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전성시대다. 해외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애플 시리가 스마트폰 안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아마존 알렉사와  마이크로소프트(MS) 코타나는 개별 플랫폼을 벗어나 손을 잡았다. 국내에서는 SKT '누구'와 KT 기가지니가 이통사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네이버 클로바와 카카오 프렌즈가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주요한 인공지능만 해도 이렇게 많고 개별 AI스피커를 포함한 제품은 더욱 많이 나와있다. 각자 자기 인공지능이 좋다고 자랑하는 가운데 문맥을 알아듣는 기능이나 개별 검색 기능에서 우위를 뽐내기도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선택의 여지가 많은 즐거운 시기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막상 이런 인공지능의 기저에 있는 핵심기술을 보자. 인공지능의 수준을 판별하는 핵심 원리 면에서 보면 별로 차별성이 없다.

모든 제품이 우리에게도 익숙한 알파고의 원리인 머신러닝과 딥러닝에 기반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다. 사용자가 묻는 말에는 잘 대답하지만 먼저 말을 건네는 일은 없는 수동적 인공지능이며 인격을 흉내내는 어떤 기능도 없다. 많은 경쟁업체와 제품종류가 무색한 순간이다.

예외는 있다. 얼마전 일본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제품인 '게이트박스'는 홀로그램 캐릭터를 통해 능동적으로 대사를 건네고 인격을 흉내낸다. 덕분에 큰 회사도 아니고 고가 제품임에도 해당 제품은 큰 인기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경쟁이 좋은 이유는 차별성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조그만 회사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낸다. 큰 회사는 자본력을 기반으로 거대한 장치와 긴 시간이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팔리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이런 노력을 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정당한 경쟁을 찬양하며 경쟁환경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인공지능(AI)시장은 이런 경쟁의 효과가 아직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 눈에 보이는 AI스피커 제품이나 스마트폰용 음성비서는 다양하게 나오지만 그 서비스 형태가 천편일률적이다. 원인은 후발주자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선두업체의 형태를 고스란히 답습하기 때문이다.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그 자체를 다양하게 연구하고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 누가 봐도 비슷한 동작 밖에 하지 않는 그만그만한 음성비서를 내놓고 "우리 것을 써주세요"라고 말해봐야 큰 반응을 얻지 못한다. 누가 봐도 확연히 다른 매력이 있는 인공지능이 나와서 시장에 다시 혁신을 일으키길 바란다.

김태만 기자  ktman21c@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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