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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아토믹 하트’, 차라리 TPS 였다면

신작 ‘아토믹 하트’가 글로벌 유저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문드피시(Mundfish)가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개발한 대작(AAA급) 1인칭 슈팅게임(FPS)이자 액션RPG다. 지난 21일, 스팀과 엑스박스 게임패스로 출시돼 대작에 목마른 유저들의 갈증을 달래고 있다.

이 게임이 주목받은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뛰어난 그래픽과 최적화, 그리고 흥미로운 세계관이다. 대작 게임에 필요한 요소들이 수준급으로 구현됐다. 개발사 문드피시가 처음으로 내놓은 게임이지만, 기본적인 골격만큼은 탄탄하다는 게 글로벌 유저의 평가다. 
 

■ 뛰어난 그래픽, 놀라운 최적화

‘아토믹 하트’는 시각적인 즐거움이 뛰어난 게임이다. 가까운 과거의 모습과 고도로 발전한 과학의 모습을 현실성 있는 아트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넓은 지역을 보여주는 장면부터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채워 넣었다.

세계관을 보여주는 초반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건축물들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거대한 건축물부터 작은 아이템 디자인까지 시대적 배경에 맞춘 상상력이 제대로 묘사됐다.

최적화 수준도 높다. 그래픽 옵션을 최고로 설정해도 권장사양 수준의 PC라면 안정적인 프레임(FPS)을 유지한다. 그래픽 옵션을 일부 타협하면 고주사율 디스플레이에 맞는 프레임을 유지할 수 있다. 신생 개발사가 첫 게임에서 보여주기 힘든 최적화 수준이다. 이는 최근 출시된 대작 게임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최적화로 악평을 받은 것과 대비된다.
 

■ 슈팅보다는 액션에 초점을 맞춘 전투 플레이

게임 초반부는 세계관과 액션 플레이를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평화로운 마을의 모습과 단순 노동을 대신해주는 로봇에 대한 설명이 길게 이어진다.  주인공은 조력자 역할인 인공지능(AI) 장갑을 통해 현재 상황과 생활에 대한 간접적인 정보들을 얻게 된다. 이후 예측하지 못한 사건들이 발생하고, 거대한 음모가 시작된다. 이 부분이 꽤 길게 이어지고, 일부 상호작용 마크가 표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본격적인 게임에 돌입하면 아이템 제작과 액션 튜토리얼이 짧게 진행된다. 전투와 액션은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특이한 점은 근거리 전투 비중이 꽤 높다는 점이다. 슈팅게임보다는 던전크롤 혹은 액션게임에 가깝다.

초반에 얻는 도끼 아이템은 물론, 강한 공격을 피하는 회피 컨트롤 등을 확실하게 익혀야 한다. 적 다수를 한꺼번에 상대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후 아이템 설계도를 얻고, 스킬을 배우면서 선택지가 넓어진다. 이때에도 회피와 액션 컨트롤의 비중은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 FPS보다는 TPS에 가까운 레벨 디자인

게임의 흐름은 크게 전투, 퍼즐, 스토리 전개 등으로 나뉜다. 먼저, 전투에서는 다양한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갑을 강화해 얻은 능력으로 적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자주 사용해야 한다. ‘바이오쇼크’ 이후 정립된 초능력 기반 전투 시스템과 닮은 부분이다. 장르적 특성만큼이나 전투의 느낌도 비슷하다.

장갑이 갖춘 능력은 퍼즐을 푸는 데도 활용된다. 동력이 끊긴 장치에 전기충격(쇼크)으로 전원을 공급하면 문이 열리는 식이다. 이밖에 AI 장갑으로 자물쇠를 여는 락픽 형태의 퍼즐, 동력원 혹은 열쇠를 찾아 잠금장치를 여는 퍼즐 등이 계속 제공된다. 

액션성 높은 전투와 반복되는 퍼즐은 1인칭 슈팅게임보다는 3인칭(TPS) 어드벤처에 더 가까운 경험(UX)이었다. 굳이 1인칭 시점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 좁은 시야각과 홍수처럼 밀려오는 정보량

게임을 하다 보면 얻게 되는 정보가 대단히 많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시대적 배경부터, 과학 기술의 진보를 이끈 물체 폴리머, 로봇과 인간의 관계까지 양도 많고 폭도 넓다. 여기에 AI 장갑 찰스가 진행에 대한 힌트를 끊임없이 던지고, 주인공이 독백하는 부분도 많아 자막에서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다.

일반적은 어드벤처 게임이라면 세계관을 음미할 시간이 충분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토믹 하트’는 빠른 템포로 사건들이 진행되기에 넘쳐나는 정보를 분류하고 처리할 시간이 부족하다. 계속해서 전투가 벌어지고, 크고 작은 사건들이 벌어지는 가운데, 홍수처럼 정보가 밀려드니 이야기를 이해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이런 구성을 선택한 이유를 자세히는 알 수 없다. 대략 추정해 본다면 새로운 펑크 스타일을 정립하고 싶은 개발자의 기획 의도가 반영된 부분으로 보인다. 증기기관을 내세우는 스팀펑크, 내연기관을 강조한 디젤펑크가 하나의 장르로 확립됐다. ‘아토믹 하트’는 원자력과 냉전시대를 엮어 아토믹펑크(가칭)라는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 멀미를 심하면 FOV 패치를 기다리자

대화나 음성으로 얻는 정보와 달리 시각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시야각(FOV)이 80정도 수준으로 좁게 설정됐기 때문이다. 좁은 시야에서 오는 압박감, 볼 수 없는 곳에서 등장하는 적 등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 예상된다. 

단, 이런 구성은 득보다 실이 많은 듯하다. 좁은 시야각에서 파생되는 3D 멀미를 호소하는 유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 역시 십여 년 만에 겪는 멀미 증상으로 플레이를 중단해야 했다. 글로벌 유저 역시 극단적으로 좁은 시야각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개발사 문드피시는 이런 의견을 수렴해 시야각 옵션을 가까운 시일 내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 수작에 가까운 완성도, 호불호는 확실해

‘아토믹 하트’는 그래픽과 완성도, 구성, 흥미로운 세계관 등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 단조로운 전투를 극복하기 위해 초능력에 가까운 스킬과 근접 전투, 회피 비중을 높이는 시도 등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다양한 무기와 업그레이드로 단순해지기 쉬운 전투를 입체적으로 만든 것도 좋았다. 완성도만 따지면 수작 수준은 된다고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이 게임이 보편적으로 재미있는 게임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울 듯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계관을 알려주는 방식이 대화와 자막에 집중돼 있고 양도 많다. 어렵게 창조한 세계관을 남김없이 보고 가라는 압박이 느껴질 때가 있다. 여기에 제한된 시야각, 치명적인 버그 등 피로도를 높이는 부분들이 꽤 많다. 이야기 전개도 억지스러운 부분이 꽤 있고, 단순 퍼즐 비중이 높아 몰입에 방해된다. 

따라서 어떤 방식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아토믹 하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3인칭 시점으로 바꾸기만 해도 호불호가 갈리는 많은 부분이 개선될 거라고 본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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