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T1이 25일 서울시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2020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에서 젠지 e스포츠를 물리치고 선취점을 획득했다.

T1은 그레이브즈를 먼저 고르는 강수를 뒀다. 초반부터 활동범위가 넓고, 전투력도 높은 챔피언으로 압박을 가한 것. 이에 젠지는 아펠리오스와 오른, 렉사이, 아지르, 유미를 차례로 고르며 중후반 이후의 전투에 힘을 주는 진영을 갖췄다. 이에 T1은 코르키, 바루스를 추가하며 3원딜과 이를 보조하는 쓰레쉬로 반격에 나섰다.

경기 초반은 T1이 웃었다. 초반 강세를 기반으로 압박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레이브즈는 2분 30초 상대 정글에 침투한 상황에서, 아지르를 처치하며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팀의 압박라인이 중앙을 넘어서자 상대 정글을 안방처럼 드나들며 성장에 속도를 더했다. 젠지는 깜찍 킬로 T1과의 격차를 줄였다. 오브젝트와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최소한의 이득을 챙기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경기가 중반으로 접어든 16분 이후 균열은 점차 커졌다. T1이 빠른 합류로 초반 운영에 핵심인 상대 렉사이를 처치했다. 이후 상단(탑) 1차 포탑을 파괴하며 운영의 폭을 넓혔다. 덕분에 그레이브즈가 상대 위쪽 정글을 장악해 상대의 성장기반을 빼앗았다.

이후 경기는 T1의 창과 젠지의 방패 중 어느 쪽이 단단한가를 겨루는 식으로 진행됐다. T1은 바루스의 견제(포킹)을 앞세워 젠지를 압박했다. 바루스는 상대 주요 챔피언의 체력을 순식간에 갉아먹으며 진격 의지를 꺾었다. 젠지는 빠른 합류를 통해 두 번의 드래곤 사냥에 성공하는 등 후반 역전을 위한 조건을 하나씩 달성하기 시작했다. 경기시간 25분 기준 골드 격차는 5,000. 이겨놓고 싸우고 싶은 T1과 싸워서 이기고 싶은 젠지 사이에서 긴장감이 흘렸다.

결정타가 된 전투는 30분 경기 중앙에서 발생했다. T1이 상대 렉사이와 아지르, 유미를 잡아내며 방어진영을 밀어낸 것. 시야 장악을 위해 약간 앞서 있던 렉사이를 빠르게 문 커즈와 페이커의 합동 공격이 돋보였다. 이 전투로 T1도 칸나를 잃는 손해를 봤지만, 드래곤을 챙기며 이득을 굴렸다. 다음 전투에서 내셔 남작(바론) 압박으로 젠지의 발을 묶고, 칸나의 사일러스가 상대 하단(바텀) 라인을 공략한 전술도 성과를 냈다.

T1은 서두르지 않았다. 바루스의 포킹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기본을 침착하게 반복했다. 덕분에 드래곤을 하나 내줬지만, 바론을 챙기며 미드, 탑, 바텀 억제기를 모두 파괴했다. 젠지가 원했던 후반 전투를 할 수 없도록 강제한 것. 길었건 경기는 45분만에 상대 넥서스를 파괴하며 종료됐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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