 다양하다. 따라서 시너지 유지 시간이 짧고, 조건이 까다로운 시너지의 경우에는 유저의 숙련도에 따라 효율이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도적 클래스 섀도우 댄서가 대표적이다. 이번 밸런스 패치가 이런 문제들을 어디까지 풀어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윤 디렉터는 더 이상 밸런스 패치를 미루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수정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첫 패치 반응은 긍정적이다. 완화된 파밍 부담과 숙제로 불리는 주간 콘텐츠의 입장 횟수 조정으로 부담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단, 육성 캐릭터 수가 적은 일부 유저에게 콘텐츠 수가 적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앞으로의 ‘던파’는 내부적인 문제 해결은 물론, 이에 뒤따르는 콘텐츠 보강과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변화가 시작된 16살 ‘던파’의 변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자.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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