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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가능성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게임,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

최근 몇 년새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는 서브컬쳐 게임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보통은 수집형 RPG 장르에 몰려있는 상황이었다. 그에 비해 직접 컨트롤을 하면서 호쾌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게임들과 달리 미호요의 ‘붕괴3rd’는 미소녀 게임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도전하는 게임이 이제 해외로 나가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바로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이다.

 

■ 암울한 세계관과 그래픽을 담은 액션 RPG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중국명 戰雙帕彌什)은 광저우 쿠로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모바일 풀 3D 액션 게임이다. 중국 내에는 작년 말 처음 공개됐고, 최근 대만 지역에 출시되며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 게임의 이름을 한국어로 바꾸면 ‘책벌 : 회색 큰까마귀’다. 

이 게임의 세계관을 보면, 인간의 과학 탐구가 계속되면서 인간의 몸에 칩을 이식하는 등 금기해야 할 분야에 손을 댔고, 그로 인해 갑자기 책벌(Punishing)이라는 이름의 재난이 찾아오게 된다. 그 중심에는 ‘파미시’라는 이름의 바이러스가 있고, 이것에 감염된 기계와 사람들은 폭주했다.

이것 때문에 크게 번영했던 인류 문명은 순식간에 지구상에서 대부분 소멸했고, 남은 생존자들은 어쩔 수 없이 지구를 떠나 깊은 우주로 망명한다. 이 상황에서 유저는 집행자의 역할을 맡아 인류 문명의 마지막 희망인 개조 인간인 구조체들을 이끌고 지구로 돌아가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

이 게임은 카툰 렌더링 기반으로 구성된 그래픽을 갖췄다. 그리고 이것으로 보여주는 액션은 아주 화려하면서도 깔끔하다. 이펙트는 과도하지 않고, 게임 이름처럼 전체적인 분위기가 매우 어둡다. 메인 화면부터 인게임 스테이지의 필드까지 밝은 느낌을 주는 부분이 거의 없다.

유저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즉 구조체를 움직여 전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메인 구조체 1명과 서브 구조체 2명을 선택해 전투에 임할 수 있으며, 전투 중에는 서브 구조체의 아이콘을 선택해 교대할 수 있다. 

구조체는 진공형(공격형), 장갑형(방어형), 보조형 등 3가지의 타입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자의 타입에 맞는 무기, 그리고 능력치를 더해주는 아티팩트 개념의 ‘의식’을 추가할 수 있다. 이 의식은 6개까지 장착할 수 있는데 의식마다 번호가 정해져있는 만큼 장착 위치는 정해져있다.

이 게임의 액션 방식은 방향 이동, 공격과 회피, 필살기 아이콘을 활용하는 여타 액션 RPG와 동일하다. 자동 조작은 전혀 없는 100% 수동 조작이다. 회피는 게이지가 있고 일정량을 소모하는 개념이다. 꽉 찬 상태에서 4번의 연속 회피를 하면 회피를 할 수 없다. 그만큼 정확한 타이밍에 회피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까지만 보면 특별함이 없어보이는데 이 게임만의 독특한 전투 시스템이 있으니, 바로 스킬 볼 시스템이다. 전투를 하다보면 스킬 볼이 하나씩 쌓이게 되는데, 이것을 터치하면 스킬이 나가는 식이다. 

스킬은 적색, 청색, 황색 등 3가지의 색으로 구분되어 있고, 쌓인 스킬 볼이 같은 스킬로 연결되어 있으면 더 많은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연결 활용은 최대 3개까지 사용할 수 있고, 스킬 볼은 쌓이는 최대 개수가 정해져있다.

그래서 전투를 진행하면서 각각의 스킬을 연속으로 사용할지, 스킬 볼을 모아 더 큰 타격을 줄 것인지를 정하는 전략적 요소도 즐길 수 있다. 왜냐면 스킬 볼의 자체에 연계기가 있기 때문이다. 특정 스킬 볼을 3개를 쓴 뒤 다른 특정 스킬 볼 1개를 쓰면 연계기가 발생하는 식이다.

그리고 피격 직전에 회피에 성공하면 적의 움직임을 한정시키는 공간이 발동해, 적이 느려지고 뒤로 밀려나지 않게 해 더 많은 타격을 줄 수 있다. 또한 대기 중인 서브 구조체의 색과 같은 스킬 볼을 3개 모아 사용할 경우 퀵타임 이벤트(QTE)가 발동한다. 이때 그 서브 구조체의 아이콘을 누르면 필드에 난입해 도움을 준다.

