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게임법 전부개정,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소중한 기회…향후 과제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지난 18일 '게임산업 재도약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고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문화부는 지난 2019년부터 전문가들과 함께 비공개 회의를 거쳐 게임법 전부개정을 준비해왔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이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 것.

전부개정안에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조항과 외국 업체의 국내 대리인 선임 조항 등 새로운 조항이 추가됐다. ‘중독’, ‘도박’, ‘사행성 게임’ 같은 용어는 삭제됐고, 법률 이름은 ‘게임산업법’으로 변경됐다.

또한, 이번 전부개정은 게임법이 처음 제정되고 14년 만에 이루어진다.(2008년에 게임법 전부개정이 추진됐었지만 실패했다.) 이에 게임법 전부개정의 의미는 무엇인지, 앞으로 중요한 과제들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 게임법 전부개정,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소중한 기회

법률 일부개정과 전부개정은 큰 차이가 있다. 전부개정은 문자 그대로 법률 내용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전체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이다. 게임으로 치면, 일부개정이 특정 버그를 고치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이라면, 전부개정은 게임 시스템 전체를 뜯어고치거나 개편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법률 조항의 체계가 변경되기도 하고, 법률에 사용되는 전문 용어를 변경하기도 한다. 기존 법률 조항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도 같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게임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변화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게임산업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법률도 이에 맞게, 최소한 너무 늦지 않게 변화해야 탈이 나지 않는다. 지난 14년 동안 전부개정이 최소한 한 번 정도는 이루어졌어야 마땅했다.

문제는 전부개정은 힘들고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시대에 맞게 법률 전체를 검토하고 뜯어고쳐야 하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전부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싫은 소리도 많이 듣게 된다.

그렇다 보니 국회의원도 일부개정안은 많이 발의하지만 전부개정안을 발의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나마 게임산업에 관심이 있던 몇몇 국회의원들도 일부개정안은 발의했었지만,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했던 국회의원은 없었다.

그래서 법률 전부개정안은 해당 산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가 추진하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지금 추진되는 게임법 전부개정안도 그렇다. 이렇게 전부개정안을 추진하려면, 일단 부처의 장관이 해당 산업을 잘 이해해야 하고, 해당 산업을 잘 되게 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배경지식과 의지가 있어야, 어렵고 오래 걸리는 전부개정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박양우 장관하에서 문화부가 추진하는 게임법 전부개정은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정말 소중한 기회다. 문화부 박양우 장관은 지난 2009년에 제4기 게임산업협회장으로 추대됐을 정도로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알려졌다. 그리고 그의 상관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9년에 한국과 스웨덴의 수교 60주년 기념행사의 일부분으로 준비된 e스포츠 경기를 관람했고, 게임산업과 e스포츠에 대한 덕담을 전하기도 했다.

문화부 박양우 장관


이렇게 게임산업에 대해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는 정부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장관으로 있을 때, 게임법 전부개정을 적절하게 마무리 짓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견의 차이는 분명 있겠지만, 게임산업에 산적해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어필하고 해결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전부개정이 추진될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본다.

 

■ 확률형 아이템 규제, 외국 업체 제재 규정의 실효성 확보 등 앞으로의 과제들

전부개정안에는 새로운 내용도 추가됐다. 대표적인 것은 확률형 아이템 조항과 외국 업체의 국내 대리인 선임 조항이다. 둘 다 최근 게임산업에서 불거진 이슈를 반영한 조항으로 보인다.

일단, 문화부는 전부개정안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을 어떤 식으로든 게임법에서 다루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였다. 문제는 그 내용이다. 다른 게임 이슈와 달리,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정부가 규제하기를 바라는 주제다. 즉, 이 이슈를 다루겠다는 것은 업체보다는 유저의 목소리에 부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부개정작업을 추진하면서 유저들이 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지, 유저들이 원하는 규제 내용이나 방식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들을 필요가 있다. 관련해서 공개 토론회나 공청회를 열든, 비공개로 흔히 말하는 ‘헤비과금러’(부분 유료 게임에 큰돈을 사용하는 유저들)들을 초청해서 이야기를 나누든, 유저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왕 이 주제를 다룰 것이면 당사자들인 유저들을 만나서 ‘제대로’ 다뤄보자는 것이다.

외국 업체의 국내 대리인 선임 조항은, 최근 외국 업체들이 한국 모바일 마켓에 게임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다양한 편법과 꼼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 업체와 관련된 문제는 한국에 사업장을 두지 않고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 모바일 게임을 등록하는 것이 가능하다 보니 불거진 문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조항이 현실에서 실효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외국 업체가 아예 국내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더라도,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기도 하다.

사실, 외국 업체 규제 문제는 당장은 뾰족한 방안이 떠오르지 않는 어려운 문제다. 그래도 긍정적인 것은 문화부와 전문가들이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준비하면서 최근 게임산업에서 불거진 이슈가 무엇인지는 제대로 파악을 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전부개정안을 준비하면서 더 붙일 수 있다. 물론, 이 작업도 현장의 의견을 제대로 듣고 반영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긴 하다.

업체든 유저든, 이번에 공개된 초안에 대해 아쉬운 것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문화부의 전부개정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기도 하다. 국회 본회의에서 법률이 통과되기까지는 먼 길이 남아있다. 초안을 공개했으니 게임업체, 유저 등 게임산업의 당사자들이 문화부에 의견을 낼 수 있고, 제안을 할 수도 있다. 게임법 전부개정은 게임산업 입장에서도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문화부는 제대로 준비하고, 업체들과 유저들도 치열하게 건의해서 게임산업이 조금이라도 더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게임법이 만들어지고 통과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창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