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게임 업체 X.D. 글로벌(이하 XD글로벌)이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들에서 전자상거래법의 청약 철회와 관련해 다수의 조항을 위반하는 것은 물론, 의도적 지연으로 환불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도 조만간 불공정 약관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XD글로벌이 국내에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 ‘소녀전선’, ‘벽람항로’, ‘제5인격’, ‘라이프애프터’, ‘얼티밋 스쿨’, ‘테이스티 사가’, ‘에란트: 헌터의 각성’, ‘랑그릿사’ 등의 게임은 이용 약관에서 유료 콘텐츠의 청약 철회 가능 기간을 2일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에서는 최소 7일 이내에는 사용하지 않은 상품에 대해서는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기본적인 청약 철회 기간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

그런데 확인 결과, 이들 게임은 더 많은 부분에서 청약 철회를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XD글로벌이 서비스 중인 게임의 고객센터에서는 ▲최초 충전 상품 ▲다른 유저에게 선물한 상품 ▲월정액 상품 ▲충전 후 일부 사용한 캐시 ▲충전으로 인한 혜택 제공 상품 ▲패키지 상품 등 대부분의 상품의 환불이 불가하다고 고객들에게 통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XD글로벌이 서비스하는 게임의 약관 및 규정이라면, 이들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구매 후 48시간 이내에 환불을 요청하면 환불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XD글로벌의 게임은 48시간이라는 짧은 기한을 악용해 환불 처리를 늦춤으로서 환불을 회피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유저가 '랑그릿사 모바일' 공식 커뮤니티에 제기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유저는 위에서 언급된 환불 불가 사항에 전혀 해당되지 않아 11만원 가량의 상품에 대한 금액 환불을 요청했지만 운영자는 환불이 불가한 사례를 언급하는 앵무새 답변만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결국에는 "고객센터에서는 따로 처리할 방도가 없다"며 환불 불가능을 통보했다. 그 사이 48시간은 지나갔고, 이에 해당 유저는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앞에서 언급된 사례는 대부분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따른 불공정 약관이 맞다. 최근 1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불공정 약관 시정 사례가 있는 만큼 약관 심사 청구가 접수되면 빠른 시일 내에 검토에 들어갈 수 있다"며 시정 움직임을 보일 것을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6월 26일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게임사들의 일부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에 따르면 ▲상대방이 수령하지 않은 선물 아이템 ▲일부를 사용한 캐시 등에 대한 청약 철회가 가능하도록 약관을 시정하여 소비자의 권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외에도 공정위는 지난 2017년 모바일게임 표준약관을 제정해 ▲월정액 상품 ▲결제시 추가 혜택 상품 중 미이용 상품 ▲패키지 상품 등에 대한 환불 혹은 부분 환불이 가능하도록 명시했다. 그럼에도 XD글로벌의 게임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불공정 약관이 발견될 경우 자진 시정 여부를 타진한 뒤, 시정되지 않을 경우 시정 권고를 거치고, 그래도 불응할 경우 시정 명령을 한 뒤 그래도 시정이 되지 않을 경우 검찰 고발을 통해 과태료나 과징금, 혹은 영업정지의 조치를 취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부분에 대해 약관을 검토 중인 중국 업체의 게임은 아직 없다. 하지만 단계적으로 검토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먼저 자진 시정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의 자진 시정 요청을 XD글로벌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미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환불 관련 조정을 요청했지만, 조정위원회는 "XD글로벌은 조정참여권고서에 대한 응답이 없어 조정불능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 무응답에 따른 XD글로벌의 영업정지 가능성 여부도 주목된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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