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이스포츠가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넘어서지 못했다. 열띤 추격전을 벌였지만 한 발자국이 모자랐다.

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라이엇게임즈가 개최한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8강 녹아웃 스테이지 2일 차 일정이 진행됐다. 젠지는 BLG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2대3으로 패배를 기록했다.

제공-라이엇게임즈

젠지와 BLG의 악연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됐다. 영국 런던에서 진행됐던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한 차례 패배를 기록했다. 이에 더 큰 무대에서 다시 만난 젠지가 복수전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젠지는 초반 두 세트를 내주며 흔들렸다. 날카로운 운영에 대처하지 못했다. 어려운 시간은 3세트 중반까지 이어졌다. 패색이 짙어진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젠지는 포기하지 않았다. 끈질긴 추격과 교전(한타)으로 판을 뒤집었다. 도란과 쵸비에게 한 투자가 빛을 발했다.

도란은 30분에 벌어진 바론 한타에서 적의 모든 스킬을 받아내고 살아남았다. 여기에 쵸비의 궁극기가 적진을 꿰뚫으며 승리를 견인했다. 이후 두 번의 바론 버프와 드래곤 영혼을 흡수한 젠지가 차근차근 상대 방어진을 밀어내며 첫 세트 승리를 기록했다.

4세트 승리도 젠지의 몫이었다. 라인 전투에서 본 손해를 딜라이트가 렐의 궁극기로 깔끔하게 지웠다. 마무리는 도란과 쵸비, 딜라이트의 몫이었다. 25분에는 럼블의 궁극기로 엘크를 밀어냈고, 이어진 교전 승리를 챙겼다. 

기세가 오른 젠지는 그대로 포탑 정리에 나섰다. BLG의 저력에 밀리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우직한 한타 한방으로 최종 저지선을 뚫어내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마지막 5세트. 젠지가 라인 운영과 압박으로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자신감이 오르자 플레이가 대담해졌다. 하지만 이 선택은 독이었다. 드래곤 사냥에 나선 상대를 싸먹는 전략이 실패로 돌아간 것. 배후 침투를 맡은 도란이 쓰러졌고, 쵸비까지 잡히며 눈덩이가 멈췄다. 

젠지는 다시 3라인 압박으로 운영 주도권을 가져오려 했다. 하지만 상대의 대응이 달랐다. 다섯 명이 똘똘 뭉쳐 진격해 탑 억제기를 먼저 챙겼다. 연달아 한타까지 승리하며 바론 버프까지 독점했다. 결국, 마지막 수비까지 실패로 돌아간 젠지는 2023 롤드컵 8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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