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게임심의단체가 게임물 내용정보를 표시하는 새로운 문구를 추가했다. 이 문구는 유저가 게임 내에서 실제 현금으로 확률형 아이템 등의 각종 유료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게임에 적용된다. 이는 유럽과 미국에서 확률형 아이템 관련해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던 것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미국 게임심의단체 ESRB과 유럽 게임심의단체 PEGI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내용을 밝혔다. 새로 도입되는 문구는 ‘In-Game Purchases(Includes Random Items)’이며 4월부터 적용된다. 한국어로 표현하면 ‘게임 내 결제 가능(확률형 아이템 포함)’ 정도가 된다. 이 문구는 게임 이용등급과 게임물 내용정보(선정성, 폭력성, 약물 등)가 표시되는 위치에 노출된다. 

이 문구는 유저가 게임 내에서 확률형 아이템 등의 유료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경우에 적용된다. ESRB와 PEGI는 이 개념을 구체적으로 ‘유저가 게임 내에서 유료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고, 그 유료 아이템을 통해 얻는 결과물을 사전에 알 수 없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결과물을 사전에 알 수 없는 경우’의 구체적인 예시로는 확률형 아이템, 아이템 팩, 카드 팩, 보물상자, 미스터리 보상 등을 들었다.

사실, ESRB와 PEGI는 약 2년 전에 ‘In-Game Purchases’(게임 내 결제 가능)라는 문구를 추가했었다. 이 문구는 앞으로 확률형 아이템이 없는 게임에 적용된다. 이번에 '확률형 아이템'을 추가한 문구를 새로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ESRB는 “관련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아이들이 즐기는 게임 내에 결제 기능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게임 내 결제 가능’이라는 문구를 추가했었다. 그런데 이 문구를 추가한 이후에 ‘확률형 아이템이 포함됐는지를 식별하기 위한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이번 조치는 그런 요청에 대한 응답이다. 앞으로 소비자가 게임을 구매하거나 다운로드받을 때 더 많은 정보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두 단체가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난 2년 동안 미국과 유럽에서 확률형 아이템이 논란이 된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부터 유럽의 각국이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논의를 벌였고, 영국 의회는 게임 산업 관계자들을 소환해서 이 문제에 대해 질의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연방거래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 관련 공청회를 열었고,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안이 상원에서 발의되기도 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자 미국 게임심의단체인 ESRB도 게임에 확률형 아이템이 포함됐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게임물 내용정보 표시를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ESRB는 “앞으로도 게임 산업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지켜보고, 학부모와 소비자가 게임을 구매할 때 적절한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