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이제 보편적인 놀이도구이자 훌륭한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일상적인 경험의 확장은 여러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지루한 반복 작업에 게임과 비슷한 재미를 녹이는 게임화(게이미피케이션)이 대표적이다. 게임의 재미로 인지 행동장애를 치료하는 시도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게임 콘텐츠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토크쇼가 14일, 서울 강남구 오렌지플래닛에서 진행됐다. 한국게임미디어협회(KGMA)가 주최하고 주관한 강연회는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이 ‘미래사회 역량: 게임적 요소를 이해하는 사회’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 이사장은 “게임문화재단 업무를 시작했을 때 왜라는 물음이 따라붙었다. 인지심리학자가 게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궁금해하는 질문이었다”라며 “심리학적으로 게임은 피드백 사이언스라는 개념과 일치한다. 동물과 사람을 구분하는 중요한 지표인 개념이다”라고 강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김 이사장은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게임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고전 슈팅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보며 상호작용이 가능한 게임을 접했다. 일방적인 정보의 제공수단은 텔레비전(TV)을 넘어, 내가 조작하는 데로 움직이는 게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게임의 행위 자체의 재미는 물론, 뇌가 즐거움을 느끼는 행위인 보상 행위를 즐기는 콘텐츠였기 때문이다.

<사진>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이 한국게임미디어협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게임적 요소를 이해하는 사회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뇌는 먹는 행위, 사랑하는 사람과 스킨쉽하는 행위 말고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플레이에 대한 보상(피드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게임은 멋지다, 잘했다 등 평가가 아닌 피드백을 주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구분했다.

이어 인간은 피드백을 받는 많은 활동에 집중한다고 예를 들었다. 올림픽 경기를 보는 것이나 다이어트 애플리케이션(앱)을 쓰는 것들이다. 한국이 게임을 보편적으로 잘하는 건 피드백에 집중하는 주체적인 성향 때문이란 점도 예를 들었다. 김 이사장은 “택시를 잡을 때 길거리에서 손을 드는 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도 다양한 앱을 사용한다. 이는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피드백을 받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일상에 녹아든 게임적 경험은 식당과 병원에서 만날 수 있다. 요리가 시작되는 과정을 알려주고, 치료 과정과 통증을 느끼는 지점을 알려주는 안내 등이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피드백과 닮았다. 

그는 “단순한 노동에도 글로벌 랭킹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게임이 제공하는 평가 없는 피드백은 사람마다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이런 느낌이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동기가 된다”라고 말했다. 

이런 부분은 사회에 반영해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김 이사장의 분석이다. 우리 사회를 게임적으로 설계하자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임의 피드백이 반영되면 소통과 행동의 동기 부여가 더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게임적인 요소가 있는 사회는 우연한 요소를 다시 검토하게 한다”라며 “예상을 긍정적으로 어긋난 행위에 대해서 다시 검증함으로써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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