이런 요소들은 자동 컨트롤에서는 느낄 수 있는 수동 컨트롤의 묘미로서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또한 이러한 전투 방식은 유저로 하여금 다른 게임에 비해 상당히 빠른 전투 속도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부분에도 단순하게 보유 캐릭터만으로 전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를 이용한 슈팅 게임처럼 진행하거나, 투명 상태가 되어 잠입 방식으로 진행하거나, NPC가 되어 다른 캐릭터 혹은 적의 입장에서 플레이를 하는 다양함도 갖췄다.

스토리가 진행되며 전투 전 대화를 할 때는 2D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다른 게임들은 보통 라이브2D 기술을 사용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 게임은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2D 일러스트의 3D 그래픽 이식 퀄리티는 상당한 편이어서 괴리감은 없다.

게임 콘텐츠의 경우 메인 스토리 이외에도 현상금 임무나 이벤트 맵, 요일 던전, 길드 던전, 재화 던전 등을 즐길 수 있고, 메인 외의 콘텐츠는 메인 스태미너를 소모하지 않는 만큼 이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또한 숙소 콘텐츠로 자신만의 방을 꾸밀 수 있고 구조체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볼 수도 있다.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뽑기이며, 이를 통해 더 좋은 등급의 구조체를 뽑아야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다만 게임에 등장하는 구조체들은 뽑을 때 각각 등급이 정해져있는데, 모두 조각을 모아 최고 등급까지 진화시킬 수 있고, 모두 장점을 갖고 있는 만큼 버릴 캐릭터는 없다고 보면 된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음성은 일본어와 중국어로 제공되며, 일본어의 경우 ‘페이트/스테이나이트’에서 세이버 역을 맡은 카와스미 아야코, ‘진격의 거인’에서 미카사 역을 맡은 이시카와 유이, ‘일곱개의 대죄’의 킹 역을 맡았던 후쿠야마 준, ‘요괴워치’의 주인공 케이타 역을 맡았던 토마츠 하루카, ‘테니스의 왕자’의 쿠라노스케 역을 맡은 호소야 요시마사 등 유명 성우들을 적극 기용해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준다.


■ 경쟁작과 너무 비슷한 건 문제…성장 노가다도 과도해

그런데, 게임의 플레이 화면과 위의 글을 쭉 읽다 보면 어떤 하나의 게임이 떠오를 것이다. 바로 미호요의 ‘붕괴3rd’다. 게임의 플레이 화면부터 게임에 등장하는 숙소나 캐릭터마다 갖고 있는 요소가 동일한 부분 등은 ‘붕괴3rd’를 그대로 가져왔다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유사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보여지는 게임의 암울하고 세기말적인 분위기와 세계관은 콘솔용으로 나온 요코 타로 디렉터의 ‘니어 오토마타’와 비슷하며, 깔끔한 인터페이스마저 다른 미소녀 게임인 ‘소녀전선’과 상당한 유사점을 보인다. 

화려한 특수효과를 사용하지만 좀 더 차분한 느낌의 컬러를 주로 사용하는 만큼, 좋게 말하면 깔끔하게 보이며, 안 좋게 말하면 다른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의 즐거움이 떨어진다. 그런 면에서 게임의 전반적인 색감과 일부 전투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이 게임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등장하는 캐릭터도 20개가 조금 넘는 숫자에 불과하고, 다른 게임에 비해 캐릭터의 분위기가 암울한 것도 캐릭터에 정을 붙이기가 아쉬운 부분도 있다. 부족한 캐릭터의 수를 메꾸기 위해 다양한 복장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로 인한 변화가 적기에 영향은 미미하다.

무엇보다, 캐릭터 성장에 대한 반복 파밍의 피로가 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른 게임 대비 과금 자체가 과도하지 않은 부분은 칭찬받고 있지만, 캐릭터의 등급을 올리기 위한 과정에서 드는 공이 상당히 크다는 것.

이런 단점이 있지만,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은 그동안 나온 미소녀 액션 RPG 중에서는 상당히 높은 조작 난이도가 있고, 그만큼 컨트롤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뻔하지 않으면서 다른 세계관과 그래픽을 가진 게임이 취향인 유저라면 이 게임을 즐겨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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