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김휘강 교수는 11일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게임 내 악성행위분석 및 사설서버 탐지” 세션을 통해 게임 유저들에게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게임회사의 대응 방안에 대해 공유했다.

게임 내에는 다양한 악성 행위가 있다. 게임 봇과 작업장, 소위 골드파밍그룹이라 불리는 집단은 모바일 및 PC 기반 게임에 모두 존재하고 자동 플레이로 아이템을 파밍해 금전적 이익과 과도한 콘텐츠 소모, 정상 이용자 이탈 등의 영향을 미치며 게임 안에서 가장 큰 위협 요소로 자리잡았다.

많은 게임들은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이용해 탐지하는 것는 것이 보편적 추세인데, 이를 게임봇 유저의 밴 업무에 적용할 땐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 봇으로 탐지된 유저들이 이의를 제기할 때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 또 머신러닝 모델을 속이는 형태로 장기적 행위 변화를 시도하면 탐지 모델의 신뢰성이 떨어진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솔루션이 바로 XAI, 설명 가능한 AI 혹은 인터프리터블 머신러닝이라는 개념이 제시됐다. 그 예 중 하나가 그래드 캠이라는 기법인데, 이미지 분류에서 관심 영역을 히트맵 형태로 보여주는 방법이다. 그래서 그 유저의 행위가 게임봇으로 왜 분류됐는지에 대한 이의 제기에 제출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봇 분류에서 중요하게 채택되는 요소로는 일별 플레이 시간, 일별 획득 아이템량과 경험치량 등이며, 이를 계산해 사람인지 봇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랜덤 포레스트 기법과 MLP 기법으로 여러 부분을 튜닝한 결과 헤비 유저를 봇으로 오탐하는 일을 줄일 수 있었고 96.02%의 정확도를 달성했다.

하지만, 딥 러닝이 비용이 많이 드는 방식인데, XAI 레이어까지 갖춰 분석 인프라를 구축하면 비용 부담이 크다. 그래서 장르가 단순하거나 회사 내에 모니터링 인력이 있다면 XAI까지는 적용할 필요는 없다. 참고로 XAI는 게임봇 외에도 부정 결제 탐지에도 같이 사용해 상호 보완시킬 수 있다.

가까운 사람이나 주변에서 봇을 쓰면 정액 결제한 돈을 뽑고도 남는다며 권유를 할 수 있는데, 권유자가 인플루언서나 동일 게임 내 친구가 많은 사람이라면 봇의 확산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물론 선한 행위도 전파될 수 있지만 악한 행위의 전파 속도는 몇 배나 빠른 만큼, 실제로 봇의 사용은 강한 전파력을 갖고 확산되는 상황이다. 

모 게임이 서비스를 오픈하고 60일간 유저의 행위를 관찰했을 때 특별히 제재를 하지 않으면, 약 40일 정도가 지나면 약 2만명의 유저 중 900여명 정도가 게임봇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초기 게임봇을 쓴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확산되는 비율은 10.91% 정도였다. 즉, 초기부터 봇 유저를 강하게 제재해야 조기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특히 가까이에서 악성 행위를 목격하게 되면 확산력은 더 높았다. 함께 파티 플레이를 한 유저 중 봇 유저가 있을 경우 확산력은 95%에 달하고, 같은 길드의 지인이 봇을 쓰면 27%의 확률로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활동량이 많은 봇 유저는 더욱 제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악한 행위 전파는 봇만이 아니라 욕설이나 사이버 불링 등에도 적용된다. 플레이가 서툰 유저에게 심한 비난과 욕설을 하는 행위는 전파성이 무척 강하다. 

즉, 단기에 집중을 많이 하는 FPS나 AOS 장르의 게임은 악성 행위가 발견되면 반드시 탐지 및 제재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유저들이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사설 서버도 회사 입장에서는 큰 골칫거리다. 제재 근거는 충분히 마련됐지만 정확한 규모도 잘 모르고 차단도 일부에 불과해 심각성이 나날이 높아진다. 특히 해외에 서버가 있다면 어려움은 더 크다. 국내 3대 게임 기업의 사설 서버 피해 규모는 약 2조 4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단속할 땐 IP 어드레스와 도메인 정보, 호스팅 업체 정보, 도메인 개설일자 등을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화면을 찍어 법적 대응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는 증거 수집을 해야 한다.

특히 단속을 당하면 끊임없이 도메인을 개설하고 폐쇄하고 이름을 바구며 운영 위치를 바꾸므로 동일한 웹페이지 콘텐츠를 가지고 이동하는 운영자들을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한다. 모바일 앱도 마찬가지다.

최근 온라인 게임 유저들은 유목민처럼 되어가고 있다. 일정 기간 후에는 언젠가 떠날 것이기에 이 지역에 모든 자원을 소진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 게다가 모바일로 플랫폼이 옮겨가면서 게임의 소사이어티는 약해지고, 게임 시스템도 단기적 이익 극대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면서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규범은 신경쓰지 않은 채 봇을 써서라도 나만 성장하면 되고 사설 서버에 접속해서라도 성취감을 단기적으로 맛보려 하는 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문제들의 해결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선한 행위의 전파 모델을 이용하면 어떨지 생각했다. 유저 중 다양한 사람들과 파티를 맺고 적극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넓혀간 유저는 이탈을 하지 않았고, 좁은 관계를 유지한 유저들은 이탈했다. 

기술적 방법이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솔루션이지만, 지금이야말로 유저들이 장기적으로 게임 소사이어티의 규범을 올바르게 형성하고 지켜갈 수 있도록 동료나 친구, 커뮤니티 활동에 다시 방점을 두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는 말로 발표는 마무리됐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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