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인공지능(AI)은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게임을 더 재미있게 하는 캐릭터 AI는 물론 고객응대 서비스(CS), 청소, 배달 등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4차 산업의 핵심으로 게임과 AI가 꼽히는 2018년 봄, 지속적으로 AI를 연구개발해 온 엔씨소프트는 15일 판교 사옥에서 그동안의 성과와 과정을 소개하는 ‘NC AI 미디어 토크’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엔씨소프트가 지난 7년간 연구개발한 AI의 성과의 의미, 과정 등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AI와 게임으로 대표되는 콘텐츠의 재미가 결합된 결실들이 소개됐다.

◆ 7년간의 투자

한운희 미디어인텔리전스(MI) 태스크포스(TF)장은 “엔씨소프트의 AI 연구개발(R&D)은 연마장양(鍊磨長養)이라 할 수 있다. 오래 갈고 닦아 준비해왔다”라며 “엔씨소프트는 2011년부터 약 7년간 이 분야에 투자해왔으며,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했다”라고 인사했다.

소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2월 22일부터 23일까지 직원과 산학협력 관계자들에게 설명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의 키워드는 ‘2.1’ ‘90’ ‘223’ ‘815’. 2.1은 사내 경쟁률, 90은 참석 부서, 223은 총 참석인원, 815는 총 발표시간이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엔씨소프트가 AI기술에 건 기대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개에 따르면 김 대표는 “프로그래밍이 아닌 러닝(leaning)의 시대, 그것이 바로 AI가 만드는 미래입니다”라며 AI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임직원에게 강조했다고 한다.

현재 엔씨소프트 AI연구부서는 AI센터와 NLP(자연어처리센터)센터로 나뉜다. 세부적으로는 △게임 AI 랩 △스피치 AI 랩 △비전(vision) AI 랩 △랭귀지(Language) AI 랩 △지식 AI 랩 등 3개 분야 연구소가 연구개발에 매진 중이며, 8개 학교 12개 연구실과 협력하고 있다.

회사의 기대와 규모에 비해 엔씨소프트 AI센터는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그동안 외부 공개를 최소화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이날을 기점으로 산업계와 시장과 소통하는 채널을 차츰 늘려 나갈 것이라고 했다.

◆ NC AI 센터, AI로 재미를 만들다

본격적인 발표는 AI센터, NLP센터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이재준 AI센터장이 연단에 올라 “엔씨소프트가 생각하는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도구”라며 “더 나은 해결책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새로운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일반적으로 AI는 크게 강AI와 약AI로 나뉜다. 강AI는 사람과 같은 AI, 알파고로 친숙해진 약AI는 문제를 지능적으로 해결하는 AI다. 엔씨소프트는 이런 약AI와 머신러닝을 집중 연구하고 있으며, 정해진 정답이 없는 추상적 개념 ‘재미’를 더하는 것이 연구과제 중 하나다.

게임은 AI를 적용하기 최적화된 콘텐츠다. 소통을 통한 피드백을 받기 좋고, 목표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AI센터 역시 연구개발한 내용을 바탕으로 혁신과 차별성을 만들기 위한 중장기적 투자에 열 올리고 있다.

이 연구개발의 산물은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에서 만날 수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무한의 탑’ 콘텐츠에는 AI기능이 적용돼 있다. 덕분에 유저는 AI와 대전(결투)하며 진짜 사람과 대전하는 것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밖에 대부분의 게임에서 이미 AI 기술을 접목한 시스템과 개발과정이 도입됐다.

스피치(언어인식) AI 랩은 사용자가 누구인지 알아보고, 말의 내용과 감정을 인식해, 자연스럽고 다양한 톤의 음성으로 응답하고, 사용자 주변 음향을 통해 환경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더 자연스러운 대화, 음성을 사용한 컨트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비전 AI 랩은 이미지와 비디오 인식, 생성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미지 자동채색, 생성, 합성, 인식 등에 사용할 수 있는 AI로, 게임의 기획단계와 일러스트 채색 등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이 AI센터장은 “엔씨소프트에 최적화된 스피치 AI로 게임의 재미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라며 “게임은 독특한 언어를 많이 사용한다. 기존 스피치 AI로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게임에 특화된 전문 AI를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국내 최고 수준의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컴퓨터와 대화하는 시대, NC NLP 센터가 연다

NLP는 알파고로 유명해진 약AI(머신러닝AI)와 달리 아직 생소하다. 장전선 NLP센터장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소통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 NLP센터”라고 소개 한 뒤 “사람의 언어로 컴퓨터와 소통하고, 노는 방법을 연구개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NLP 센터는 언어AI랩과 지식AI랩으로 나뉜다. 언어AI는 사람의 말(자연어)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기술이다. 여기에 텍스트의 핵심을 파악하는 기술도 포함된다.

지식AI랩은 다양한 데이터로부터 유의미한 지식을 간추리고,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기술을 연구한다. 이 기술은 수많은 데이터에서 유저가 필요한 정보만을 검출해 알리는 일에 활용할 수 있다.

NLP AI 연구를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NLP센터는 지난 3년간 AI기술 개발을 위해 프로야구의 데이터 사용했다. 이런 연구의 결과물을 곧 만날 수 있게 된다. AI 기반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PAIGE)’다. 이 서비스는 얼리억세스 형태로 4월 중 iOS와 안드로이드 버전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장 센터장은 “AI 시대에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가공하고 생성하는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페이지’는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프로야구 데이터와 AI를 접목함으로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페이지’는 ‘나보다 야구를 조금 더 잘 아는 (내 편인 인공지능)야구 친구’가 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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