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 업체들의 2020년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는데,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실적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분기 매출 100억원을 넘긴 업체가 늘었고, 적자를 탈출한 업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매출 100억원 이하의 업체들 중 절반 이상은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외에서 분기별 실적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게임 업체들의 2020년 1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 모든 면에서 넥슨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은 미스터블루와 조이시티인 것으로 나타났다.

▲ 2020년 1분기 게임 업체 실적 (단위:억원, 매출만 있는 업체는 게임부문 매출만 집계)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이른바 3N 중에서는 넥슨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 넥슨은 매출 9,045억원, 영업이익 4,540억원, 당기순이익 1,954억원을 기록했는데, 엔화 기준으로는 전년동기대비 상당히 감소했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매출 4.8% 감소, 영업이익 15.4% 감소, 당기순이익은 0.1% 증가했다.

당초 넥슨은 1분기 실적 예상치를 이보다 더 낮게 잡았다. 그 이유는 중국 지역의 매출 감소였다. 하지만 '메이플스토리','‘피파온라인4', '서든어택' 등 주요 게임과 'V4'를 비롯한 모바일게임의 매출 증가로 한국 지역에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넥슨의 기존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그리고 엔씨소프트는 매출 7,311억원, 영업이익 2,414억원, 당기순이익 1,954억원을 기록했는데, 모두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이는 '리니지2M'과 '리니지M'의 쌍끌이 효과였다.  

다음으로 넷마블은 매출 5,081억원, 영업이익 204억원, 당기순이익 575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매출과 순이익은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기존 라인업이 꾸준한 성과를 보여준 반면, 3월에 게임 출시가 모이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상장사는 아니지만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크래프톤은 이번에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매출 5,081억원, 영업이익 3,524억원, 당기순이익 2,9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배, 나머지는 3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아시아 지역 성과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인데, 그 덕에 매출은 넷마블의 자리를 위협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엔씨소프트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였다.

매출 1천억원대를 기록한 곳은 전년동기대비 크게 줄었다. 전년에는 4곳이었지만 이번에는 절반으로 줄어든 것. 

펄어비스는 매출 1,332억원, 영업이익 462억원, 당기순이익 4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2배 이상, 당기순이익은 3배 이상 늘어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NHN의 게임부문 매출은 1,04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2%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1천억대 매출은 유지했다. 

그에 비해 컴투스와 그라비티는 1천억원대 매출이 무너졌다. 컴투스는 매출 983억원, 영업이익 236억원, 당기순이익 294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8.7%, 21.9%, 3.6%가 감소했다. 국내는 성적이 좋았지만 해외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벌어진 상황이다.

그라비티는 매출 732억원, 영업이익 103억원, 당기순이익 92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45.2%, 56.4%, 53.5% 등 크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전년동기에 거둔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의 효과가 워낙 컸기 때문이고, 1분기 신작이 3월 말에 출시돼 실적에 반영이 안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 2020년 1분기 게임 업체 실적 (단위:억원, 매출만 있는 업체는 게임부문 매출만 집계)

그 외에 100억원대 이상의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전년동기에 9곳이었던 1천억원 이하, 100억원 이상 매출 업체는 이번에 15곳으로 늘어나며 실적 개선을 뽐냈다.

네오위즈는 매출 663억원, 영업이익 136억원, 당기순이익 12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7.2%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웹보드 게임을 중심으로 한 국내 매출 증가가 주 요인이다.

게임빌도 매출 349억원, 영업이익 62억원, 당기순이익 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을 21.6% 늘렸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는 지분법수익 덕을 본 것으로, 2분기에 신작 소식이 없는 만큼 다시 영업손실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위메이드는 매출 308억원, 영업이익 32억원, 당기순이익 7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증가하고 손실은 흑자로 바뀌었다. 특히 이익이 크게 늘었는데, 이는 중국에서 벌이고 있는 라이선스 사업의 성과와 저작권 소송 승리 덕분이다.

조이시티는 매출 293억원, 영업이익 50억원, 당기순이익 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900%가 늘어났으며 순손실은 이익으로 흑자 전환됐다. 이는 기존 게임의 해외 성과와 경영 효율화 등에 따른 것으로, 3월 말 출시된 신작 '블레스 모바일'의 성과가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좋은 실적을 거웠다.

