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어웨이큰스: 언리얼 엔진 5 익스피어리언스' 제작에 쓰인 언리얼 엔진 5 기능들

영화 ‘매트릭스’는 많은 관객에게 충격을 준 영화다.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가 무너지는 배경 설정, 화려한 특수효과(SFX)는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첫 편 개봉일로 약 22년이 지난 현재는 발전한 3D 기술과 메타버스 등 영화 속에서만 등장했던 여러 콘텐츠가 현실과 접목되는 기로에 서있다.

에픽게임즈는 새로운 시대에 맞춘 언리얼 엔진 5를 올해 얼리 액세스 출시했다. 개발 편의성을 높이고, 오픈월드 구현의 수고를 덜어주는 다양한 기능이 개발자와 게이머의 눈길을 끌었다. 10일에는 더 게임 어워드 2021 현장에서 최신 테크 데모 ‘매트릭스 어웨이큰스: 언리얼 엔진 5 익스피어리언스(이하 매트릭스 어웨이큰스)’를 공개했다.

이 데모는 영화 ‘매트릭스’의 다양한 모습을 언리얼 엔진 5를 통해 구현한 기술 데모다. 언리얼 엔진 5에 탑재된 다양한 기능을 기반으로, 영화 속의 세상을 구현했다. 또, 영화의 액션 시퀀스를 따라가는 실감 나는 액션을 즐길 수 있다. 제작에는 에픽게임즈 스페셜 프로젝트 팀과 영화를 만든 라나 워쇼스키, 존 가에타, 제롬 플라토, 킴 리브레리와 파트너사가 참여했다.

이날 에픽게임즈코리아 사무실에서 플레이스테이션5(PS5)로 앞서 체험해 본 ‘매트릭스 어웨이큰스’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실시간 렌더링으로 여의도 2배 면적에 다라는 오픈월드를 빠르게 달려갈 수 있었고, 수많은 NPC의 상호작용도 자연스럽게 표현됐다. 특히 자유 시점으로 건물 사이를 빠르게 이동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액션성과 느낌은 대작(AAA급) 게임에서 구현된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에픽게임즈코리아 신광섭 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테크 데모는 현재 배포 중인 언리얼 엔진 5에 포함된 기능들 만으로 제작됐다고 한다.

핵심은 고품질의 콘텐츠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상화된 마이크로폴리곤 지오메트리 시스템 나나이트로 디테일한 표현력이 한층 높아졌고, 약 16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광활한 맵과 수만 개의 캐릭터, 자동차, 고층건물 등을 월드 파티션과 후디니, 규칙 기반 프로세서를 통해 빠르게 구현할 수 있도고 한다. 가상으로 구현된 ‘매트릭스’ 도시의 품질은 상용 게임과 큰 차이가 없었으며, 테크 데모에 포함된 다양한 기능을 누구나 체험할 수 있도록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설명에 따르면 복잡한 개발 공정이 필요한 물리 처리 역시 후디니를 통한 절차적 생성과 AI를 통해 고도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 추격 시퀀스다. 추격해오는 차량의 오른쪽, 혹은 왼쪽 바퀴를 정조준해 터트리면 이에 따라 다양한 충돌 효과가 더해진다. 여기에 도로를 달리는 다른 차량과 충돌했을 때에는 또 다른 물리 법칙의 적용되는 모습도 볼거리였다.

언리얼 엔진 5의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인 루멘의 적용 역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필드에 배치된 오브젝트로 낮의 도시와 밤의 도시가 실시간으로 바뀌는 모습을 직접 조작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반사광의 영향을 받은 밤의 도시 표현은 게임보다는 영상 매체의 모습에 가깝다. 데모 설정을 통해 태양의 위치를 조정하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지날 때 비치는 광원의 모습도 대단히 자연스러웠다. 특히, 추격 시퀀스에서 트리니티와 니오베의 선글라스에 반사되는 주변 지형의 모습도 자연스러워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였다.

영화 ‘매트릭스’와의 싱크로율도 대단했다. 메타휴먼으로 재현된 네오, 트리니티는 20년 전 영화관에서 봤던 키아누 리브스와 캐리앤 모스의 모습을 빼닮았다. 또, 대사 처리와 액션 역시 원작 영화 못지않은 박진감을 뽐냈다. 불과 20년 전 수백 명의 전문 인력과 시간이 필요했던 특수 효과를 소수의 인원이 실시간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도 놀라움을 더하는 부분이다.
 
약 30분 동안 체험해본 ‘매트릭스 어웨이큰스’는 그동안의 테크 데모와는 분명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구현되는 가상현실 시대가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를 예고했던 상징적인 영화 ‘매트릭스’를 바탕으로 데모를 꾸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만은 않아 보인다.

에픽게임즈코리아 박성철 대표

이 데모는 빠른 이동 시 발생하는 안티 앨리어싱(AA)처리와 고스트 현상, 높은 초당 프레임 수 지원 등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아직 발전과 개선의 여지가 많은 데모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분명한 점은 소수의 개발규모로도 오픈월드를 만들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또, 실감 나는 게임은 물론 메타버스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을 평가해야 한다.

에픽게임즈코리아 박성철 대표는 “20여 년 전 영화 ‘매트릭스’는 대중에게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세상을 보여줬다. 에픽게임즈가 공개할 ‘매트릭스 어웨이큰스’ 데모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메타버스 시대에 회사가 추구하는 바를 보여준다”라며 “약 10년 뒤에는 이 데모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고를 전환한 전환점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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