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전면 개정안을 발표했다. 새로 추가된 조항 중에는 외국 업체의 국내 대리인 선임 규정도 있다. 한국에 사업장이 없는 외국 업체가 한국에 게임을 출시하면서 각종 불법행위를 하거나 시장질서를 흐리는 행위를 하는 것을 제재하기 위한 조항이다. 전문가들은 “한국법을 근거로 외국 업체를 처벌하는 것은 쉽지 않다. 조항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문화부는 18일 넥슨 아레나에서 토론회를 열고 게임법 전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새로 추가된 내용 중에는 외국 업체의 국내 대리인 선임 조항이 있다. 이 조항은 국내에 주소 또는 사업장이 없는 게임사업자는 게임이용자 보호에 관한 사항을 대리하는 자(국내 대리인)를 서면으로 지정해야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모든 외국 업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게임 이용자 수와 매출액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업체에 적용된다.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조항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건국대학교 서종희 교수는 “한국법을 외국 업체에 적용할 수 있는지도 문제이지만, 적용한다 하더라도 외국 업체를 한국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라며 “지금처럼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조항 하나만 가지고는 실효성을 확보하기 힘들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건국대학교 서종희 교수

이정운 변호사도 비슷한 지적을 했다. 그는 “일단 한국법이 외국 업체에 적용된다는 전제가 필요한데, 이것부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리고 외국 업체가 국내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문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조항을 개정안에 도입한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토론회에 참가한 여러 전문가들은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런 규정을 게임법에 도입한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라며 “이런 조항을 추가한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규정과 제도를 꾸준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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