선데이토즈는 매출 284억원, 영업이익 29억원, 당기순이익 7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41.3%, 52.6%, 172.4% 등 높은 성장세를 이뤄냈다. 해외 매출의 증가와 마케팅 비용 감소, 투자 수익 등이 겹치며 당기순이익은 5년만에 최고 성적을 냈다.

적자에 허덕이던 넷게임즈도 흑자로 돌아섰다. 넷게임즈는 매출 197억원, 영업이익 50억원, 당기순이익 4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688%가 늘었고 손실은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매출 상위권에 안착한 'V4'의 성과가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데브시스터즈도 적자의 늪에서 간만에 탈출했다. 매출 183억원, 영업이익 5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배 이상 늘어나며 상장이래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고 , 손실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했다. 기존작의 흥행에 신작 흥행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플레이위드의 실적도 급등했다. 매출 159억원, 영업이익 64억원, 당기순이익 9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45.5%가 늘어났고 손실은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이익 증가폭도 8~9배에 달한다. 이는 전적으로 '로한M'의 성과에 의한 것으로, 출시가 1년을 앞두고 있음에도 여전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엠게임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 102억원, 영업이익 25억원, 당기순이익 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가각 6.3%, 47.1%, 36.8%가 늘어났다. 이는 전적으로 해외에서 거두는 기존 라인업의 성과 때문이다.

그에 비해 웹젠과 베스파, 액토즈소프트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웹젠은 매출 343억원, 영업이익 95억원, 당기순이익 6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감소, 영업이익은 증가했는데, 신작이 없는 상태에서 기존 게임들의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단, 지난달 27일 출시한 '뮤 아크엔젤'이 구글플레이 매출 최상위권(3위)에 오르는 등 2분기 실적 개선을 위한 터닝 포인트를 확보했다.

그리고 베스파는 매출 165억원, 영업손실 50억원, 당기순손실 45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절반이나 감소했고 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기존작 및 신작의 매출보다 개발 및 투자에 들어간 비용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액토즈소프트는 매출 112억원, 영업이익 47억원, 당기순이익 4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절반 이하의 성과를 거두는데 그쳤다. 신작의 효과 없이 기존 게임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인데다가, 전년 1분기에 '미르의전설2' 소송 관련 로열티가 반영되었기에 낙폭이 더 커보인다.

▲ 2020년 1분기 게임 업체 실적 (단위:억원, 매출만 있는 업체는 게임부문 매출만 집계)

매출 100억원 이하 업체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처참한 상황이다. 조이맥스는 전년동기대비 36.6% 늘어난 매출 9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 3억원, 당기순손실 2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동기에 2~3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확연한 실적 개선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넥슨지티는 비록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2.6% 감소한 8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 16억원, 당기순이익 2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다. 

미스터블루도 자회사인 블루포션게임즈를 통해 서비스 중인 '에오스 레드'의 성과 덕에 전년동기대비 무려 3,650%가 늘어난 7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액션스퀘어는 매출 18억원, 영업이익 1억원, 당기순이익 2억원을 기록하며 기나긴 연속 적자의 기록을 부숴뜨리는데 성공했다.

그에 비해 한빛소프트는 매출은 96억원으로 전년대비 18.5%가 늘어났지만 영업손실은 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이익은 100% 감소한 4백만원에 그쳤다. 또 룽투코리아도 매출 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했고 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넵튠은 매출 51억원, 영업손실 19억원, 당기순손실 25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7.5%가 늘어났고 손실폭은 절반에서 1/4까지 줄였다. 그리고 '해전1942'를 서비스하는 네스엠은 매출 3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 감소했다.

드래곤플라이는 매출 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1% 늘어났지만 영업손실 8억원, 당기순손실 8억원의 수치는 전년동기와 동일해 적자가 지속됐고, 썸에이지는 매출이 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6.7%가 감소했지만 그나마 적자를 소폭 감소하는데는 성공했다.

그 외에도 와이제이엠게임즈는 매출 2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80%가 감소했고, '포트리스M'을 서비스하는 에이프로젠 H&G는 매출 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6.7%가 감소했다. 또한 와이디온라인에서 사명이 바뀐 아이톡시는 매출 4,300만원을 기록해 사실상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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