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이 상반기 신작으로 모바일 MMORPG ‘마스터탱커’를 출시했다. 수동조작이 강조된 던전, 길드 중심의 콘텐츠 등 온라인게임의 감성을 스마트폰으로 옮긴 게 특징인 게임이다. 경쟁작과 같은 단어로 설명되지만, 실제 플레이를 해보면 ‘온라인게임의 감성’이란 특징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마스터탱커’의 자동과 수동 콘텐츠는 경계가 분명하다. 대부분의 게임이 자동 혹은 반자동 모드를 혼용 지원하는 것과 다르다.

먼저 자동사냥 지원 콘텐츠는 퀘스트 진행이다. 반복 플레이가 필요한 부분은 자동으로 지원된다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메안 퀘스트, 학습 퀘스트, 길드 퀘스트 등이 여기 속한다.

▲5명 파티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된 협동 시스템. 매칭 시간을 줄이기 위한 요소들이 다수 탑재됐다

수동 조작 던전과 레이드, 대전(PvP) 등 협력-대립 콘텐츠에 적용됐다. 유저가 직접 난관을 헤치고, 강적을 처치하는 손맛은 온라인게임과 닮은 점이다. 플랫폼의 차이가 있을 뿐 유저가 느끼는 재미와 경험(UX)은 크게 다르지 않다.

수동 전투로 진행되는 던전 플레이는 확실히 재미있다. 적의 공격을 피하고, 효율적으로 스킬을 써 초당 대미지(DPS) 측정기 게이지를 올리는 공략의 재미가 쏠쏠하다. 대부분 자동전투로 쓰윽 지나가는 게임과 확실히 다르다.

▲대부분의 패턴은 쉽게 눈치챌 수 있지만, 특정 보스는 공략을 미리 확인하는 게 도움이 된다

던전 난이도는 MMORPG를 즐겨본 유저라면 크게 어렵지 않다. 바닥을 피하고, 공격을 반격하고, 피하는 행동에 숙달된 유저라면 싱거울 수 있다. 하지만 30레벨을 찍고 나면 특수한 공격을 시도하는 보스가 조금씩 늘어난다. 이런 보스들은 던전 메뉴의 설명을 읽거나, 파티원과 소통해 공략법을 찾아야 한다. 아니면 과거 모든 유저가 그랬던 것처럼, 맞으면서 답을 찾을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35레벨 던전 ‘비밀의 정원’의 3호 보스 ‘킹쉬룸’을 들 수 있다.

던전은 일반과 정예 난이도로 나뉜다. 각각 보상 아이템의 등급과 부위가 달라지는 구성이다. 따라서 원하는 장비가 있다면, 해당 던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반복작업이 강요된다. 일반과 정예 난이도는 공략방식이 약간 다르고, 난이도도 오른다. 체감상 난이도가 급격하게 오르지는 않았다.

▲퀘스트와 던전의 연결을 강화하는 스토리텔링이 메인 퀘스트의 주요 내용이다

덕분에 정예 던전 도전에 대한 스트레스나 피로도는 높지 않다. 아이템을 입수하기 쉬울뿐더러,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재화로 상점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대신 던전 보상은 하루에 2번만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획득 시간이 늘어질 수도 있다.

던전 보상 제한은 개인적으로 불편했다. 던전은 아이템 획득처이자 경험치의 보고다. 중요 퀘스트가 끊긴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물질적인 보상이 없어, 던전에 반복 도전할수록 피곤해졌다. 경험치라는 보상이 있지만, 만족스럽진 않다. 만일 보상 제한이 끝나면, 상점 재화를 절반만 제공하는 식으로 디자인했다면 피곤함도 줄고, 반복 플레이의 재미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메인 퀘스트가 막히면 던전과 명성 퀘스트로 레벨을 올려야 한다. 필드 무한사냥은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다른 특징으로는 길드 활동이 성장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경험치와 보상을 얻는 콘텐츠가 길드 단위 입장을 요구한다. 파티 매칭 시간을 줄이고, 유저의 활발한 소통을 이끌어 내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시간과 장소에 구분 없이 즐기는 모바일게임에서 MMORPG의 협력 콘텐츠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실제로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면 던전 매칭에 2~4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입장 인원이 배로 늘어나는 레이드는 매칭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저를 한 단위로 묶고, 길드 보상과 콘텐츠를 늘림으로써 참여를 유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풍부한 길드 콘텐츠. 유저간 소통과 원활합 협동 콘텐츠를 위한 뼈대다

길드 활동과 같은 유저간 소통은 MMORPG의 꽃이다. 단, 솔로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에게는 부담이다. 특히 ‘마스터탱커’는 길드 중심으로 균형이 맞춰져 솔로 플레이가 더욱 힘들다. 일반 MMORPG에서 시간을 투자하거나, 거래로 극복하는 것과 다르다. 솔로 플레이를 선호하는 필자에게는 꽤 큰 불만사항이다(1인 길드를 만들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육성 시스템을 살펴보자. ‘마스터탱커’의 육성은 캐릭터 레벨, 펫, 스킬, 특성으로 세분화됐다. 레벨은 던전 입장과 같은 콘텐츠 입장 제한에 주로 사용된다. 펫은 전투력(공격력과 방어력 총합)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또, 특성에 따라 전투에 유용한 버프를 제공하는 콘텐츠다.

스킬과 특성은 전투에 개성을 부여하는 장치다. 스킬은 캐릭터 클래스마다 정해져 있으며, 은화로 레벨을 높인다. 특성은 각 스킬의 부가효과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레벨마다 스킬 포인트 1점을 획득하며, 이를 원하는 특성에 부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에 적용된 스킬트리와 같다.

덕분에 ‘마스터탱커’는 클래스와 선택한 특성에 따라 다양한 역할(롤)을 담당할 수 있다. 단, 온라인게임과 달리 목적에 따라 선택할 특성이 정해졌다. 약간의 자유로움은 있지만 효율이 떨어진다. 따라서 자유도가 통제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으며, 사람에 따라서는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제련은 기존 아이템의 옵션을 옮기는 시스템이다. 같은 아이템을 계속해서 강화할 수 있고, 새로운 아이템에 선호하는 옵션을 옮길 수도 있다

제련 시스템은 흥미롭다. ‘마스터탱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 방어구는 무작위로 힘과 체력, 민첩 등 옵션이 결정된다. 제련은 이 옵션을 다른 장비로 옮기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던전 플레이에서 얻은 장비로, 가장 좋은 장비를 계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중복 획득한 보상이 버려지지 않는 것은 효율을 중시하는 게이머에게 안정감을 준다.

▲물고기도 부지런히 낚아야 길드 시련 퀘스트를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이밖에 낚시와 보물 상자, 주문서로 진행하는 다양한 미니게임은 자칫 심심해질 수 있는 플레이에 활기를 넣는다. 여기서 얻어진 보상도 육성에 크게 기여해 활용도도 높다. 아직 오픈 초기라 부가 콘텐츠의 종류가 적지만, 앞으로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특징을 종합하면 ‘마스터탱커’는 혼자보다는 여럿이 즐기는 모바일 MMORPG라 할 수 있다.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며, 육성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대신 많은 사람과 함께 도전하길 즐기는 유저라면 기대 이상의 재미를 얻을 콘텐츠가 풍부하다. 잠들기 전, 혹은 여유로운 휴일의 오후에 친구, 가족, 파트너와 함께할 모바일게임을 찾는 유저에게 ‘마스터탱커’를 추천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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